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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위’ 미래에셋생명 최현만 수석부회장] “진정한 자산 배분 강자는 미래에셋” 

국내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자산 배분 … 5년 내 ‘변액보험 규모 신장률 1위’ 목표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변액보험 명가의 자존심을 되찾은 주역인 최선경 투자전략본부장, 조성식 고객자산운용본부장, 이성경 증권운용본부장, 김재식 자산운용부문 대표, 최현만 수석부회장(왼쪽부터). / 사진:김현동 기자
변액보험 분야에서 철옹성을 구축하고 있는 미래에셋생명은 지난해 4분기 수익률 평가에서 종합 1위 자리를 탈환하며 변액보험 명가의 자부심을 되찾았다. 최현만 미래에셋생명 수석부회장에게 비결을 물었더니 본인보다 실무자들이 잘한 덕이라며 공을 돌렸다. 1월 28일 서울 미래에셋 센터원 빌딩에 자리한 미래에셋생명 자산운용본부에서 최 수석부회장과 미래에셋생명 자산운용부문 고위 임원 4인을 만났다.

변액보험 자산 수익률은 보험사의 운용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장기 수익률에서 단 한 차례도 1등을 놓치지 않았는데.

“우리는 1등을 목표로 하지 않았다. 아이러니하게 그게 바로 1등을 놓치지 않은 비결인 것 같다. 원칙을 고수하다 보면, 때론 시장의 장기적 흐름과는 반대 현상이 일시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때 일시적으로 이코노미스트 변액보험지수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는데, 순위가 하락한다고 장기 비전이 흔들리면 곤란하다고 판단했다. 장기 운용에서 핵심은 자산 배분이다. 자산 배분을 잘 하려면 사람과 조직을 잘 갖추고 촘촘한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한다. 미래에셋생명은 이런 부분을 다른 보험사보다 일찍 준비했다. 다만, 좋은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구현하려면 정보통신(IT) 기반 운용 시스템 플래폼 고도화가 필요하다. 또한 운용 상황을 전달하는 통로를 강화해야 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늘려가겠다.”

자산 배분을 강조하는데 수익률이 그다지 좋지 않은 보험사도 똑같이 ‘장기적 관점에서 자산 배분’을 강조한다.

“자산 배분의 폭이 다를 것이다. 국내 주식·채권만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자산 배분을 한다고 해도, 국내 경제가 처한 위험은 피하기 어렵다.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려 폭넓게 자산 배분하는 게 진정한 의미에서 장기적 자산 배분이다. 국내 주식시장이 세계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2%에 불과하다. 나머지 98%로 눈을 돌리고 신중하지만 적극적으로 투자 영역을 늘려야 한다. 국내 자산과 해외 자산의 비율을 살펴보면 진짜 자산 배분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59.9%를 해외 자산에 투자한다. 미래에셋생명을 제외한 국내 보험사가 보유한 변액보험 펀드의 해외 자산 비중(6.27%)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큰 차이가 있다.”

다른 보험사와 달리 해외 자산을 늘리는 과정에서 고객의 반발은 없었나.

“고객의 자산을 안정적으로 키우기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공급자가 좋은 상품을 내놓아도 고객이 선택하지 않으면 무의미하다. 고객이 자신의 변액보험 자산을 배분하도록 설득하는 역할을 종합자산관리자(FC)가 담당했다. 이들이 본질적인 의미의 자산 배분을 이해하도록 전국을 돌며 교육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미국 금리 인상이 변액보험 펀드 운용에 미칠 영향은.

“미국 금리 인상이 우리나라 금리 인상을 유발할 것이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다만,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세계 자산시장에 미칠 영향은 클 것으로 보고 지난해부터 신중히 모니터링 중이다. 생각보다 영향력이 커서 올해는 위험관리가 필요하다고 본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미래에셋이 변동성·기대수익률을 고려한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고객 투자 자산 비중을 정기적으로 변경하는 ‘MVP(Miraeasset Variable Insurance Portfolio)펀드’의 경우 주식 비중을 60%에서 45%로 낮추는 식으로 금리 인상에 대처했다. 또한 달러자산 비중을 조절하고, 환 오픈 전략 등을 고려해 미국 금리 인상에 대처할 생각이다.”

보험 업계에서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이 장안의 화제다.

“우리나라가 미국·유럽 등 금융 선진국을 선도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차례다. 미래에셋생명은 2013년부터 지속적으로 추진한 변액보험을 통한 글로벌 자산 배분 솔루션이 국내 시장에서 많은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 초부터 미국 보험사들도 변액보험 계약자를 위한 자산 배분 솔루션을 도입했다. 미래에셋생명이 글로벌 보험사를 선도한 셈이다. 이처럼 선진국보다 먼저 한국 시장에서 선진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

보험사 당기순익이 감소세인데, 미래에셋생명만 승승장구했다.

“국내 채권 금리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생명보험 업계 전반적으로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 투자처를 발굴하기 어려운 시기다. 우리는 선제적으로 해외 투자를 확대해서 국내 금리보다 높은 곳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올렸다.”

실적은 좋은데 주가 흐름이 그다지 좋지 않다.

“생명보험 업계 전반이 주식시장에서 저평가됐다. 주식시장에서 상장 생명보험사 규모가 비교적 작은 편인데다, 생명보험사가 주목받는 이슈가 없었기 때문이다. 금리 역마진, 국제회계기준(IFRS) 부채 시가평가 제도 도입으로 인한 추가 적립액 부담 등도 보험주의 매력을 떨어뜨린 요인이다. 현재 주가 하락은 기업공개(IPO) 이후 기계적인 손절매에 의한 일시적인 상황이라고 본다. 미래에셋생명은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안정적인 순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갖췄다. 현재 액면가 이하의 주가는 지나치게 저평가됐다고 판단한다. 2015년 실적이 공시되면 투자자들은 미래에셋생명의 수익창출 능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에셋그룹이 KDB대우증권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미래에셋생명과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나.

“아직 실사 등 몇 가지 형식적 절차가 남아있다. 인수 절차는 4월에 마무리 된다. KDB대우증권의 우수 인력은 현재 3200명이 105개 점포에 흩어져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글로벌 자산 배분 능력,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상품 개발능력을 KDB대우증권의 상품판매 역량과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가 창출될 수 있다고 본다. 장기적으로 그룹 브랜드 가치가 상승해 영업활동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기대한다.”

장기 목표는?

“미래에셋금융그룹은 증권·보험·자산운용을 아우르는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성장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변액보험 수익률 1위의 저력을 바탕으로 건강과 노후 설계를 적극적으로 이끌 생각이다. IFRS 도입 등 금융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5년 내 최우량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청사진을 차근차근 실현해가겠다. 여기 앉아있는 사람들과 함께라면 5년 내 ‘변액보험 규모 신장률 1위’ 목표가 꿈은 아니다.”

-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1321호 (2016.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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