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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쿨 폴크스바겐코리아 사장 - 서비스 품질 높여 2018년 1위 목표 

한국 진출 10년 사이 고성장 … 고객관리·직원교육 등 질적인 부분 중시 


▎사진:오상민 기자
고객 네트워크 관리, 서비스 강화, 직원 교육 지원과 근무 환경 개선…. 설립 10주년을 맞은 폴크스바겐코리아의 토마스 쿨 사장이 밝힌 2015년 계획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물었지만 판매 라인을 늘리거나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답은 나오지 않았다. 의외였다. 폴크스바겐은 지난해 한국에서 모두 3만719대의 차량을 판매했다. 사상 최대 판매고다. 연초 기자간담회에선 ‘2018년 한국 수입차 1위’라는 당찬 목표도 제시했다. 더욱이 4월에 열리는 서울 모터쇼에서 폴크스바겐은 수입차 브랜드 가운데 가장 넓은 공간을 임대했다. 1, 2월 수입차 시장에선 티구안이 판매 1위, 골프가 3위, 파사트가 4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의 여세를 몰아 차량 판매에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생각한 이유다.

3월 19일 서울 청담동 본사에서 만난 쿨 사장은 “2015년은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지난 수년 간 판매가 급증한 것이 오히려 품질관리에 매진하게 된 이유라고 한다. 폴크스바겐의 판매량은 한국 진출 10년 만에 30배 가까이 증가했다. 국내 수입차 법인 중 최단 기간에 누적 1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2013년 2만대를 처음 넘어선 이후 이듬해인 2014년 3만대를 넘어섰다. 10년 간 연 평균 성장률이 무려 62.2%에 달한다. 쿨 사장은 “예상을 뛰어넘은 속도”라며 표현하며 “바로 지금이 서비스 품질을 강화할 시기”라고 말했다. 늘어난 판매량에 비례해 고객 불만도 커질 수 있으니 미리 대비하자는 것이다.

10년 간 판매량 연 평균 62.2% 성장


자동차는 생산 사이클이 있다. 자동차를 개발해서 발표한 다음 후속 모델이 나오기까지 몇 년의 기간이 있다. 폴크스바겐은 이번 모터쇼에 폴로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소개한 이후 연말까지 새로 내놓는 신차가 없다. 본격적인 신차는 연말부터 등장할 예정이다. 쿨 사장이 서비스 품질 개선에 힘을 쏟을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판매 후 서비스(AS) 강화에 나선 배경이다. “차는 많이 파는데 AS가 제대로 따라갈 수 있겠는가? 한국에 와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 중 하나입니다. 고객의 요구에 빠르게 응답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폴크스바겐코리아는 모두 28개의 서비스센터를 운영 중이다. 쿨 사장은 올해 11개를 더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판금 도장을 제외한 정기적인 서비스가 가능한 새로운 다이렉트 서비스 센터와 신속 점검과 수리가 가능한 익스프레스 서비스 센터도 도입할 계획이다. 그는 단순히 숫자를 늘리는 것보다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서비스 인력 교육을 늘리는 동시에 테크니션을 위한 인센티브 강화에 나섰다. 먼저 눈에 띄는 변화로 영상회의 시스템이 있다. 각 딜러십 전문 서비스 인력이 본사의 마스터 테크니션과 화상으로 소통하며 차량을 정비할 수 있다. 마스터 테크니션의 현장 지도도 늘린다. 자동차 정비 관련 교육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인센티브 제공 방식에도 변화를 준다. 기존에는 수량을 기준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앞으로는 서비스 품질도 인센티브에 영향을 준다. 어려운 정비나, 고객의 높은 만족을 이끌어 낸 경우에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폴크스바겐 관계자는 “단순히 차량 수를 기준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방식을 넘어 고객이 느낀 서비스 질을 중심으로 정비 인력의 인센티브를 책정하는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며 “고객 서비스 향상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AS 담당자들에게 자부심을 심어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초에 쿨 사장이 밝힌 ‘2018년 수입차 1위 브랜드 도약’라는 목표는 유효하다. AS 강화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다. 단기적인 실적 향상보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하며 장기 성장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폴크스바겐은 유럽 최대 자동차 브랜드다. 쿨 사장은 한국에서도 이에 걸맞은 위상을 확보하기를 원했다.

2013년 9월 한국에 취임한 쿨 사장은 다채로운 경력의 소유자다. 먼저 축구가 눈에 띈다. 그는 독일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이다. 교통사고로 선수생활을 접었지만 아직도 취미생활로 축구를 즐기곤 한다. 올해로 그가 폴크스바겐에서 일한 지는 20년이 됐다. 룩셈부르크와 벨기에, 프랑스 등 유럽과 멕시코·인도를 거쳐 한국에 왔다.

“한국은 지난 수년 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보여준 국가입니다.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책이나 기사만으론 알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직접 와보고 싶었습니다. 한국 발령 소식을 반긴 이유지요.”

쿨 사장은 당분간 한국 수입차 시장이 성장을 계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제 성장과 함께 수입차를 찾는 이들이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너무 빠른 성장 속도에 그도 놀랄 정도다. 그는 수입차 시장의 빠른 성장에는 개성을 중시하기 시작한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수입자동차 시장 성장의 배경에는 ‘한국인의 선택’이라는 답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선택을 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됐습니다. 경제가 성장하며 개개인의 삶을 인정하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더 다양한 선택을 원하는 한국인의 눈에 수입차가 들어온 것이지요.”

올해 서비스센터 11곳 확충


▎폴크스바겐의 주력 차종인 골프.
그는 한국 문화의 힘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다고 평가했다. 강남스타일이 좋은 예다. “한국 사회에서 물의를 일으키던 젊은 연예인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처음엔 독특한 캐릭터를 보고 즐겼습니다. 한국에 와서 보니 강남 문화를 비판하는 내용이라는 것을 알고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한국 문화의 저력이 대단합니다.”

쿨 사장은 자동차를 문화라고 생각한다. 자동차란 그에게 ‘자유’를 의미한다. 운전자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로 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 이동하는 동안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오토바이도 있지만 짐을 싣는데 제한이 있고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사람도 적다. 자동차가 더 좋은 이유다.

“젊은 시절 친구와 여행을 많이 다녔습니다. 돈이 없었기에 차에서 잠을 청하며 움직였지요. 저는 아직도 첫차인 골프 GTI 운전대를 잡던 순간 가죽시트에서 올라오는 냄새를 잊지 못합니다. 제가 번 돈으로 구매했습니다. 차를 너무 좋아해서 와이프를 ‘나의 GTI’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당신은 나의 사랑’이란 의미가 담겨 있지요.”

첫 차에 대한 사랑 ‘당신은 나의 GTI’


▎폴크스바겐의 주력 차종인 티구안.
한국은 수입차 브랜드에겐 젊은 시장이다. 아직 성장 가능성이 크고 고객 연령도 점점 낮아지고 있다. 쿨 사장이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지며 마케팅을 강화하는 이유다. 그는 자동차를 문화의 연장선에서 바라본다. 폴크스바겐은 독일에서 자동차 문화를 이끄는 기업이다. 폴크스바겐은 독일어로 국민차를 말한다. 슬로건인 ‘Das Auto’는 영문으로 ‘The Car’ 즉, 자동차를 말한다. 자동차산업을 대표한다는 폴크스바겐의 자부심이 담긴 슬로건이다. 쿨 사장은 한국에서 폴크스바겐을 누구나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는 브랜드로 만들길 원했다. 실제로 법인판매를 제외한 개인 구매는 수입차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20~40대의 구입도 가장 많은 브랜드다.

쿨 사장은 폴크스바겐코리아가 한국 자동차산업에 긍정정인 영향을 가져왔다고 강조했다. 세단이 주도하는 시장에 해치백을 도입했고, 디젤 열풍을 이끌었다. 합리적인 가격의 모델을 발표하며 수입차 대중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폴크스바겐 골프가 등장하기 이전, 한국 수입차 시장은 중대형 세단이 주도했다. 이전까지 수입차는 성공한 중년 남성이나 부잣집 사모님의 전유물이었다. 2005년 등장한 소형 해치백 골프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골프의 성공과 함께 다양한 성능과 디자인을 가진 수입차들이 한국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구매 고객의 90% 이상이 가솔린 엔진을 선택하던 승용차 시장에서 디젤 열풍을 몰고 온 것이 폴크스바겐이다. 그는 “폴크스바겐 TDI 엔진은 높은 연비와 낮은 미세먼지 배출량을 가진 친환경 엔진”이라며 “한국은 물론 세계에서 주목받은 걸작”이라고 자랑했다. TDI 엔진을 장착한 골프·페이톤·티구안은 국내 시장에서 커다란 인기를 끌었다. 폴크스바겐의 디젤 라인업이 인기를 얻자 다른 브랜드도 속속 디젤 모델을 국내에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국산 브랜드도 신차 발표 때 항상 디젤 모델을 함께 소개하고 있다.

“한국에서 젊은 사람들이 편하게 선택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가격 대비 성능 면에서도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폴크스바겐의 가치를 알리며 AS를 강화 하겠습니다. 2018년 수입차 시장 1위 달성을 자신합니다.”

1278호 (2015.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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