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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신제품 개발 기간 4분의 1로 

세계 3D 프린터 시장은 

미국 회사가 시장 75% 차지 … 대학·연구소·동호회가 만든 프린터도 등장



“3D 프린터는 한국에서 미래의 일이지만, 해외에서는 현재진행형이다”. 이병극 캐리마 대표의 말이다. 한국의 3D 프린터 시장은 걸음마 단계다. 3D 프린터 생산은 물론, 3D 프린터를 활용한 산업 분야 모두 그렇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3D 프린터 기술을 융합해 다양한 산업에 활용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포드·3M·지멘스·나이키 등 익숙한 브랜드들이 이미 제품 개발 단계에서 3D 프린터를 사용한다. 나이키는 새로 개발한 미식 축구화의 바닥면을 3D 프린팅 방식으로 제조해 신제품 개발 기간을 2년에서 6개월로 단축시켰다.

美 스트라타시스 절대 강자로 떠올라

3D 프린터 시장은 미국이 주도한다. 3D 프린터를 가장 많이 생산하고 소비한다. 3D 프린터 기술을 가진 상위 8개 기업 중 5개 기업이 미국 기업이다. 미국의 스트라타시스와 3D시스템즈가 3D 프린터 제조 시장점유율 1·2위를 다툰다. 두 기업의 점유율을 합하면 75%를 웃돈다.

기술에 대한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업계 1위는 압출기를 통해 플라스틱을 녹인 후 이를 층층이 쌓아 올리는 압출 적층 조형 방식의 3D 프린터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스트라타시스다. 이 회사는 지난해 시장 점유율 15%를 차지한 이스라엘 기업 오브젯을 인수했고, 올해는 메이커봇까지 인수하며 시장의 절대 강자로 떠올랐다.

메이커봇은 데스크톱 용 3D 프린터 시장을 주도하는 회사다. 리플리케이터라는 가정용 프린터를 개발해 1749달러의 가격에 판매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스트라타시스는 오브젯과 메이커봇을 인수해 개인용 소형 프린터부터 산업용 대형 프린터 시장까지 장악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

3D시스템즈는 1984년 세계 최초로 3D 프린터를 발명한 찰스 훌이 설립한 회사다. 최근 2년 동안 25개의 크고 작은 회사를 인수하며 시장 1위 원조 3D 프린터 제조사의 명예회복에 나섰다. 6월에는 프랑스 업체 피닉스시스템을 인수했고, 8월 20일에는 영국 최대 3D 프린터 기업 CRDM의 인수를 공식 발표했다. 영국과 프랑스를 대표하는 기업을 인수하면서 유럽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3D시스템즈는 큐브라는 프린터를 개발해 1299달러에 출시, 3D 프린터의 대중화에 큰 역할을 했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은 3D 프린터 산업에 관심이 많다. “3D 프린터가 전 세계 제조업 지형도를 바꿀 수 있다”고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많아서다. 제조업 중심 국가인 중국으로서는 3D 프린터 관련 이슈에 빠르게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베이징에 ‘3D 프린터 기술 산업 연맹’을 설립했다. 3D 프린터 기술의 산업화와 시장화를 추진하고 국제 교류를 늘리기 위해서다.

3D 프린터 기술을 바탕으로 한 전자산업 핵심 기술 연구·항공기술·고정밀부품 제조 연구개발 등에 70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프린터 제조사 중에는 칭화대학의 베이징 타이얼이 두각을 나타낸다. 2011년 3000대의 3D 프린터를 세계 시장에 판매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600만 달러 수준의 3D 프린터 제조 시장 규모가 2016년 16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자동차·전자제품 제조업과 캐릭터 산업이 발달한 일본 역시 3D 프린터 시장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3D 프린터 제조업보다는 관련 부가 산업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일본의 야노경제연구소는 2015년 일본 3D 프린터 관련 시장 규모가 897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3D 프린터 개발 단체도 잇따라 등장했다. 영국 바스 대학 기계공학과 교수 아드리안 보이어를 필두로 만든 렙랩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3D 프린터의 대중화를 위해 제품을 개발했다. 이들이 개발한 프린터는 무한 자기 복제가 가능하다는 게 흥미롭다. 렙랩의 프린터로 프린터에 필요한 부품을 복제할 수 있는 것이다. 자체에 부품에 문제가 생기면 부품을 프린팅해 사용하기도 하고 새 프린터를 만들 수도 있다.

3D 프린터에 관심이 큰 디자이너와 학생들이 모여 만든 팹앳홈도 주목 받는 단체다. 코넬대학 컴퓨터시스템설계연구소에서 출발해 2007년에는 과학대중지 ‘포퓰러 메카닉스’가 부여하는 혁신상을 수상했다. 미국 MIT 대학에서 출발한 팹랩과 네덜란드의 디자이너·IT전문가·기계공학자 3명이 모여 창업한 얼티메이킹의 제품도 매니어 사이에서 인기를 누린다.




1203호 (2013.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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