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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받는 하이브리드 모델 - 정부 보조금 탄력 받아 질주하나 

친환경 보조금 100만원 지원 … 자동차 업체 하이브리드 신차 잇따라 내놔 


▎1.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1월 13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15 북미국제오토쇼’에서 쏘나타 PHEV를 소개하고 있다. / 2, 3 BMW의 PHEV 스포츠카 ‘i8’과 PHEV 스포츠액티비티차 량(SAV) ‘X5 e-드라이브’.
3000만원 넘는 신차를 구입할 때 정부가 지원하는 100만원 보조금의 흡인력은 얼마나 될까. 정부는 올해 1월부터 배기가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97g/km 이하의 신차를 구입할 때 100만원의 친환경 보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예산이 303억9200만원으로 책정돼 3만여대가 혜택을 볼 수 있다. 현재 시판 중인 차량 가운데 보조금 혜택이 가능한 것은 하이브리드 차뿐이다. LF쏘나타 하이브리드(91g/km),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87g/km), 도요타 프리우스(77g/km),렉서스 CT200h(91g/km) 정도다. 환경부 관계자는 “정부가 기존에 지급하던 310만원의 하이브리드 차 세금 감면과 별도로 보조금 100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친환경차 보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체는 보조금이 늘어난 것을 기회로 올해 다양한 하이브리드 신차를 쏟아낼 모양새다. 지난해 국내 하이브리드 차 시장은 3만1077대로 처음으로 3만대를 넘어섰다. 소비자가 신차를 구매할 때 하이브리드 모델을 장바구니에 넣어 고려해볼 만한 대중화의 원년이었다. 현대차는 2014년 쏘나타 하이브리드 5311대, 그랜저 하이브리드 1만3512대 등 1만4344대를 판매했다. 전년 1만3980대(아반떼 582대, 쏘나타 1만3398대)보다 2.6% 판매가 늘었다. 기아차도 K5 하이브리드 5155대, K7 하이브리드 3842대 등 8997대를 판매, 전년 8028대(포르테 286대, K5 7742대)보다 12.1% 증가했다. 수입차 역시 지난해 7736대의 하이브리드 차를 팔아 전년(5835대)보다 33% 늘었다.

배터리 무상보증 기간 늘어나

이처럼 하이브리드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에 정부가 보조금까지 추가하자 현대·기아차와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배터리 무상보증을 늘리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1월부터 하이브리드 모든 차량에 대해 ‘10년(20만㎞) 전용 제품 무상보증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도요타도 이에 맞대응, 하이브리드 8개 모델의 배터리 무상 보증기간을 5년(8만㎞)에서 10년(20만㎞)으로 확대했다. 도요타가 하이브리드 배터리에 대해 10년 무상보증을 해주는 곳은 한국뿐이다. 도요타코리아 관계자는 “배터리 보증기간 연장은 고객에게 200만원 상당의 추가 쿠폰을 제공하는 효과와 마찬가지”라며 “하이브리드 차량의 고가 수리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하이브리드 차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은 상당 부분 엇갈렸다. 연비는 좋지만 가격이 비싸 사실상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동급 가솔린 모델보다 10∼15% 비싼 구입 가격을 좋은 연비로 만회하기에는 무리라는 것이다. 또 품질 불만도 나온다. 하이브리드 차의 특징은 연비를 좋게 하기 위해 정속 주행이나 정체 구간에서 정지하면 자동으로 시동을 꺼지게 하는 장치가 달렸다. 문제는 다시 가속을 하기 위해 엑셀 페달을 밟았을 때 시동이 안 걸린다는 불만이 꽤 나왔다. 아울러 하이브리드 차의 핵심인 배터리의 수명과 비싼 교체 가격도 소비자가 지갑을 여는 데 망설이게 한 요인이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산차와 수입차를 합쳐 신차만 60여대가 선보일 전망이다. 이 가운데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무려 7대로 역대 가장 많은 수치다. 특히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의 장점을 모두 갖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가 국내 첫 선을 보인다. 무려 5개 모델이 쏟아진다. 다양한 모델에다 보조금의 영향으로 올해 하이브리드 차 판매는 전년 대비 30% 이상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도 국내 첫 선 전망


▎아우디의 PHEV인 ‘A3 스포트백 e-트론’과 충전 모습
기아차는 올 하반기에 신형 K5를 기반으로 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는다. 신형 K5 하이브리드는 지난해 말 출시한 LF쏘나타 하이브리드와 동일한 파워트레인(동력장치)을 장착한다. 연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LF쏘나타 하이브리드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는 프리우스의 실내공간을 크게 한 왜건형 모델 ‘프리우스V’를 출시한다. 프리우스V는 프리우스 동일한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이 적용됐다. 일본과 유럽에서 출퇴근뿐 아니라 레저용으로 인기를 끈 모델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는 국산 2종과 수입 3종이 나온다. 현대차는 1월 13일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2015 북미국제오토쇼’에서 최초로 쏘나타 PHEV를 공개했다. 이 차는 기존 쏘나타와 외형은 같지만 최고출력 154마력의 누우 2.0 직분사 엔진과 70마력의 전기모터를 달았다. 순수 전기차 모드로 35㎞ 이상 달릴 수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보다 전기차 성능이 뛰어나 그만큼 연비가 좋아진다. 기아차 역시 하반기에 K5 PHEV를 내놓는다.

수입차에서는 친환경차 마케팅을 강화하는 BMW코리아가 선봉에 선다. PHEV 스포츠카 ‘i8’과 PHEV 스포츠액티비티차량(SAV)‘X5 e-드라이브’를 출시한다. i8에는 무려 600m 전방까지 볼 수 있는 레이저 헤드램프가 적용됐다. 동력장치는 3기통 1.5L 가솔린 터보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했다. 최고출력 362마력, 최대토크58.2kg.m를 낸다. X5 e-드라이브는 사륜구동 시스템인 x드라이브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달았다. 4기통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를 합쳐 최고출력이 340마력에 달한다. 연비는 유럽 기준 25km/L로 사륜구동 SUV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아우디코리아는 PHEV인 ‘A3 스포트백 e-트론’을 출시한다. 이 차량은 한 번 주유로 940km(유럽 기준)를 달릴 수 있다. 전기 모터만으로도 50km 주행이 가능하다. 공인 연비는 유럽 기준 66km/L로 한국 복합연비를 적용해도 40km/L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유가 하락으로 하이브리드 매력 떨어진 게 문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유가 하락으로 최근 휘발유 가격이 1L당 1500선까지 떨어져 가솔린차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며 “하이브리드는 가솔린 기반이라 디젤차보다 정숙성이나 진동에서 앞서 소비자의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가 하락이 꼭 호재만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휘발유뿐 아니라 디젤 가격도 같이 떨어져 연비가 좋은 디젤차로 향하는 발걸음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이브리드 차량 가격이 일반 가솔린차보다 가격이 10% 이상 비싼 것도 걸림돌이다. 유가 하락은 동급 가솔린 모델보다 40%이상 연비가 좋다는 경제성 때문에 하이브리드를 찾는 소비자에게 구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유가 하락이 신차 구매를 늘릴 요인은 있지만 하이브리드 차에 대한 매력은 오히려 줄일 수 있다”며 “지난해부터 미국에서 유가 하락으로 친환경차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줄어든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말했다.

1270호 (2015.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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