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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lector] 세한도 되찾아온 추사 매니어 

한국의 컬렉터① 서예가 손재형…석 달 열흘 방문에 일본 소장가 감동, 대가 없이 내줘 

이광표 동아일보 기자
한국에서는 많은 컬렉터가 신분 노출을 꺼린다. 컬렉션을 돈 많은 사람의 특이한 자산관리나 별난 취미로 여기는 편견이 있어서다. 모두가 의식 있는 컬렉터라고 할 수는 없지만 싸잡아 삐딱하게 보는 것은 옳지 않다. 예술작품을 지키고 가치를 높인 위대한 컬렉터도 많다. 국내 문화예술계를 살찌우고 빛낸 한국의 컬렉터를 연재한다. <편집자>
유배객 추사 김정희(1786∼1856)는 1840년 9월 말 제주 화북진에 도착했다. 거기서 서귀포 대정까지 80리를 더 들어갔다. 추사는 그곳의 초가 한 칸을 빌렸다.



이듬해 절친한 벗 김유근이, 그 다음해엔 부인 예안 이씨가 세상을 떠났다. 세상의 인심은 멀어졌고 외로움이 뼛속 깊이 파고들었다. 그런데 중국을 드나들며 책을 구해 보내주는 제자가 있었다. 역관 우선(藕船) 이상적. 1844년 추사는 제자 이상적의 변함없는 마음을 기리고 싶었다. 그래서 붓을 들었다. ‘세한도(歲寒圖)’였다. ‘차가운 시절의 그림’이라는 뜻이다. 간결한 갈필(渴筆), 강인한 묵선. 그림 오른쪽 소나무 두 그루 중 왼쪽 나무는 곧고 청청하다. 이 나무가 추사의 집을 버텨준다. 추사의 집을 받쳐주는 나무라니, 그건 분명 제자 이상적일 것이다. 추사는 세한도 옆에 이렇게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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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7호 (2011.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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