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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삶을 바꾼 히트상품⑤ 셀카봉 - 혼자서도 더욱 폼나게 ‘찰칵’ 

미국 타임지 선정 ‘올해 최고의 발명품’ 전년 대비 판매량 급증 


영국 옥스퍼드 사전은 지난해 ‘올해의 단어’로 ‘Selfie(자가 촬영사진)’를 꼽은 바 있다. 미국에선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 연예인부터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모습을 카메라로 찍어 SNS로 올리는게 유행처럼 번졌다. 미국 안면성형재건외과학회(AAFPRS)는 최근 셀피를 찍기 위해 성형수술을 결심한 이들이 늘었다는 연구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셀피 열풍은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용어만 다를 뿐 국내에서도 ‘셀카(셀프카메라)’ 문화가 익숙하다. 올해는 특히 ‘셀카봉’이 히트를 치며 셀카 열풍에 불을 지폈다. 미국 타임지는 올해 최고의 발명품 가운데 하나로 셀카봉을 꼽기도 했다.

셀카봉은 긴 봉 끝에 카메라나 휴대폰을 고정해 여러 사람이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치다. 일반적으로 팔을 뻗어 사진을 찍으면 화면에 2~3명만 나오지만 1m 길이의 셀카봉을 쓰면 5~6명은 너끈히 찍을 수 있다. 각도와 거리 조절이 가능해 배경이 잘 나오는 것도 강점이다. 셀카봉은 1983년 일본에서 발명돼 이듬해 공개된 이후 1985년 미국에서 특허로 등록된 상품이다. 그러나 무거운 카메라를 지탱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대중화되진 않았다. 최근 스마트폰을 비롯해 가볍고 작은 카메라가 상용화되면서 셀카봉의 쓰임새가 늘었다.

국내에서는 연예인 등 유명 인사가 SNS뿐 아니라 각종 TV 프로그램 등에서 셀카봉을 이용하는 모습이 노출되며 인기를 끌었다. 혼자서도 멋진 사진을 담을 수 있어 배낭여행족들 사이에선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여름 휴가철부터 판매량이 급증했는데 오픈마켓 11번가에 따르면 셀카봉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42배(8월), 56배(9월) 급증했다. 10월에는 61배까지 뛰었다.

셀카봉 관련 특허출원도 급증했다. 특허청에 따르면 셀카봉 관련 출원은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2건에 불과했으나 올해에는 8건에 달했다. 특히 셀카봉 특허가 모두 개인에 의해 출원돼 눈길을 끌었다. 셀카봉 대중화에 힘입어 누구나 쉽게 착안할 수 있는 아이디어 상품이 줄을 이었다. 고정장치 후면에 거울을 장착해 사용자가 화면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상품이나 다양한 크기의 스마트폰을 안정적으로 장착할 수 있는 거치대 등이 추가됐다. 리모콘을 이용해 사진을 찍는 방식이 불편하자 스마트폰 촬영기능을 원격제어할 수 있게 와이파이나 블루투스 기능을 더한 셀카봉도 인기를 끌었다.

셀카봉이 급속도로 대중화된 데는 저렴한 가격이 한 몫을 했다. 대개 5000~2만원선으로 누구나 부담없이 구입할 수 있다. 대부분 중국에서 제조해 국내에 유통되고 있다. 이때문에 고정장치가 부실해 카메라를 떨어뜨리는 등 피해접수 사례도 늘었다. 이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 국가통합인증마크인 KC인증을 받는 등 대책이 나오기도 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11월에 전자파 적합인증을 받지 않고 시중에 유통되는 블루투스 셀카봉에 대해 집중 단속을 벌이겠다고 발표했다. 미인증 셀카봉이 의료기기 등 주변기기에 장애를 준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전자파 적합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수백만원에 달하는 인증 비용이 드는데다 절차가 복잡해 실효성이 떨어지는 정책이라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1266호 (2014.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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