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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의 상생경영 - 중소기업 꿈 키우는 드림플라자로 ‘윈윈’ 

중기 전용 매장 열자 백화점 매출도 늘어 ... 해외 판로 개척도 전폭 지원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의 드림플라자.
박주현 루바니 대표는 2대째 봉제업에 종사하는 가방 전문가다. 2002년 사업을 물려받아 10~20년 경력의 봉제사 30여 명과 함께 일한다. 그의 목표는 루바니를 세계가 인정하는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는 일이다. 중소기업엔 벅찬 목표지만 시장에서 인정받는 제품을 만들며 노력해 왔다. 한걸음 더 성장할 기회를 찾던 그에게 지난 연말 생각지 못한 제안이 왔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있는 편집매장 ‘드림플라자’ 담당자로부터 루바니 가방을 판매해볼 수 있겠느냐는 문의가 온 것이다.


▎롯데백화점 주관으로 지난해 중국에서 열린 한국 상품전.
드림플라자는 지난해 7월, 중소기업의 판로 확대를 위해 롯데백화점이 업계 최초로 선보인 상설 중소기업 상생관이다. 롯데백화점은 경쟁력 있는 우수 중소기업 브랜드 7~10개를 선별해 드림플라자에서 소개하고 있다. 서울 소공동 본점 9층에 첫 매장을 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부산본점 9층에 2호 매장을 낸 바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실력이 탄탄한 중소기업의 참여로 백화점 매출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드림플라자 매장들은 월평균 4000만원 이상의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새해 들어 잠실점 지하 1층에 66㎡(20평) 규모의 드림플라자 매장을 추가로 마련했다. 매장에는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프리비아(화장품)’, ‘루바니(패션가방)’ 등 10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롯데백화점은 중소기업과의 상생차원에서 드림플라자의 인테리어 비용을 전액 부담한다. 판매사원도 롯데백화점이 고용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2016년에는 대구·대전·광주 등 총 8개 권역에 드림플라자 매장을 추가로 열 예정이다. 또 드림플라자를 통해 상품·브랜드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브랜드는 내년 상반기 매장 개편 때 정식 입점 기회를 줄 계획이다. 백화점 입점은 중소기업엔 좋은 기회다.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보다 널리 알리고 업계에선 제품의 품질을 인정받을 수 있다. 박주현 대표는 “품질에 있어선 어느 명품과 비교해도 자신 있다”며 “모처럼 얻은 기회를 살려 사랑하는 브랜드로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16년 8개 권역에 드림플라자 확장

롯데백화점은 해외점포에서도 중소기업 관련 특별행사를 이어가며, 이들의 해외시장 판로 개척을 돕고 있다. 경쟁력이 있지만 해외에 진출할 길이 망막한 국내 우수 중소기업을 돕기 위해서다. 지난해 8월에는 중국 웨이하이점에서 한국의 우수 중소기업 제품을 선보이는 ‘한국 상품전’을 처음 개최했다. 한 달간 진행했던 행사는 총 1억5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애초 목표 대비 두 배 이상 초과 달성한 실적이다. 소비자 반응이 뜨겁자 현지 언론이 몰려들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 한국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확인한 롯데백화점은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갔다. 경쟁력 있는 국내 중기 제품을 중국 롯데백화점에서 소개하는 동시에 현지 진출까지 돕고 나선 것이다.

지난 1월 20일 열린 두 번째 한국 상품전이 좋은 예다. 롯데백화점은 중국 션양점에서 규모를 더욱 키운 한국 상품전을 열었다. 특설 행사장 면적도 웨이하이점 행사면적(100㎡)보다 2배 이상 늘린 230㎡ 규모로 마련했다. 참여 업체 수는 총 34개로 지난 행사에 참석한 20개 업체보다 12개 늘었다. 이 행사에는 지난 행사에서 우수한 실적을 올린 ‘아이니(유아용내의)’를 비롯해 ‘소이빈델리(웰빙식품)’ 다양한 브랜드가 참가했다.

중국서 열린 한국상품전에 중소기업 32곳 참여

아이니의 김미경 대표는 한국 상품전에 두 번째 참가했다. 그는 익산에서 삐삐롱이라는 브랜드의 유아복을 만들어왔다. 한국에선 주로 인터넷에서 제품을 판매하며 사업을 키웠다. 지난해 여름에 롯데백화점 측은 김 대표에게 중국 시장 진출을 제안했다. 삐삐롱이 한국 주부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은 만큼 중국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서다. 예상대로 삐삐롱은 커다란 인기를 끌었다. 이참에 김 대표는 중국에서 사업을 확장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 김 대표가 아이니의 주요 임원들을 모두 이끌고 중국을 찾은 이유다. 그는 현지에서 사업을 벌이기 위해 필요한 점들을 착실히 알아보며 중국 진출을 준비 중이다. 아이니 관계자는 “온라인 판매 위주의 중소기업이 해외 진출을 생각하게 된 데에는 분명 롯데백화점과의 협력이 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아이니의 사례처럼 한국상품전은 중소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중소기업 사이에서 특히 좋은 반응을 얻는 이유는 해외진출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는 수출·통관 관련 업무를 롯데백화점이 대행해줌으로써 직접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출·통관비를 비롯해 인테리어비·인건비·판촉비 등 행사를 위한 비용도 전액 지원한다. 행사장에는 별도 부스를 설치해 중국 현지 바이어들이 상품을 살펴보고 구매 상담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중국 내 판매채널 확대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2016년에는 중국 청두 환구중심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롯데쇼핑에비뉴점 등에서 한국상품전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드림플라자를 해외 점포에도 도입하는 것을 추진하는 등 중소기업들의 판로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7월 중소기업중앙회와 ‘상생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중소기업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협약식에서 중소기업의 판로 확대, 경영 컨설팅 및 교육 프로그램 등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다. 상생협약의 첫 사업으로 시작한 것이 드림플라자다. 또한 롯데백화점과 중기중앙회의 주요 간부, 중소기업 대표 등 10여 명으로 이뤄진 ‘중소기업 소통협의체’도 분기별로 열고 있다. 간담회 목적은 롯데백화점이 매년 협력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거래만족도 설문조사에서 나온 애로사항을 신속히 해결하기 위해서다. 협력사 직원들을 위한 동반성장 아카데미도 진행 중이다. 재무관리, 경영전략, 마케팅 관련 온·오프라인 강의를 기존 롯데백화점 협력사에서 중기중앙회 회원사까지 확대 시행했다. 또한 롯데백화점은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협력사에 단기자금을 지원하는 ‘동반성장 기금’의 최대 한도를 기존 4억원에서 10억원으로 확대했다. 이원준 롯데백화점 대표이사는 “중소기업과 상생하고 건강한 유통 생태계 구축에 앞장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백화점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1273호 (2015.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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