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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효율 높일 저렴한 ICT 서비스] 원클릭으로 화상회의·문서공유 

기업용 전화로 통신비 부담 줄여 … 기업용 메신저 ‘슬랙’ 일정관리 ‘에버노트’ 유용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한 중소기업 직원이 LG유플러스의 ‘Biz스카이프’로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여성의류 생산 업체인 팬코는 베트남과 중국에 생산 공장이 있다. 공장이 해외에 있다 보니 매번 업무상 소통 문제로 골치가 아프다. 옷 제작 과정에서 전화통화를 할 때 서로 어느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는지 몰라 헤맬 때가 있기 때문이다. 한 번 회의를 할 때마다 일정 조율이 쉽지가 않다. 이 같은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화상통화 서비스를 신청했다. 화상통화 이용후 소통이 한결 쉬워졌다. 팬코 관계자는 “서로 같은 문서를 화면으로 공유하면서 업무 처리 시간이 단축됐다”고 말했다.

대체로 기업들이 업무 처리에 필요한 통합 시스템을 구축하기란 쉽지 않다. 만만치 않은 비용 때문이다. 대기업과 동일한 통합 시스템 서비스를 도입하려면 설치 비용만 평균 3500만 원, 월 유지비 100만원 정도가 든다. 특히 이제 사업을 막 시작했거나 예비창업자라면 부담스런 금액이다. 이럴 때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를 이용해 볼 만하다. 카페24 창업센터 남기근 팀장은 “ICT인프라 구축이 어려운 초기 창업자들은 전문화된 인프라 서비스를 최대한 활용하면 비용 절감뿐 아니라 업무 편의성까지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바일·PC에서 동시 영상회의


가령 회사에서 별도의 인프라 구축없이 네트워크 망을 빌려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대표적인 ICT 서비스로 LG유플러스의 ‘Biz스카이프’가 있다. 전화·모바일기기·컴퓨터·태블릿을 연동해 시간과 장소, 사용 기기에 제약 없이 업무를 볼 수 있다. 외근 중에 회의가 열리더라도 스마트폰으로 영상 또는 음성으로 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 가령 스마트폰으로 영상통화하면서 회사 문서를 화면으로 공유하는 식이다. 이 서비스는 인터넷전화를 기반으로 한 클라우드 방식이라 가격 부담도 적다. 월 이용료는 사용자당 3000원 정도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예비 창업자나 중소기업들은 최소 비용으로 대기업에 못지 않는 업무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이 네트워크 장비 업체인 시스코 코리아와 손잡고 출시한 ‘스마트 게더링(Smart Gathering)’도 Biz 스카이프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마트 게더링에 가입한 기업 고객은 PC나 스마트폰을 통해 기업별로 부여받은 전용 홈페이지에 로그인한 후 화상회의를 예약하거나 개설할 수 있다. 회의가 예약되면 초대된 참석자들에게 e메일로 초대장이 자동으로 발송되고 참석자들은 e메일 내 회의 접속 링크를 눌러 회의에 참석할 수 있다. 회의 시 파일 공유나 녹음 등도 가능하다. 스마트 게더링은 이동통신망과 결합해 원격회의 중 끊김없는 음성 전달이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비용은 조금 비싼 편이다. 계정료 월 3만원과 사용시간과 참여 인원에 따라 비용이 추가된다.

공짜인 프로그램도 있다. 구글의 화상채팅 프로그램인 행아웃이다. 지난해 5월 문을 연 금융상품 비교추천사이트 핀다의 이혜민 대표는 외국 기업과의 미팅이 많은 편이다. 핀다 투자자인 미국의 500스타트업 관계자들과 회의할 때 핀다와 같은 사업모델을 가진 외국계 회사와의 교류가 많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전화나 문서로 소통하는 데 한계가 있다 보니 주로 화상 통화를 이용한다. 행아웃은 구글 계정 없이도 화상통화를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사용자가 통화하고 싶은 사람을 초대하면 된다. 초대된 참석자는 사용자가 보낸 링크를 누르고 본인 이름만 입력하면 바로 로그인할 수 있다. 횟수나 시간에 상관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 대표는 “PC뿐 아니라 스마트폰으로도 화상통화가 가능해 필요할 때마다 연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서로 같은 문서를 화면으로 공유하는 서비스는 제한적이다.

화상채팅은 아니지만 직원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회의 내용을 공유할 수 있는 메신저도 이용해볼 만하다. 기업용 모바일 메신저인 ‘슬랙’이다. 미국 메신저 서비스 슬랙의 이용자는 한국에서도 늘고 있다. 슬랙은 사용자가 계정을 만들고 대화방을 만들면 모든 팀원이 한곳에서 대화를 나누고 보고서, 회의 내용 등을 공유할 수 있다. 한국의 ‘카카오톡’처럼 기본적으로는 사용자가 채팅방을 만드는 개념이지만 슬랙은 메시지 외에 그림·문서·동영상 등을 실시간 공유해 함께 작업하거나 프레젠테이션할 수 있다. 슬랙의 경우 구글 드라이브, 드롭박스 등 파일 공유·저장 프로그램까지 연동된다. 슬랙은 기본적으로는 공짜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저장 용량을 추가할 경우에는 별도의 비용을 내야 한다. 핀다의 이혜민 대표는 “직원이 많지 않은 기업이나 스타트업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메신저”라고 말했다.

통화 연결음에 기업 홍보문구 설정 가능


업무 시스템 구축만큼이나 기본적인 게 전화 설치다. 회사에서 직원들이 사용할 키폰(내선전화) 시스템 구축비용도 만만치 않다. 직원 수만큼의 사무용 전화기는 물론 구내 교환기까지 설치하려면 적어도 수백 만원의 초기 비용이 든다. 이럴 때 기업용 전화를 사용하면 비용을 아낄 수 있다. 회사 내부에 별도의 장비를 설치하거나 내선 공사할 필요가 없이 키폰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

대신 기업용 전화는 번호 앞자리가 070으로 시작한다. 직원이 부재중일 경우 해당 직원의 휴대폰이나 다른 전화번호로 착신이 가능하다. 매월 이용료만 지불하면 유지보수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회사에서는 몇 개의 회선이 필요한지, 몇 개의 회선을 구내 전화로 쓸지 등을 정해서 통신사에 알려주면 된다. 현재 기업용 전화 서비스는 국내 통신 3사(LG유플러스·SK텔레콤·KT)가 모두 제공하고 있다.

기업용 전화는 공중전화망이 아닌 인터넷회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비용도 저렴한 편이다. LG유플러스의 ‘스마트 센트릭스’ 경우 기본요금은 1회선당 월 3000원(3년 약정 기준)이다. 여기에 스마트폰 1대당 월 1000원을 추가하면 070으로 시작하는 인터넷 전화끼리 또는 스마트폰에서 070으로 시작하는 번호로 전화를 걸면 통화요금이 무료다. 다만 070 인터넷 전화에서 스마트폰으로 전화를 거는 건 월 1200분으로 제한된다. 시간을 넘기면 별도의 요금이 부과된다. SK텔레콤의 ‘SOHO 인터넷전화’는 월 2000원(3년 약정)으로 SK텔레콤의 070 인터넷 전화 고객끼리 무료로 통화할 수 있다. KT의 ‘olleh biz 인터넷전화’는 월 2000원의 이용료와 설치비 4만 원이 별도로 들어간다. 대신 통화 연결음에 기업의 홍보문구, 광고용 음원 등을 설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로 편리하게 자료 저장·전송

업무 시스템과 같은 네트워크 구축이 끝났다면 소프트웨어 서비스 기능도 필요하다. 기업들은 대부분 PC와 모바일 기기로 업무를 하기 때문에 문서나 사진 등을 담을 수 있는 온라인 저장공간이 필요하다. 바로 USB(이동식 컴퓨터 파일 저장장치)와 같은 저장장치 없이 외부 서버에 안전하게 자료를 저장·전송하고 공유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다. 대표적인 클라우드 사이트로는 ‘드롭박스’가 있다. 드롭박스는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와 모바일 기기와 컴퓨터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다. 파일을 백업할 뿐 아니라 사용자가 실수로 파일을 삭제할 경우를 대비해 30일 간 파일 변경과 삭제 기록을 보관해 준다. 다만 드롭박스는 무료 저장 공간이 2GB로 작다는 단점이 있다. 1인당 월 15달러를 내면 용량이 무제한으로 늘어난다.

네이버 클라우드도 써볼 만하다. 파일 업로드나 다운로드 속도가 빠른 편이다. 국내에 데이터센터가 있기 때문에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보다 업로드 시간이 단축된다. 네이버 클라우드는 자체 파일 암호화 기능이 있다. 네이버 계정 정보가 유출되더라도 해당 파일에 걸린 암호 비밀번호를 모르면 내용을 보지 못한다. 암호화된 파일은 파일 공유나 보내기, 내려 받기, 삭제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무료 용량은 30GB다. 용량을 늘리고 싶으면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연 5만원을 내면 100GB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일정관리와 같은 기능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도 있다. 노트 클라우드 서비스인 ‘에버노트(Evernote)’다. 팀이나 프로젝트 단위의 업무 관리에 유용하다. 가령 회의록을 작성하면 일일이 e메일을 보낼 필요 없이 에버노트 공유방에 올리면 된다. 부서원들 모두가 에버노트의 사용자라면 ‘노트북 공유’ 버튼으로 메모도 쉽게 공유할 수 있다. 인터넷 연결 없이도 작업할 수 있는 오프라인 데이터 관리 프로그램이 있다. 스마트폰에서 에버노트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으면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

-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1335호 (2016.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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