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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f | 골프 라운드의 민망한 샷 6 - 어려운 회사 상사 앞인데 헛스윙 

생크·토핑 등으로도 망신살 … 컨시드 거리 퍼트도 쉽지 않아 

남화영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aseokim@joongang.co.kr



골프 라운드의 민망한 샷 6

가을은 골퍼에게 최고의 시즌이다. 하지만 어려운 상대와 처음 갖는 라운드에서 잔뜩 힘이 들어간 나머지 민망한 샷을 할 때가 종종 있다.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지만 아직 많은 홀이 남았으니 이럴 어찌할까. 프로 선수나 아마추어나 당황할 수밖에 없는 6가지 상황을 살펴보고 해법을 제시했다.

미국 미시건주 디트로이트 인근 오클랜드힐스에서 열린 1985년 US오픈의 마지막 날이었다. 4타차로 단독 선두를 달리던 타이완의 진지충은 파4인 5번홀 그린 옆 러프에서 네 번째 샷을 했는데 ‘타닥’ 이중으로 치고 말았다. 그래서 1벌타를 더하고, 칩샷에 이어 투 퍼팅을 하면서 이른바 ‘양파(8타)’를 스코어카드에 적어 공동 선두가 됐다. 결국 그 샷으로 망연자실해진 진은 앤디 노스에게 1타차로 우승을 헌납했다. 그의 이름은 영문으로 T.C.첸이었지만 그 뒤로는 ‘이중칩(Two Chips) 첸’이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진지충은 잡을 뻔한 US오픈을 놓친 첫 번째 아시아 선수라기보다는 민망하게도 투 터치한 선수라는 것 때문에 골프사에 더 회자된다.

아마추어 골퍼들도 곧잘 그런 실수를 한다. 그건 실수축에도 끼지 못한다. 누가 보지 않는 한, 혹은 설사 그걸 본다 하더라도 한 타 로 치는 것이 통례(?) 아니던가. 골프다이제스트에서는 독자들에게 ‘골프에서 가장 민망한 샷이 무엇이냐’고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골퍼들의 답변 중에 가장 많은 건 ‘헛스윙’으로 53.7%가 나왔다. 두 번째는 ‘생크’로 22.9%였다. 그 뒤로는 토핑 8.2%, 그린 사이드벙커 블레이드 샷 6.8%, 더블 히트(투터치) 5.7%, 그리고 아주 가까운 거리의 퍼트 미스 2.7% 순이었다.

물론 이건 보통 스코어의 아마추어들이 종종 겪는 라운드의 경험에서 나온 것이다. 엄격하게 따진다면 50㎝ 미만 퍼트 실수야말로 얼마나 민망한 상황인가. 하지만 그런 경우에는 다들 ‘오케이(컨 시드)’를 준 것이라며 얼버무리고 만다. 아니면 이미 오케이 받았는 데 그냥 한 번 연습했던 것처럼 볼을 대충 주워 들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야, 브레이크가 거기에 있었네.’

하지만 어찌 보면 허허 웃어버리고 안 쳤던 척, 혹은 방금 전에 일어나지 않았던 척 어물쩍 넘어가는 골프 라운드 중의 6가지 민망한 실수를 다시는 하지 말아야 한다. 민망한 샷이 나올 만한 상황을 숙지한 다음 그 구멍을 꽉 막아놔야 한다. 미국의 50대 교습 가이자 요즘 PGA투어에서 잘 나가는 제이슨 더프너, 루크 도널드, 키건 브래들리 등을 가르치는 척 쿡(Chuck Cook)의 레슨을 함께 소개한다.



민망한 샷 01 - 헛스윙

<완벽한 스윙의 추구>의 저자 앨러스테어 코크랜은 헛스윙에 대해 ‘너무나 당연한 샷을 어떤 땐 터무니없이 시도하는 경우’라 정의하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백스윙을 할 때 지나갔던 것과는 너무 다른 위치에서 클럽 헤드를 휘둘러 임팩트 구간을 지나는 바람에 볼이 중심에서 벗어난 곳에 맞는 정도가 아니라 페이스에 아예 맞지 않기 때문에 일어난다. 스윙중에 몸을 들기 때문에 클럽이 허공을 가른다.

척 쿡의 레슨: 너무 긴장하거나 성급한 나머지 몸과 팔, 그리고 클럽의 측정이 잘못됐다. 발을 모으고 티에 꽂은 볼을 쳐보는 연습을 해보자. 티의 높이는 다시 풀을 잘라낼 때까지 점진적으로 낮춘다.



민망한 샷 02 - 생크

조니 밀러는 1972년 페블비치에서 열린 빙크로스비대회에서 선두를 달리다 16번 홀에서 생크를 낸 후 플레이오프에서 잭 니클러스에게 무릎을 꿇었다. 골프 황제 니클러스도 그런 적이 있다. 1964년에 디펜딩 챔피언으로 마스터즈에 출전했는데 12번 홀의 티샷이 생크가 나면서 아놀드 파머와 플레이를 하던 오거스타내셔널의 공동 설립자인 보비 존스의 머리 위로 날아갔다. 렉스 콜드웰이란 선수는 PGA투어 데뷔 무대에서 세 번 연속 칩샷 생크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그중에 최고는 1997년에 트룬 바로 아래쪽에 있는 프레스트윅에서 열린 브리티시오픈 예선전에서 생긴 에피소드다. 그곳 1번 홀은 오른쪽으로 철길이 나란히 지나간다. 한 선수의 어프로치샷이 생크가 나서 볼이 지나던 기차의 빈 차량 안으로 쏙 들어갔다. 다들 멍하니 있던 차에 생크를 낸 장본인이 회심의 한 마디를 던졌다. “내가 친 볼은 아직도 움직이고 있어.”

척 쿡의 레슨: 생크를 없애려면 우선 생크를 일으키는 원인을 이해 해야 한다. 흔히 클럽 페이스가 열리고 손이 볼보다 앞에 있어서라 고 여겨진다. 이 때문에 클럽 페이스와 호젤(클럽과 샤프트를 연결한 부위) 사이에 볼이 맞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생크는 닫힌 클럽 페이스 때문에 일어난다. 내려올 때 볼을 향해 클럽을 내던지며 일찍 릴리즈 되는 바람에 클럽 페이스 가 닫히고 호젤과 지면 사이에 끼인 볼이 오른쪽으로 날아가게 된다. 사람들은 클럽 페이스를 열었다고 생각해서 그걸 닫으려 애를 쓰니, 문제를 더 악화시킬 뿐이다. 클럽 페이스를 닫으려고 하면 할수록 생크가 나올 가능성은 더 커진다. 대부분의 생크는 클럽을 닫은 상태로 호젤이 돌아가면서 볼에 닿을 때 일어난다. 그러므로 페이드를 염두에 두고 플레이를 하자. 페이스를 열면 호젤이 볼에서 멀어진다.



민망한 샷 03 - 토핑

티샷을 한 볼이 윔블던 테니스에서나 본 것 같은 톱스핀 포어핸드처럼 날아간다. 토핑은 클럽 페이스의 아래쪽 끝이 볼의 위쪽 절반에 박히면서 볼이 지면으로 다이빙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지난 2004년 매경오픈을 우승한 미국의 마크 캘커베키아는 1991년 라이더컵 마지막 날, 키아와 아일랜드의 연못을 건너야 하는 17번홀 세컨드 샷 지점에서 2번 아이언 샷이 토핑이 나면서 볼이 뜨지 않고 낮게 가는가 싶더니 바로 꺾여 물 속으로 빠졌다. 그 상황이 얼마나 민망했던지 캘커베키아는 끝까지 그건 절대 토핑이 아니었다고 발뺌했다.

척 쿡의 레슨: 토핑은 손목의 코킹이 일찍 풀어져 클럽이 손보다 먼저 나가면서 볼을 들어 올리는 동작이다. 볼 앞쪽 지면에티를 꽂고 샷을 하면서 지면의 티를 잘라내는 연습을 해 보자.



민망한 샷 04 - 그린 사이드 벙커 블레이드 샷

1961년 아놀드 파머는 마스터즈 최초로 2회 연속 챔피언에 등극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대회 마지막 홀에서 그린 옆의 벙커에 들어갔다가 블레이드 샷을 하는 바람에 6타를 치면서 1타차로 게리 플레이어에게 우승을 헌납했다. 그린 주변에서 하는 일반적인 벙커샷은 클럽 페이스에 직접 맞는 것이 아니라 클럽 헤드로 밀어내는 모래에 맞아서 볼이 위로 톡 튀어 오르게 된다. 클럽 페이스 가 볼에 직접 닿게 되면 너무 강한 힘이 들어간 나머지 볼은 그린을 넘어가버린다. 9월 하순 아일랜드CC에서 열린 KLPGA챔피언십 마지막 날에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 선두 홍란이 파 414번홀 그린 옆에서 한 벙커샷이 그린 반대편으로 넘어가는 바람에 한꺼번에 2타를 잃고 2위 그룹에 추격당하더니 백규정에게 우승컵을 넘겨주고 말았다.

척 쿡의 레슨 : 다운스윙에서 볼을 띄우기 위해 페이스를 약간 더 열려고 하다가 이런 샷이 나오게 된다. 클럽헤드가 스윙면 아래로 떨어지고 손은 너무 높이 올라가게 된다. 이런 사태를 피하려면 어드레스 때 클럽 페이스를 열고 임팩트 구간에서는 그립을 낮게 왼쪽으로 유지한다.



민망한 샷 05 - 투터치

정확하게는 ‘더블 히트’라고도 표현되는 투터치가 프로 경기에서 가끔씩 일어난다. 이건 풀 스윙을 해야 하는 페어웨이 러프보다는 그린 주변의 30야드 미만의 그린에 올려야 하는 상황에서 종종 발생한다. 풀 스윙이라면 더블히트라 하더라도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시차를 가진다.

척 쿡의 레슨: 클럽 헤드가 타깃을 향하다가 볼로 달려든다는 것이다. 그린 주변의 깊은 러프에서 볼을 띄우려고 클럽을 위로 쭉 빼올리다가는 튀어오르는 볼을 맞힐 확률이 높아진다. 이걸 피하려면 클럽이 임팩트 후에 왼쪽으로 흐르는 컷 스윙을 연습해야 한다. 클럽의 로프트를 이용해 쳐서 볼을 쳐내고는 옆으로 빠져나가야 한다.



민망한 샷 06 - 짧은 거리 미스 퍼트

지난 2012년 김인경은 LPGA 메이저 대회인 크라프트나비스코 마지막 날 마지막 홀에서 우승을 위한 파 퍼트를 남겨뒀다. 30㎝거리에서 퍼트한 볼은 홀컵을 180 도 가량 돌아서 훑고 나왔다. 메이저 첫 승을 기대하던 그녀는 말도 안 되는 결과에 손을 입으로 가져갔다. 결국 보기를 하면서 유선영과 다시 그 홀에서 플레이오프를 벌여야 했고, 이미 혼이 나가버린 그녀는 우승을 놓쳤다. 메이저 우승이라는 부담감, 쿵쾅거리는 심장의 박동을 느끼면서 해야 하는 마지막 퍼트는 누구에게나 부담이다. 하지만 누구나 당연하게 여기는 컨시드 거리의 퍼트를 넣지 못했다면, 그 이후 받게 되는 멘털의 붕괴는 좀처럼 회복하기 힘들다.

척 쿡의 레슨: 볼이 홀컵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마지막 퍼트라고 해도 그 순간에 집중해야 한다. 많은 아마추어들이 홀컵 가까이에서 긴장 때문에 적게 퍼트를 하고 그 경우 홀컵 왼쪽으로 볼이 빠지곤 한다. 마지 막 퍼트는 볼을 홀컵의 뒷벽에 붙인다는 생각으로 밀어주어야 한다. 내리막 퍼트 상황에서만 홀컵까지 굴려 보내 거기서 경사를 타고 자동적으로 떨어지도록 하지 나머지는 모두 홀컵 뒷벽을 쳐야 한다.

1257호 (2014.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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