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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AD IMPRESSION] LINCOLN MKZ HYBRID - 우수한 상품성과 하이브리드의 높은 연비 

링컨 부활의 선두주자 

글 신홍재 모빌리스타 에디터
링컨은 포드의 럭셔리 브랜드다. 오래 전인 1922년 포드와 한 식구가 됐다. 1980년대까지 호화로운 전성기를 보냈지만, 이후 독일과 일본 브랜드에게 시장을 내주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위기를 극복하고 혜성처럼 돌아왔다. 그 첫 모델이 뉴 MKZ다.

▎과거의 미국차답지 않게 스탠스가 상당히 좋아 단단한 풍채를 풍긴다.
포드는 2000년대 초반 힘든 나날을 보냈다. 당시 회장이자 CEO였던 빌 포드는 2006년 전문 경영인 앨런 머랠리를 영입했다. 포드는 이때 큰 전환점을 맞는다. 생산 효율성 및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경영권을 갖고 있던 자동차 브랜드도 하나씩 내보냈다. 처분한 브랜드만 재규어, 랜드로버, 볼보, 애스턴 마틴, 마즈다 등 다섯 개나 된다. 자사 브랜드인 링컨만 남겨두고 모두 처분한 셈이다. 포드에서 떨어져 나간 브랜드는 모두 고유 아이덴티티가 확실한 보석같은 브랜드였다. 하지만 포드 밑에서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상품성은 좋아졌다. 문제는 포드의 마케팅이었다. 오늘날 포드가 처분한 브랜드들은 포드 시절의 한을 풀기라도 하듯 승승장구하고 있다. 대부분 고가의 럭셔리 브랜드라 포드는 배가 아플 것이다. 포드 안에서는 링컨의 명성을 되찾아 럭셔리 시장에서 제대로 붙어보자는 목소리가 커졌다. MKZ는 링컨 부활의 첫 주자다.

링컨 하면 아직까지도 타운카 또는 컨티넨탈이 떠오른다. 자동차에 관심 없는 부모님도 이런 말씀을 하실 정도다. 컨티넨탈은 이미 2002년에 사라졌다. 벌써 13년 전이다. 링컨을 아는 사람의 기억은 여전히 20세기에 머무른다. 아직도 오래되고 낡은 이미지를 떨쳐내지 못했다. 링컨 차는 차체가 크고 사다리 플랫폼을 사용해 단단하다. 승차감은 물침대처럼 푹신하다. 이 승차감은 링컨만의 특기였다. 미국 지형 특성상 코너링 성능은 고려하지 않았다. 코너링에 목숨 거는 유럽에는 단 한 대도 정식으로 수출하지 않았으니 문제는 없었다. 진짜 심각한 문제는 고객층이다. 오늘날 링컨 마니아는 나이 많은 노년층이다. 신차 구매에 관심이 없다. 브랜드 지속성 차원에서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링컨은 이를 뒤집기 위해 새로운 브랜드 전략을 세웠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 포드 플랫폼은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대신 디자인과 브랜드·제품 컨셉트를 다듬는데 초점을 맞췄다. 아우디의 브랜드 재건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디자인은 맥스 울프를 앞세워 젊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스타일로 바꿨다. 젊은 소비자들이 독일차 대안으로 찾을 수 있는 브랜드가 되기를 바랬다. 제품 컨셉트는 과거의 푹신한 승차감을 구현하는 동시에 역동적인 유럽차의 핸들링도 동시에 구현하도록 했다. 이 부분은 최근 전자식 서스펜션이 보편화되면서 쉽게 해결했다.

링컨 부활의 신호탄을 쏜 MKZ


▎(상) 리어쿼터뷰도 굉장히 잘 디자인했다./ (중) 호불호가 많은 실내 인테리어, 푸시 버튼 시프트 등 혁신적인 부분이 많이 숨어 있다./ (하) 센터콘솔은 플로팅 센터 터널을 적용해 수납공간도 많다.
링컨 MKZ는 포드 퓨전·몬데오 플랫폼으로 만든 차다. 플랫폼은 공유하지만 외부 패널과 실내 인테리어는 시트를 포함해 공유하는 부분이 거의 없다. 파워트레인 또한 퓨전·몬데오 하이브리드와 같다. 포드는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하이브리드의 명가다. 도요타와 동일한 병렬식 하이브리드를 사용하고, 특허 또한 도요타와 공동으로 소유한다. 포드는 2004년 이스케이프 하이브리드를 통해 세상에 하이브리드 기술을 선보였다. EV 모드를 포함하는 풀 하이브리드 방식이었고, 당시에 가장 앞선 하이브리드 기술을 자랑했다. SUV라서 더욱 주목 받았다. 뉴욕시에서는 경찰차와 택시로 이스케이프 하이브리드가 쓰였다. 이스케이프 하이브리드 택시는 주행거리가 50만km에 도달하면 중고차시장에 매각했다. 그 때까지 파워트레인에 문제가 생긴 차는 단 한 대도 없었다고 한다. 포드의 하이브리드 동력계는 신뢰도 높은 시스템 중 하나로 인정받는다. 그만큼 많은 투자를 했다. 포드는 배터리 패킹도 자체적으로 하기 때문에 더욱 믿음이 간다.

MKZ의 최고 장점은 디자인이다. 도로 위의 존재감은 이탈리안 슈퍼카 못지않다. 100m 밖에서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디자인 용어로 DRG(Down the Road Graphics), 즉 브랜드 식별 가능성이 뛰어난 차다. 미래지향적이면서 군더더기 없다. 뒤 쪽 파이프라인 LED 테일램프는 미국 전통 브랜드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헤드램프 또한 어댑티브 LED를 채택해 시인성도 뛰어나고 램프 디자인도 세련됐다. 보닛에서부터 트렁크까지 이어지는 측면 숄더 라인은 중형 세단이지만 상급 기종 아우라를 풍긴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트렁크에 배지를 빼면 가솔린 모델과 외관상 다른 점이 없다.

실내 디자인은 논란이 많다. 외관 디자인보다 뒤떨어진다. 노하우가 느껴지지 않는다. 제대로 해보려고 노력했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않다. 실내공간은 차체에 비해 좁은 편이다. 같은 플랫폼을 사용한 퓨전·몬데오보다 여유가 부족하다. 뒷좌석은 키 180cm인 성인이 앉으면 머리가 천정이 닿을 정도로 헤드룸의 여유가 없다. 레그룸도 넓지 않다. 시트의 가죽재질이 많이 두껍기 때문이다. 친환경 소재로 만든 내부 쿠션을 좀 더 얇게 설계했으면 공간 확보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트렁크는 배터리로 인해 공간 희생이 따르지만, 전 세대와 비교하면 넓다.

미국차들은 대체적으로 오디오 시스템이 좋다. MKZ도 마찬가지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정차 시 최대한 시동을 꺼 공회전을 줄이고, 저속 주행 시 연료를 아낄 목적으로 최대한 전기모터를 가동하기 때문에 굉장히 정숙하다. 조용한 실내에서는 오디오 시스템에 귀가 집중되기 때문에 오디오 시스템의 품질이 매우 중요하다. MKZ 하이브리드는 일반 오디오와 THX급 오디오 두 가지로 나온다. 둘 다 오디오파일급은 아니지만 음질은 좋은 편이다.

부드러운 주행감각과 높은 연비


주행감각은 부드럽다. 스티어링 휠도 사이즈가 적당하고 가죽 스티칭도 과거보다 신경을 많이 썼다. 서스펜션 세팅은 드라이버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어서, 물침대 같은 승차감과 스포츠 세단의 단단한 승차감을 넘나든다. 독일차와 미국차를 모두 좋아하는 운전자라면 두 대륙의 특성에 만족할 수 있다. 스포츠 모드일 때에는 센터 스피커에서 인위적으로 엔진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중후하고 스포티한 음색을 내뱉어 마치 고성능 차를 타고 있는 기분이다. 일반 주행 모드에서는 고회전 때 엔진 사운드가 듣기 거북하다. 운전할 때 들리는 사운드가 주는 즐거움이 상당한데, 이 부분에 대한 노하우가 아직은 부족해 보인다. 일반 모드 사운드만 개선해도 상품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푸시 버튼 시프트 기어 버튼은 가장 하단에 로 기어 버튼이 자리잡는다. 가솔린 모델은 이 자리에 스포츠 변속 버튼이 있다. 변속기는 ECVT다. CVT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특유의 소음이 좀 거슬리지만 효율성은 최상급이다. 동일 세그먼트의 경쟁 하이브리드와 비교하면 무거운 편이지만, 2.0L 앳킨슨 사이클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이 훌륭해 연비가 좋으면 좋았지 떨어지지는 않는다.

MKZ 하이브리드는 합리적인 가격에 모든 것을 다 갖춘 차다. 오늘날 신차는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지만 브랜드, 디자인, 연비, 가격 및 주행성능까지 모두 겸비한 차는 많지 않다. MKZ 하이브리드는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다. 연비 좋은 중형차를 찾는 사람이라면 만족할 수 있다. 일반보증기간이 5년인 점도 큰 장점이다. 독일 럭셔리 브랜드에 가려 드러나지 않았을 뿐, 링컨은 과거의 명성을 되찾아가고 있다. MKZ 하이브리드가 그 사실을 명확히 말해준다.

모빌리스타 취재팀의 평가


김태진_ 매끄러우 주행 감성이 인상적이다. 포드의 6단 자동 변속기 대신 ECVT를 달아 변속 충격이 없는 점도 장점이다.

임유신_ 파격적인 디자인과 푸시 버튼 시프트 같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신홍재_ 고급차는 독일차로 통하는데, 링컨 MKZ 하이브리드를 타 보면 고급차에 대한 시각이 넓어질 것이다.




1296호 (2015.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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