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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관리의 꿈’ 빌딩③ 연예인의 빌딩 투자 지도] 청담동·홍대 이면도로에 별들의 전쟁 

연예인들의 빌딩 거래 내역 100여건 조사 ... 평균은 연면적 1456.31㎡, 공시지가 38억원 

김유경·문희철 기자 Kim.yukyoung@joins.com

▎동숭동에 위치한 지하 5층, 지상 6층 규모의 빌딩. 배우 조재현씨가 170억원에 매입한 이 빌딩은 현재 350억원으로 시세가 뛰었다
‘부동산 트렌드를 알고 싶다면 연예인이 투자하는 빌딩을 봐라.’ 연예인·스포츠 스타들은 직업 특성상 특정 시기에 수입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또 인기가 언제 식을지 모르기 때문에 목돈이 생기면 고정 수입을 기대할 수 있는 안정적인 투자처를 물색한다. 어디에 투자하느냐가 상당히 중요한 직업군이다. 목돈 동원 능력이 있는 연예인들은 창업이나 주식 투자보다는 투자위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부동산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장기적으로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익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자가 쉽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

연예인들의 투자 유형을 살펴보면 1단계에는 주택을 구입하고, 2단계는 상가·오피스텔로 발전한다. 빌딩은 부동산 투자의 마지막 3단계다. 연예인들의 빌딩 투자 지도를 분석하면 주로 강남 빌딩을 사들여 매매차익과 임대수익을 동시에 노리는 경우가 많다. 부동산을 자산관리 수단으로 삼는 여느 부자, 또 부동산을 소유하려는 한국인의 일반적인 투자 유형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다만, 특정 지역의 경우 트렌드를 선도하는 연예인들이 건물을 매입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건물이 유명해지고 해당 지역의 전반적인 가격 상승을 이끄는 경우도 있다. 특정 시대의 유행과 연예인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연예인 빌딩 투자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연예인 빌딩 투자 지도를 분석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부동산은 단순히 건물 자체만으로 가치를 평가하기 어렵다는 특성이 있다. 부동산에 누가 살고, 어떤 무형의 콘텐트와 관련이 있는지 여부가 부동산의 부가가치를 좌우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홍대 인근은 문화적 콘텐트가 빌딩 자산의 가치에 꽤 영향을 미친다.

‘~가 샀더라’ 소문에 부근 부동산 들썩

또한 연예인들은 자신의 이미지를 고려해 빌딩 구입 이후 구형 건물을 신축하거나 리모델링해서 부가가치를 높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리모델링을 감안해 구입 시점에는 시세보다 저렴한 노후 빌딩을 구입하는 경우가 있다. 연예인 빌딩 투자에서 부동산 투자 전략의 교훈을 얻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박해천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는 “과거 인기로 따지면 비슷한 수준의 연예인들도 부동산 투자를 했느냐 하지 않았느냐에 따라 현재 부와 생활수준에서 큰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다”며 “연예인이 사는 공간과 유행이 맥을 같이 한다는 점에서 이들이 구입한 건물은 핫플레이스 형성과도 관련성이 높다”고 말한다.

본지는 최근 10여년 동안 매매 거래가 있었던 연예인들의 빌딩 거래 내역 100여건을 조사했다.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가격은 기준시가와 공시지가로만 평가한 가격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거래되는 시세보다는 낮은 가격이다. 여기서 언급한 가격보다 실제 거래가가 더 높을 수 있다는 의미다. 지역별로는 연예인들의 경우 주로 강남의 빌딩을 많이 구입했다. 연예인이 투자한 100여건의 빌딩 투자 중 절반 이상이 강남에 몰려있었고, 그중에서도 절반 이상이 청담동 소재였다. 대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연예인들도 청담동 빌딩을 많이 사들이지만, 시세차익보다는 임대수익에, 대형보다는 중소형 빌딩에 관심을 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다.

저렴한 노후 빌딩 매입해 리모델링

블록별로 나누면 청담동 주민센터가 위치한 영동대교 남단 블록에서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졌다. 이수만은 SM엔터테인먼트 본사가 있던 압구정동 521·522·523번지 부지에 빌딩 2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 빌딩의 기준시가는 11억원, 시장평가액은 500억원에 달한다. 현빈도 2013년 9월 인근 651.44㎡ 규모의 청담동 128-2번지 부지를 대출 없이 48억원에 사들여 빌딩을 신축하고 있다. 이 빌딩의 현재 시장가치는 100억원 안팎이다. 비(정지훈)·최지우(최미향)·이미연·고소영·보아(권보아)·구하라 등도 이 지역에 빌딩을 보유 중이다. 이들 빌딩의 평균 대지면적은 527.98㎡, 공시지가와 기준시가를 합한 가치는 평균 34억2234만원이다. 면적이 가장 큰 것은 이수만 소유의 빌딩 1215.1㎡이며, 가장 작은 곳은 구하라 소유의 123-24번지(127.4㎡)였다. 1㎡당 공시지가가 가장 비싼 곳은 고소영이 보유한 청담동 100-15번지(881만원), 가장 싼 곳은 보아 소유의 청담동 111-8번지(510만원)였다.

이 지역은 JYP·큐브·하이스타 등 여러 연예기획사들과 이와 관련한 메이크업·의상 매장이 많이 입주해 있어 높은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보석·예복·한복 등 결혼 관련 매장과 고급 레스토랑, 커피숍 등도 많다. 유동인구가 많지는 않지만, 고가의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많고 청담동 상권이 확장되는 지역이라 준명품 거리로 인정받는 분위기다. 또 앞으로 청담사거리에 지하철역(신사-위례선)이 개통되면 유동인구가 늘어날 수 있어 시세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영동대교 남단-도산 대로의 한류스타거리 조성으로 해외 관광객 방문 증가 등의 수혜가 예상된다. 오동협 원빌딩부동산중개 이사는 “한류스타거리 조성사업으로 도산대로 이면도로의 가격 상승 여지가 많다”며 “매수자들의 관심이 항상 많은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대각선 맞은 편의 영동고등학교가 위치한 블록에도 최근 투자가 활발하다. 먼저 강남구청역 사거리에서 학동사거리 방향으로 내리막길을 따라 장근석(청담동 40번지)·김정은(3-11·12번지)·이문세(26-13번지)·유인촌(22-13·15번지) 소유의 빌딩이 늘어서 있다. 이 지역은 청담동 명품거리의 높은 임대료를 견디지 못하고 옮긴 미용실과 의상 매장이 많이 자리잡는 곳으로, 최근 3~4년 새 투자가 확 늘었다. 빌라 밀집지역인데다, 언덕이 가팔라 개발이 어렵고, 중심 상권이 없다는 이유로 이전까지는 투자가 부진했다. 그러나 청담동 빌딩 투자가 포화상태에 달했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다는 점에서 대안 투자처로 떠올랐다. 또 요즘 들어서는 청담역 사거리 인근으로도 상권이 넓어지고 있다는 점도 참고할 만하다. 청담 사거리에는 김남주·김승우(청담동 9-2번지)가 100억원대 빌딩을 보유하고 있으며, 권상우(31-30번지)·한승연(34-9번지)도 지난해 새로 투자자로 뛰어들었다.

연예기획사와 관련 매장 많아 안정적 임대수익


▎연예인들은 안정적인 수입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빌딩을 많이 사들인다. 왼쪽부터 공효진·서태지·신동엽· 양현석·장근석· 장동건씨가 소유한 건물.
40~50대 중년 연예인들은 주로 리베라 호텔과 청담공원을 낀 블록에 주로 투자한다. 이 블록은 유동인구가 적고 상권이 발달해 있지 않다는 점에서 투자수익률은 여타 지역에 비해 다소 떨어진다. 다만, 한강이 가깝고 큰 공원을 등지고 있어 삶의 터전으로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이 때문에 안락한 생활을 희구하는 중년 연예인들이 주거와 투자를 동시에 이루기 위해 많이 찾는 지역이다. 이재룡·유호정(청담동 69-5번지), 차인표·신애라(68-8번지), 최란(68-6번지), 김용우·김유진(56-9번지) 등도 모두 이 지역 투자자다.

더불어 강남 지역에서는 청담 사거리-을지병원 사거리-신사역 사거리를 잇는 신사동·도산대로 일대도 인기 투자처로 꼽힌다. 도산대로를 끼고 있는 청담 1동 지역에는 김희애(96-27·28·29번지), 싸이(박재상, 96-25번지), 손지창·오연수(93-2번지), 신동엽(90-3번지) 등이 빌딩을 사들였다. 다만, 대기업들이 대로변에 있는 빌딩을 주로 사들인 데 비해 연예인들은 이면도로변 빌딩을 주로 매입했다. 대로변 빌딩이 3.3㎡당 1억원을 웃돌 정도로 가격이 비싼데다, 식당·주점 등 일반 상가 임대는 이면도로 쪽이 유리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밖에 도산공원 인근에서는 이정재(신사동 653-7번지), 임하룡(임한용, 652-7번지), 신승훈(628-34·35번지)이, 을지병원 사거리에는 김호진·김지호(634번지), 장우혁(589-10번지), 박찬호(563-28·29·30·31), 류승범(561-25·545-1번지)이, 신사역 사거리에는 길성준·강희건(536-6번지)이 빌딩 투자를 벌이고 있다. 이들도 마찬가지로 주로 이면도로 빌딩을 사들였다.

전·현직 스포츠스타는 비강남 지역에


이처럼 연예인 빌딩 투자 지도는 주로 강남 지역에 몰려있다. 하지만 비강남 지역에 투자한 연예인들도 면적이 넓은 빌딩을 보유하고 있어 가격으로만 보면 강남 지역에서 연예인들이 소유한 빌딩 가격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비강남 지역에 투자한 빌딩의 소유주는 주로 전·현직 스포츠 스타라는 점도 이색적이다.

실제로 삼성라이온즈에서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야구선수 이승엽은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에 빌딩을 보유 중이다. 지하 3층~지상 10층 규모인 이 빌딩은 뚝섬역 사거리 코너에 있다. 지하철 2호선 뚝섬역 8번 출구에서 100여m 거리다. 독특한 외부 인테리어가 이채로운 연면적 9881㎡나 되는 이 빌딩의 가격은 159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승엽이 2009년 이 빌딩을 293억원에 매입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시세는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 최초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선수 박지성이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에 체육시설로 활용 중인 건물도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박지성축구센터풋살파크로 알려진 이 빌딩은 부지매입과 건설비용으로 70억원 안팎이 소요된 것으로 추정된다.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위치한 서장훈의 7층짜리 빌딩도 흑석동 최대 번화가에 위치한다. 중앙대학교, 중앙대학교 병원과 근접해 있어 임대 수요가 활발한 편이지만 서씨는 주변 임대료 시세의 60% 수준으로 저렴하게 임대료를 받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 흑석동 이외에도 서장훈은 서초동에 시세 100억원 안팎의 또 다른 빌딩을 보유 중이다.

배우 중에서는 조재현이 대학로에 170억원을 들여 건물을 매입한 바 있고, 배우 원빈은 서울 성동구에 21억원짜리 건물을 보유 중이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 부근 도로변의 테이크아웃드로잉 건물은 싸이가 보유 중이다. 2010년 시세 30억원이던 이 건물의 현재 시세는 100억원 안팎이다. 싸이가 매입하던 시점엔 78억원이었다. 특히 한남동 일대는 청담동과 마찬가지로 명품 거리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하면서 연예인들의 투자가 적잖게 이뤄지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장동건(한남동 683-73번지)과 이영애(683-86번지), 공효진(794-1번지) 등은 한남동에, 태진아(조방헌, 이태원동 36-35번지), 마야(김영숙, 74-61번지), 조인성(210-68번지) 등은 이태원동에 투자중이다. 이들 빌딩은 대개 높이가 3~4층으로 낮고 면적도 300㎡ 안팎으로 넓지 않지만, 임대료가 높고 공실률이 낮아 알짜 투자처로 꼽힌다. 최근 배우 박수진씨와 결혼 계획이 알려지며 화제가 된 연예인 배용준씨는 800억원대 자산가이지만 부동산 투자는 소극적이다. 주식 가치(키이스트 지분 28.8%)가 735억원 안팎으로 전체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보유한 부동산으로는 성북동에 단독 주택이 있는데, 시세는 약 95억원이다. 연예인이 소유한 집 한 채 값으로는 최고 수준이다. 커피 전문점도 삼성동과 미국 하와이에서 운영하고 있지만 본인 건물은 아닌 것으로 알려진다.

이 밖에 최근 서울 시내의 핵심 상권으로 부상한 홍대 인근도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손예진은 지난 3월 13일 마포구 서교동 393-1과 393-3번지의 두 필지에 위치한 대지 496㎡, 건물 278㎡의 건물 두 채의 소유권 이전등기를 완료했다. 현재 손예진이 구입한 토지는 일반상업지역으로 분류돼 있어 향후 재개발이 이루어질 경우 시세차익이 기대된다. 매매 계약의 금액은 93억5000만원이었다. 방송인 신동엽도 지난 4월 서교동의 대지면적 439㎡, 연면적 1536㎡의 지하 1층~지상 6층 건물을 128억원에 사들였다.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대표는 합정동 397-5번지, 서교동 361-10·12·13·14번지에 총 4개의 빌딩을 소유하고 있어 인근에서는 빌딩 부자로 통한다. 홍대 상권의 경우 패션·문화·유흥 등 멀티상권으로 유동인구가 계속해서 늘고 있어 앞으로 상권 확장이 기대된다. 특히 인천국제공항과 가깝고 한류와 패션의 거리로 자리잡고 있어 중국인 관광객 등 외국인 방문 수요도 늘어날 전망이다. 오동협 이사는 “홍대는 접근이 용이하고 유동인구가 많아지고 있어 상권이 연남동 등지로 확대되는 추세”라며 “불과 6개월 전에 비해 시세가 30%이상 뛴 지역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군복무 중인 슈퍼주니어 멤버 예성(김종운)의 경우 지난 2013년 4월 상수동에 지상 4층 건물을 9억9000만원에 매입해 1년 반 뒤에 팔아 100%의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매매 전까지 월세는 900만원 안팎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는 연예인이 투자한 빌딩의 공시지가를 조사했다. 부동산의 공시지가란 토지의 기준가격을 말한다. 다시 말해, 지가공시 및 토지 등의 평가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매년 토지 이용 상황이나 주변 환경·조건이 유사한 토지 중에서 대표할 수 있는 표준지를 선정해 공시한 적정가격이다. 공시지가는 표준지공시지가와 개별공시지가의 두 종류로 나뉜다. 표준지공시지가는 토지가격비준표를 활용하여 산정한 개별토지의 단위면적당 가격으로, 국세청이 정한 국세의 과세기준이 되는 금액이다. 시가표준액은 시장·군수·구청장이 정하게 되는 지방세의 과세기준이 되는 금액이다. 재산세의 과세표준은 기준시가가 아닌 시가표준액이 기준이다. 여기서는 표준지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연예인 빌딩이 들어선 지역을 조사했다.

이를 살펴보니 가장 알짜배기 땅에 빌딩투자를 한 사람은 서장훈이었다. 서씨가 서초동에 보유하고 있는 빌딩의 1㎡ 당 땅 값은 무려 2130만원. 평당가로 따지면 7000만원을 넘어선다.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의 이 빌딩은 서 씨가 빌딩경매를 통해 28억 원에 낙찰 받은 건물로, 현재 시세가 250억원 안팎인 것으로 알려진다. 서씨는 이 건물과 흑석동 건물 이외에도 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여의도 자택 건물 시세가 15억~20억원대에 달하는 부동산 부자다.

가장 알짜배기 땅에 투자한 사람은 서장훈


▎SM엔터테인먼트 본사가 입주해 있던 이수만 대표 소유 압구정동 521·522·523번지 부지. 이곳은 현재 리모델링 중이며, 시가 500억원에 달한다.
송승헌의 잠원동 근린생활시설 건물도 공시지가가 매우 높았다. 1㎡ 당 2000만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건물의 평당 땅값은 약 6695억원 정도다. 2011년 학동 사거리 인근에 빌딩을 준공한 배우 김정은도 알짜배기 땅을 골랐다. 이 빌딩은 매입 당시 토지가격만 69억원이었다. 건물이 워낙 낡아 토지 가격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김씨의 빌딩 투자 전략은 건물 매입, 철거 후 신축이었다. 워낙 땅값이 높은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현재 1㎡ 당 공시지가는 1732만원에 달한다. 결과적으로 투자 전략은 성공적이었다. 12개월에 걸쳐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로 신축한 이 철근콘크리트 구조 빌딩의 현재 가치는 12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영화배우 박중훈은 2003년 10월 15억원을 대출받아 강남구 역삼동 르네상스 호텔 인근에 위치한 빌딩을 매입했다. 지하 4층, 지상 14층에 연면적 3967㎡ 규모의 빌딩으로 르네상스호텔 대각선 맞은편 PCA타워와 인접한 건물이다. 이 빌딩의 1㎡ 당 공시지가는 1500만원을 넘는다. 박씨 역시 노후 빌딩을 인수해 신축하는 전략을 세웠고, 결과는 김정은과 마찬가지로 성공적이다. 약 60억원 정도에 매입한 빌딩의 가치는 250억원대로 치솟은데다, 임대수익까지 누리고 있다.

중견 탤런트 박정수도 2005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상가 밀집지역에 소재한 빌딩을 구매했다. 역시 노후된 건물을 신축하는 전략이었다. 박정수는 매입한 건물을 2012년 헐고 지하 2층에서 지상 5층 규모의 빌딩을 세웠다. 현재 이 건물에는 사진 스튜디오, 은행 등이 입점해 있다. 신축 전 매입 당시 28억원이던 이 빌딩의 시세가 60억원을 넘어서는 것도 땅값이 워낙 비싼 신사동이기 때문이다. 역시 1㎡ 당 공시지가는 1500만원을 넘는다. 박씨의 빌딩에서 멀지 않은 곳에 배우 김호진·김지호 부부가 부부 공동명의로 빌딩을 보유 중이다. 같은 신사동인만큼 1㎡ 당 공시지가(1510만원)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현재 시세는 약 90억원대. 2002년 매입한 이 빌딩을 임대하는 형태로 김호진·김지호 부부는 월 수천만원대의 월세를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탤런트 최란씨도 강남에만 빌딩 두 채를 소유하고 있다. 강남구 청담동 소재 빌딩은 최란 본인 명의로 소유하고 있고, 논현동 빌딩은 남편 이충희 전 농구선수와 공동으로 보유 중이다. 이 중 알짜배기는 본인 명의의 청담동 빌딩이다. 1㎡ 당 공시지가가 1286만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영동대로변 도로에 접해 있으며, 7호선 청담역과 도보로 약 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하는 등 입지가 좋아 땅값이 높다.

땅의 넓이를 고려해 빌딩이 들어선 땅의 전체 가격을 고려할 경우 가장 비싼 땅에 들어선 빌딩은 영화배우 조재현의 빌딩이었다. 조재현이 동숭동에 보유한 지하 3층, 지상 10층 빌딩은 대지면적이 940㎡ 로 공시지가(1㎡ 당 1178만원)를 고려하면 땅값만 110억원이 넘는다. 서울 대학로에서도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중심가에 위치해 공시지가가 높게 형성돼 있다. 비강남 지역에 빌딩을 보유한 연예인 중에서는 전지현이 알짜였다. 전씨가 2013년 매입한 용산구 이촌동 소재 빌딩의 공시지가는 1㎡ 당 1273만원이다. 전씨는 이 밖에도 삼성동·논현동·대치동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땅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더라도 건물값이 높은 경우가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연예인들이 소유한 빌딩은 어떨까. 이번엔 건물의 재산세를 부과하기 위하여 행정자치부장관이 산출하는 건물의 시가표준액을 기준으로 연예인 보유 빌딩 가치를 산정해 봤다. 이 역시 공시지가처럼 재산세 부과를 위한 목적으로 책정된 가격이기 때문에 시세와는 조금 차이가 있다. 통상 땅값이 높은 곳에 지은 빌딩이 건물시가표준액도 높은 편이었다. 연예인들이 보유한 빌딩은 면적이 넓은 경우가 많은데, 건물시가는 면적을 고려해 계산되기 때문이다.

언급했던 이승엽의 성수동 빌딩, 서장훈의 흑석동 빌딩 등이 건물가격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 정도를 제외하면 건물가격이 최고급 수준인 빌딩은 대부분 청담동에 몰려있다는 게 특징이다. 차인표·신애라 부부는 2006년 부부 공동명의로 청담동에 영동대로 이면에 위치한 빌딩을 72억원에 매입했다. 2년 후 약 35억원을 들여 건물을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로 신축하면서 건물 가치가 크게 상승했다. 건물 가치만 24억원이 넘고, 공시지가를 고려하면 100억원 안팎의 가치가 있는 빌딩이다. 시세로 따지면 약 150억~200억원 정도는 될 수 있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사 관계자의 귀띔이다. 이게 사실이라면 차인표·신애라 부부는 신축 비용을 고려해도 50억~100억원 가량의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다.

차인표·신애라 부부와 함께 또 다른 연예인 커플로 꼽히는 이재룡·유호정 부부도 청담동 빌딩을 가지고 있다. 이재룡과 유호정의 성을 각각 따서 빌딩 이름도 ‘리유빌딩’이다. 영동대로와 청담근린공원 사이에 위치한 730.1㎡ 면적의 이 부지는 원래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었지만, 이재룡·유호정 부부가 2006년에 사들여 2010년 지하1층, 지상 5층 규모로 건축했다. 당시 주차장 부지를 사들이는 데 이재룡·유호정 부부가 투자한 돈은 61억8391만원. 현재 200억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시세를 고려하면 성공적인 투자다.

건물가치 높은 빌딩은 청담동에 몰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그룹 회장이 보유한 청담동 빌딩 역시 건물 가격이 상당하다. 2012년 166억에 매입한 이 빌딩의 건물 가치는 16억원 수준. 물론 100억이 훨씬 넘는 시세에 비하면 매우 낮게 산정된 표준액이다. 시세가 수백억원으로 평가받는 압구정동 SM엔터테인먼트 사옥과 청담동 이수만 빌딩 사이가 지난해 ‘한류스타의거리’로 조성되면서 빌딩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게 인근 공인중계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수만 회장은 올해 국세청 기준시가 산정방법에 따라 집계한 빌딩 소유 현황에서도 1위로 선정된 바 있다. 이 밖에 장근석·고소영·이미연·신동엽 등이 보유한 빌딩도 모두 건물 가치가 높은 빌딩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며, 대부분 기존 노후 빌딩을 신축하는 노하우도 엿볼 수 있는 빌딩들이다. 과세 기준 건물가는 10억 안팎이지만 시세는 최소 70억원에서 최대 300억원대로 추정된다.

1291호 (2015.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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