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생보사에 다니는 김병만(가명·50) 부장은 유일한 취미가 독서다. 내성적인 데다 운동도 별로 좋아하지 않아 틈만 나면 책을 읽는다. 그런 그가 최근 몇 달간 단 한 권의 책도 읽지 못했다. 간혹 책장을 넘기다가도 어느새 시선이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허탈한 한숨만 내쉰다.
삶이 재미없다.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죽어버리는 게 낫다는 생각마저 들곤 한다. 김 부장의 아내는 남편의 갑작스러운 변화에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어느 날 밤 축 처진 어깨로 퇴근하는 남편에게 술상을 차려주며 회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차분하게 물어봤다. 힘없이 고개만 떨구던 남편의 대답은 특별한 이유 없이 무기력하고, 우울한 기분이 든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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