
 1,2,3 배미꾸미조각공원의 작품들. 4. ‘슬픈연가’ 세트장. 5. ‘풀하우스’ 세트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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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문밖 나들이가 빈번해지는 계절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생동하는 생명력을 만나는 때다. 그러나 교통이 문제다.
특히 주말이면 같은 생각으로 집을 나서는 발길이 몰리면서 즐거워야 할 나들이가 짜증으로 바뀌기 십상이다. 이럴 때는 영종도 일대가 제격이다. 언제 찾아도 체증은 없다.
인천국제공항과 서울을 연결하는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머리는 맑아지고, 가슴까지 시원하다. 영종도 일대 많은 섬 가운데 북쪽으로 올망졸망 누워 있는 ‘섬 속의 섬’ 신도·시도·모도는 당일 일정의 드라이브 코스로 인기가 높다.
세 섬은 연도교로 이어져 한꺼번에 다녀올 수 있다. 세 섬을 찾으려면 먼저 신도로 가야 한다. 삼목선착장에서 차량을 싣고 신도를 경유해 장봉도를 왕복하는 여객선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선착장과 신도의 거리는 1㎞ 남짓. 10분이면 닿는다. 여객선이 움직이면 갈매기떼가 동행한다. 관광객들이 던져주는 과자를 받아먹기 위해서다. 하늘로 던져지는 과자를 받아먹기 위한 갈매기들의 묘기 비행이 감탄스러울 정도다.
먹을거리가 없다고 판단한 갈매기떼가 멀어질 무렵 배는 신도에 닿는다. 하지만 이 섬은 달리 볼거리가 없다. 시도로 직행하는 것이 좋다. 선착장을 벗어나 좌회전, 길을 따라 달리다 다리를 건너면 시도다. 섬 북쪽에 드라마 ‘풀하우스’ 세트장이 세워진 수기해수욕장이 있다.
건물은 비와 송혜교가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가며 사용했던 소품들을 그대로 전시, 일반에 공개되고 있다. 드라마 ‘슬픈연가’에서 별장으로 사용하던 건물도 멀지 않다. 다만 입장료가 각각 5000원으로 아까운 생각이 들 만큼 비싸다. 오히려 두 촬영장을 이어주는 약 700m의 산책로를 따라 걸으며 주변 경치를 감상하는 편이 낫다.
시도를 지나면 모도에 이른다. 다리를 건너 왼쪽으로 작은 언덕을 넘으면 별천지가 펼쳐진다. 배미꾸미조각공원이다. 작은 모래사장을 품고 있는데 생긴 모양이 배 밑바닥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조각가 이일호씨가 2004년 오픈한 조각공원에는 100여 점의 작품이 백사장을 메우고 있다.
찬찬히 돌아보면 문학·영화·나르시즘적 몽상이 깃든 작가의 예술세계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카페에서는 음료나 식사도 가능하다. 개인 시설인 까닭에 입장료(1000원)와 주차료(3000원)를 받는다. 배는 삼목선착장에서 오전 7시 10분부터 매시 10분, 신도에서는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매시 30분 출발한다. 요금은 삼목이 아닌 신도선착장에서 지불한다. 1인당 3600원(자동차 2만원·이상 왕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