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와 혈통의 세습을 꿈꾸는 상류층의 속물의식을 통렬하게 꼬집는 블랙코미디 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어]에서, 한인상의 아버지 한정호는 종종 세 손가락으로 정수리를 두드린다. 돈도 있고 명예도 있고 권력도 있는 그에게 한 가지 고민은 바로 탈모. 정수리 머리털이 부족한 게 큰 고민이다.
드라마 속 등장인물처럼 요즘 중년 남성은 남은 머리카락 지키는 데 관심이 많다. 한의학에서는 모발의 건강도와 색깔을 건강의 척도로 삼았다. 한의학의 고서인 [내경]은 ‘신장은 뼈와 관련이 있고 뼈의 상태는 머리털로 표현된다’는 표현이 있다. 머리털이 약하면서 숱이 적으면 뼈가 약한 것이고 신장의 기능이 약한 것으로 보고 신장을 보하는 치료를 했다는 말이다.
한의학에서 신장은 정(精)을 간직한 곳으로 남성의 정력을 의미한다. 검고 풍성한 모발은 곧 정력이 강하고 건강한 남성을 상징한다. 과거 중세시대 유럽의 백작들이 풍성한 가발을 쓴 것도 강한 남성미를 표현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였다. 이제는 머리털을 보고 신장을 보호하는 시대를 지나, 아예 빠지는 머리를 구하기 위해 신장을 강화하는 시대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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