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효율을 제대로 높이려면 

 

노익상 한국리서치 대표



우리의 상품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중국의 분기 경제성장률이 연 10% 수준에서 7%로 떨어졌다. 미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은 약 2.0%, 유럽은 아예 0%의 성장이 예견되고 있다. 우리의 성장률도 이제 3%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도 이미 저성장 시기에 들어왔다. 저성장이란 기업에서 수년 동안 일을 해도 급여가 오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국가, 기업, 개인 모두 ‘부자의 꿈’을 접고, 오늘의 가난함을 수용하고 내일도 이렇게 가난하게 살라는 것이다. 내 물건을 살 사람이 늘지 않으면 기업은 성장하지 못하며, 아무리 어려운 경제 여건이라 하더라도 수년 동안 매출과 이윤이 감소하는 기업은 경쟁에서 도태된다.

무엇으로 기업을 유지하고 고용을 조금이라도 증대시키는가? 그것은 이윤이다. 매출과 시장점유율이 증대되어도 이윤이 감소하면 기업은 부채 속에서 문을 닫을 것이다. 이것은 그냥 분명한 사실이다. 따지고 말고 할 것이 없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윤을 증대시키는가? 저성장 시대에선 효율성에 주목해야 한다.

효율성에는 세 가지가 있다. 우선 매출은 간신히 유지하면서 사람과 원자재값을 줄여서 비용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이것도 기업이 생존하는 하나의 방식이지만, 이러한 물리적 감소는 대단히 소극적인 기업 운영이다. 그러한 기업은 성장의 동력을 잃고, 경쟁에서 뒤져 3년 이내에 사라질 확률이 높다. 또 다른 방법은 매출을 증대시키는 것인데, 이것은 저성장 시대에서 쉽지 않은 일이다. 이루기 어려운 일인데 단순히 “하면 된다”고 투자하고 비용을 늘려서 매출을 증대시키는 경영 목표를 세우면 좋은 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효율성의 마지막 방법이 ‘생산적 효율성 증대’다. 생산적 효율성 증대를 위하여는 세 가지가 필수다. ‘새로운 시도에서 시행착오의 사전 방지’와 ‘기존 시스템의 보이지 않는 낭비를 줄이는 것’, 그리고 사원 모두가 효율성은 산‘ 출과 비용에서 나오는 것’임을 절실하게 인식하고 하루 하루 작은 행동에서 산출과 비용을 생각하고 행동하는 기업 문화이다.

기업 경영에서는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다. 어느 기업이든 눈에 보이는 낭비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시행착오의 손실 비용 합계가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신제품의 개발, 원재료의 선택과 구입, 광고비, 새로운 판촉비…. 신제품 개발 등과 같은 사업 단위의 시행착오 손실 비용도 있지만, 그보다 더 큰 낭비는 사원 한 명 한 명이 범하는 작은 시행착오의 합계 비용일 것이다.

이러한 작은 시행착오를 사전에 방지하는 방법은 사원 모두가 산출과 비용을 비교하는 습관을 갖도록 기업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 이것은 경영자의 의무이다. 선후배 간의 진지한 토의를 유도하고 관련 부서 간의 사전 논의를 필수화하고 외부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도록 하며, 작은 일이라도 효율성 측정과 반성을 독려하고 그것을 전산 시스템으로 향상시키는 경영자의 역할이 필요하다. 독선과 불통은 언제나 시행착오를 낳는다.

상하간에 권위와 복종의 문화가 있고, 부서간의 의사소통이 어렵고, 경영자에게 쉬쉬하는 분위기에서는 효율성이 증대될 수 없다. 우리도 이제 저성장 시대의 복판에 들어 섰다. 무작정 성장을 외치기보다 ‘생산적 효율성’의 기업 문화를 만들어야 할 때인 것 같다.

1159호 (2012.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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