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淸論濁論] - 재벌 빵집 철수한들… 

 

심상복 중앙일보 경제연구소장
요즘 길을 가다 빵집에 들르곤 한다. 국내 최대 체인점인 파리바케뜨도 가봤고, 동네의 작은 빵집도 들어가 봤다. 들른 김에 빵맛도 보고 커피도 마신다. 진짜 목적은 다른 데 있다. 주인들에게 ‘삼성의 빵집 철수’에 관한 의견을 들어보고 싶어서였다. 그동안 다수 언론의 논조로 봐서는 여기저기서 환호가 터져나와야 할 일이다. 하지만 현장 반응은 영 시큰둥하다. 생업에 바빠 뉴스 자체를 모르는 이도 있고,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래서 뭐 어쨌다는 거냐”는 반응이다. 철수를 하든 말든 자신들의 돈벌이와는 별 상관 없다는 것이다. 골목의 재래식 빵집들은 삼성보다 파리바케트가 더 무섭다고 했다. 파리바케뜨 가맹점 주인은 “이 돈 저 돈 끌어다 어렵사리 내 가게 하나를 냈다”고 말했다.



짐작했지만 막상 그들의 말을 직접 듣고 보니 허탈했다. 삼성 계열사인 호텔신라의 빵집 사업(아티제)은 소위 재벌의 골목상권 침해의 대표적 사례로 지목받아왔다. 그런 문제가 ‘해결’됐는데도 당사자들의 반응이 고작 이 정도니 말이다. 그렇다면 여러 사람이 헛다리를 짚은 것일까. 아티제가 골목상권 침범과는 거리가 먼데도 이른바 마녀사냥의 제물이 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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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8호 (2012.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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