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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경제 전망 | 한국 12대 주력산업 - 자동차·조선] 자동차는 정체, 조선은 침체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한·미 FTA 재협상 변수 … 조선업 구조조정 속도 내야

2015년 내수 183만대로 최대 실적을 올린 국내 자동차 시장은 2016년 상반기 개인소비세 인하에도 내수·수출 부진으로 큰 재미를 못 봤다. 조선업은 수주 침체와 산업 구조조정 여파로 극심한 불황에 빠져 있다. 2017년에도 상황은 별반 나아지지 않을 것 같다. 산업연구원(KIET)은 내년 자동차 산업 수출이 0.8% 줄 것으로 내다봤다. 조선산업은 공급과잉 지속으로 수출이 13.1% 줄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시장은 대(對)중국 수출 부진 외에 미국의 통상 압력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미국 내 일자리를 좀먹는 조약”이라고 강력히 비판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의지대로 양국 FTA가 전면 재협상되면 2017년부터 5년간 자동차 수출이 269억 달러(약 32조원)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대로 자동차 생산이 플러스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신흥국의 경기 회복, 인도와 러시아의 소비 심리 개선 등이 자동차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유럽연합(EU)의 성장 정체, 중국의 성장 둔화, 미국 기준금리 인상, 브렉시트 파장 등으로 글로벌 수요 회복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조선업 불황은 2017년에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17년 조선 부문 신규 수주량은 2016년(128만CGT)보다 100% 가까이 증가한 320만CGT로 예상되지만, 이는 2011~15년 평균치(1056만CGT)에 비하면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건조 단가 역시 선박 공급과잉, 미국 경제 불확실성, 국제 유가의 미약한 회복세 영향으로 2016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7년 선박 수출 규모는 307억 달러(약 36조7000억원)로 올해(349억 달러)보다 12%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11월 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석유수출국기구(OPEC) 정례회담에서 비교적 큰 폭의 감산 합의가 이뤄진 것은 ‘청신호’다. 저유가 탓에 미뤄지고 보류되고 취소됐던 해양 플랜트 설비 시장이 살아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이 경우 2017년 상반기 유가가 65달러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본다. 조선업계는 유가가 60달러 선을 넘어설 경우 발주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상품·지역 포트폴리오 강화로 위기 돌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2017년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와 고성능 버전인 ‘N 브랜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선정한 전기차 복합연비 ‘톱10’에 아이오닉 EV가 1위를 기록하는 등 전기차 경쟁력도 입증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멕시코와 중국 4공장에 이어 2017년말 중국 5공장 가동으로 지역 포트폴리오 강화에도 나설 방침이다. 조선업 구조조정도 속도를 내야 한다. 경쟁국과 기술 격차가 작거나 원가 경쟁력이 떨어지는 분야는 과감히 축소하고 경쟁 우위에 있는 대형·고급상선 분야를 확대하는 산업재편을 단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366호 (2017.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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