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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AD IMPRESSION] VOLKSWAGEN TIGUAN - 경쾌하고 안정적인 주행 성능과 높은 효율성 

기본기 우수한 SUV의 모범 답안 

글 임유신 모빌리스타 에디터
티구안이 국내에 들어온 지 7년이 지났다. 중간에 한 번 페이스리프트를 거쳤을 뿐이다. 한 세대가 저물어 가는 모델인데도 인기가 뜨겁다. 그만큼 기본기가 좋고 국내 시장에 티구안 만한 SUV가 없다는 뜻이다.

나온 지 오래 된 차의 판매가 늘면 기현상이라 부른다. 자동차는 처음 나왔을 때 반짝 인기를 끌고 하향세로 돌아선다. 신차효과 덕에 판매가 늘었다가 모델이 노후화 되고 경쟁 모델 신차가 나오면 인기는 떨어지게 돼있다. 시일이 지날수록 인기가 올라가는 좋은 의미의 역주행은 자주는 아니어도 종종 일어난다. 폴크스바겐 티구안은 요즘 가장 잘 나가는 수입차다. 올해 상반기 수입차 베스트셀러는 티구안이 차지했다. 판매대수는 4926대. 올해 단일 모델 1만대 돌파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티구안은 2014년에도 모두 8106대가 팔려 1위에 올랐다. 티구안은 한국 시장에 2008년 들어왔다. 2011년 페이스리프트 되어 현재에 이른다. 티구안이 처음부터 인기를 끌지는 않았다. 2008년~2011년에는 연간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2012년 티구안은 처음으로 연간 베스트셀러 5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3년 2위로 가파르게 성장했고, 2014년에는 대망의 1위를 기록했다. 올해도 큰 이변이 없다면 올해 1위 자리도 티구안이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티구안의 인기비결로 우수한 기본기를 들 수 있다. 균형 잡힌 달리기 성능, 높은 효율성 등 기술적 완성도가 높다. 직접 타 본 사람들 중에 국산차에서 경험하지 못한 주행 감각과 안정성에 놀랐다는 의견이 꽤 많다. 과거와 달리 안전과 주행성능에 눈 뜨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티구안의 충실한 기본기가 입소문을 타고 퍼져나갔다.


▎단정하고 가지런한 폴크스바겐의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잘 살아있다.
티구안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 꼭 필요한 차 위치를 독보적으로 지킨다. 대안이 있을 것 같으면서도 의외로 티구안 만한 차를 찾기 힘들다. 준중형 급 크기, 디젤 엔진, 네바퀴굴림, 대중차, 적정한 가격을 2015만족시키는 SUV는 찾기 힘들다. 지난해 가을 들어온 닛산 캐시카이가 대항마 역할을 하고 있지만 아직은 역부족이다. 국산차 중에서는 신형 투싼이 티구안의 경쟁 상대라 할 만하다. 아직은 투싼과 티구안이 별개의 영역을 지키는데, 서서히 영역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신형 투싼이 나온 이후 티구안의 판매가 오히려 증가했다. 국산차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다는 의미다. 반대로 티구안은 국산차의 영역으로 서서히 침투하고 있다. 투싼 풀옵션은 3700만원대다. 티구안의 가장 아래급 3900만 원과 차이가 크지 않다. 티구안에 프로모션 가격을 적용하면 가격 역전 현상이 일어난다. 투싼의 중간급을 기준으로 삼아도 가격 차이가 아주 크게 벌어지지는 않는다.

티구안의 스타일은 2011년 페이스리프트 된 이후 모습 그대로다. 미래적인 새로운 모습은 아니지만 낡거나 지루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폴크스바겐 디자인의 특징이기도 하다. 크기가 있으면서도 아담해 보이는, 시각적으로 과하거나 부족하지 않은 ‘적절함’을 전달한다. 실내는 폭스바겐 고유의 간결하고 깔끔한 터치가 돋보인다. 버튼의 배치와 크기, 누르는 감각 등이 여전히 자연스럽고 편안하다. 실내 공간은 여유롭다. 앞뒤 모두 공간은 넉넉하다. 트렁크는 경쟁차와 비교할 때 좀 작은 편이다. 쓰기 나름이겠지만 패밀리 SUV로 타기에는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 부분이다. 티구안의 편의 장비를 보면 티구안이 추구하는 방향을 제대로 알 수 있다. 세 등급 중 가장 아래급은 파노라마 루프나 네비게이션 등은 없지만 창문은 네 개 모두 원터치로 열리고 닫힌다. 뒷좌석도 슬라이딩과 각도 조절 모두 된다. 동급에서는 의외로 찾아보기 힘든 기능들이다. 눈에 보이는 부분보다는 실생활 사용빈도가 높은 부분에서 최대한 편리함을 추구한다.

티구안이 가장 호평 받는 이유는 동력성능이다. 2.0L 디젤 엔진과 7단 더블 클러치 변속기(DSG) 조합에 대한 반응이 매우 좋다. 2.0L 디젤의 최고출력은 150마력, 최대토크는 32.6kg·m다. 요즘에는 티구안 만한 SUV에 이보다 성능 좋은 디젤 엔진이 올라가기도 하는데,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 가속은 ‘힘이 좋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여유롭게 치고 올라간다. DSG의 변속은 절도 있게 딱딱 끊어지는 타입이라 체감 속도가 매우 빠르다. 엔진 반응도 디젤 치고는 빠른 편이라 전반적인 가속감이 경쾌하고 시원하다.

하체는 다소 단단한 편이지만 진동을 효과적으로 잘 흡수하기 때문에 딱딱하게 느껴질 정도는 아니다. 출렁거리지 않고 불필요한 흔들림이 적기 때문에 단단하지만 오히려 편안하다. 굴림방식은 네바퀴굴림이라 안정감을 더한다. 핸들링은 짜릿하고 스릴 넘치는 날카로운 감각을 강조하기보다는 유연하면서 정확하게 방향을 잡아가는 쪽이다. 가속이나 조향 등이 균형 잡힌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기계적 성능의 장점이 두드러지게 표출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체감된다. 티구안의 장점을 이야기 하는 사람들 중 대다수가 이러한 균형 잡힌 성능에 높은 점수를 준다.

공인 복합연비는 L당 13.1km. 폴크스바겐 차들은 실연비가 잘 나오는 점이 강점이다. 오너들이 만족하는 부분도 공인연비보다 높게 나오는 평상시 주행 연비다.

티구안의 가격은 기본형 3900만원이다. 때에 따라 다르지만 프로모션을 잘 활용하면 기본형을 3천만 원대 중반 가격에 살 수 있기도 하다. 국산차와 가격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국산 SUV를 사려는 사람이라면 조금 더 보태 “수입차로 넘어가볼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실제로 상당수가 티구안으로 넘어가고 있다.

티구안의 인기는 시장이 자리를 제대로 잡아가고 있다는 증거다. 고가의 프리미엄 차가 인기를 끄는 국내 시장에서 대중차가 베스트셀러에 오른다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폴크스바겐 뿐만 아니라 도요타 같은 일본 대중차도 많이 팔려야 한다. 현재 일본차는 국내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다행히도 폴크스바겐은 티구안 외에도 파사트와 골프 등 다른 모델도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과도기적인 시기에 변화를 주도하는 모델이 바로 티구안이다.


모빌리스타 취재팀의 평가

김태진_ 국산 풀옵션 SUV와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 풍부한 옵션은 국산차가 앞서지만 기본기는 아무래도 티구안이 낫다.

임유신_ 타봐야 제대로 진가를 알 수 있다. 디자인과 편의장비로 차를 선택하는 사람들에게 자동차의 기본기는 어때야 하는지 깨닫게 한다.

신홍재_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데도 잘 팔린다는 것은 그만큼 충실한 기본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신모델이 궁금해진다.

1296호 (2015.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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