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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agement] 김환영의 아포리즘 경영학 (21) 협상
협상의 기술은 곧 삶의 지혜 

협상술만 알아도 사는 게 수월…협상의 최대 목표는 서로 주고 받는 것 

김환영

“사는 게 죄다”라는 말이 있지만 “사는 게 협상이다”는 말도 성립한다. 인질 협상, 임금 협상, 통상 협상, 핵 협상, 대선 후보 단일화 협상 등 무게 있어 보이는 협상도 있지만 협상은 일상 생활 속에도 깊숙이 들어와 있다. 애들 밥 먹이는 것, 게임 그만하고 공부하게 만드는 데 필요한 것도 협상이다. 미국 영화배우 메릴 스트립은 이렇게 말했다. “가정을 꾸려나가는 데는 로드맵이 없다. 항상 힘겨운 협상이 필요하다(There’s no road map on how to raise a family: it’s always an enormous negotiation).”

높은 연봉을 받고 고속 승진을 하는 것도 일만 열심히 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협상도 필요하다. “비즈니스에서는 여러분의 값어치만큼 얻는 게 아니라 여러분이 협상한 만큼 얻는다(In business, you don’t get what you deserve, you get what you negotiate).” 협상 전문가 체스터 L 캐러스가 한 말이다. 알고 보면 수 십 가지에 달하는 협상 전략도 일상 속에서 구사된다. “싫으면 말고”라고 하는 것도 협상적 표현이다. ‘가져가든지 말든지(take it or leave it)’ 전략에 해당한다. “너 죽고 나 죽자”라는 식으로 덤비는 것도 ‘확실한 공멸(mutually assured destruction, MAD)’ 협상술과 연관성이 있다.

시작이 반이다. 준비가 시작이다. 협상의 출발점도 준비다. 협상 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상대편에 대해서 항상 알아보라. 모르는 대상과는 절대 협상하지 말라(Always get to know the other party. Never negotiate with a stranger).” 스피킹·협상 전문가 소머스 화이트가 한 말이다.

협상 ABC는 알아야

모든 협상 대상은 ‘협상을 좋아하는 인간’이거나 ‘협상을 싫어하는 인간’, 둘 중 하나다. 네 가지로 나눈다면 사람은 ‘협상을 아주 좋아하는’, ‘협상을 좋아하는’, ‘협상을 싫어하는’, ‘협상을 아주 싫어하는’ 유형으로 나뉜다.

사실 모든 사람이 ‘협상형 인간’이지만, 협상 대상이 ‘극단적인 협상형 인간’인 경우, 온갖 꼼수를 다 부릴지 모른다. 자기가 아는 모든 협상 기법을 하나 하나 다 써먹으려 할지 모른다. 힘으로 누르려고 할지 모른다. “상냥한 말만으로는 부족하다. 상냥한 말에 총·칼이 덧붙여 졌을 때 훨씬 더 멀리 갈 수 있다(You can get much farther with a kind word and a gun than you can with a kind word alone).” 미국의 조폭 우두머리 알 카포네(1899~1947)가 한 말이다. 짐짓 화난 척할지도 모른다. “분노는 효과적인 협상 도구가 될 수 있다. 분노가 나를 화나게 하는 상대방에 대한 반응이 아니라 계산된 행동일 때에만 그렇다(Anger can be an effective negotiating tool, but only as a calculated act, never as a reaction).” 미국 작가 기업인 마크 매코맥(1930~2003)이 한 말이다.

협상은 사실 피곤하다. 눈빛만 봐도 뜻이 통하고 알아서 착착 움직이는 조직·공동체가 좋다. 그러나 살다 보면 ‘극단적 협상형 인간’을 만나게 되기 마련이다. 사람들 중에 극소수가 도둑이지만 그 극소수 도둑 때문에 방범(防犯)이 필요하다. 뭐든지 협상하겠다는, 그것도 극단적 방법도 동원하겠다는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누구나 협상에 대해 알아야 한다.

최소한 세 가지를 알아내야 한다. 비즈니스 심리학자 하비 로빈스는 “상대편이 생각하는 이익이 무엇인지 알아 내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아라(Place a higher priority on discovering what a win looks like for the other person)”고 주문한다. 상대편의 ‘협상에 대한 최선의 대안’ 즉 ‘배트나(best alternative to negotiating an agreement, BATNA’에 대해서도 알아내야 한다. 협상 안하고도 될만한 뭔가 있을지 모른다. 대안이 없으면 배짱은 허세다.

협상의 목표는 서로 주고 받는 것이다. 최대한 조금 주고, 최대한 많이 받는 것이다. 전문용어로 표현하면 ‘조파(ZOPA)’를 파악해야 한다. 리 톰프슨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다음과 같이 ZOPA를 정의한다. “ZOPA 즉 ‘합의가능영역’은 사는 사람이 지불할 의사가 있는 최고치와 파는 사람이 수용할 의사가 있는 최저치 사이의 겹치는 부분을 표현한다(The zone of possible agreement, or ZOPA, represents the overlap between the most the buyer is willing to pay and the least the seller is willing to accept).”

협상 전문가의 자질은 어떤 게 있을까. 우선 ‘협상으로 이상을 추구할 수 있다’는 협상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 “이상으로 시작해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합의로 마무리하라(Start out with an ideal and end up with a deal).” 독일 기업인 카를 알브레히트가 한 말이다. 아무리 자그마한 정보라도 놓치지 않는 예민한 탐정·심리학자의 분석력도 필요하다. “협상가는 모든 것을 관찰해야 한다. 협상가는 셜록 홈스이자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돼야 한다(A negotiator should observe everything. You must be part Sherlock Holmes, part Sigmund Freud).” 미국 기업인 빅터 키엄(1926~2001)이 한 말이다.

함부로 ‘예’ ‘아니오’ 하지 말아야

쉽지는 않으나 협상가는 신중하면서도 과감해야 한다. 1세기 로마 철학자 세네카가 말했듯 “소심한 요청은 거절을 부른다(Who makes a timid request invites denial).” 언행의 신중함도 필요하다. 미국 기업인 작가 로이스 와이즈(1926 ~2007)는 이렇게 말했다. “비즈니스에서 오가는 말 중에 가장 위험한 말은 ‘아니오’다. 두 번째로 위험한 말은 ‘예’다. 둘 다 피하는 게 가능하다(The single and most dangerous word to be spoken in business is no. The second most dangerous word is yes. It is possible to avoid saying either).” 프랑스 작가 조제프 주베르(1754~1824)는 “풀 수 있는 매듭을 자르지 말라(Never cut what you can untie)”고 했다. 섣부른 ‘아니오’로 협상을 물 건너가게 만들지 말아야 한다.

사는 것은 두렵다. 협상의 두려움만 극복해도 사는 게 한결 만만해진다. 미국 대통령 존 F 케네디(1917~1963)는 1961년 1월 20일 취임식에서 “절대 두려움 속에서 협상하지 말고, 협상하는 것을 절대 두려워하지 맙시다(Let us never negotiate out of fear, but let us never fear to negotiate)”라고 역설했다.

일차적으로는 ‘협상하다’는 뜻인 ‘negotiate’에는 ‘장애물이나 험난한 길을 극복할 길을 발견하다’는 뜻도 있다. 뭔가를 극복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협상의 지혜와 삶의 지혜는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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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9호 (2012.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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