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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주년 맞은 소비자가전전시회(CES)] 화두는 연결…다시 소비자다 

 

임채연 기자 yamfler@joongang.co.kr
사물인터넷·가상현실·자율주행의 중심은 사람 … ICT 접목한 의류·스포츠·여행업계 대거 참여



▎사진:아이클릭
다시 소비자다.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소비자가전전시회(CES:Consumer Electronics Association) 2017’의 화두다. 기술적으로 연결(connectivity)에 무게를 뒀다. 사람과 제품, 제품과 제품 사이의 단순한 연결이 아니다. 연결을 통해 소비자가 어떤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지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이번 CES는 외연도 더욱 넓어졌다. 자율주행차·전기차를 앞세운 자동차 회사의 참여가 늘어난 가운데 정보통신기술(ICT)과 접목한 의류·스포츠·여행 업계도 CES 무대를 장식했다. CES 2017 무대 안팎과 더불어 지난 50년을 수놓은 제품·기술의 역사를 돌아봤다.


▎CES 2017에 새로 등장한 세계 최대 크루즈 여행 업체인 카니발코퍼레이션의 아널드 도널드, 온라인 항공·호텔·렌터카 예약 서비스 업체인 익스피디아의 배리 딜러, 세계적인 스포츠 의류 업체 언더아머의 케빈 플랭크 CEO(왼쪽부터). / 사진:각 사 제공
주인을 따라다니며 바람을 불어주는 에어컨,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먼저 틀어주는 TV, 공중에 뜬 채로 음악을 들려주는 블루투스 스피커, 운전자와 감정을 나누는 자동차. 1월 5일(이하 현지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7’에서는 다시 소비자가 중심이 될 전망이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의 게리 샤피로 회장은 “사물인터넷(IoT)·가상현실(VR)·자율주행에 이르기까지 새롭게 떠오른 혁신 기술의 핵심은 연결(connectivity)”이라며 “연결의 진정한 파급력이 CES 2017에서 베일을 벗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단순히 사람과 제품, 제품과 제품 사이의 연결이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연결을 통해 소비자가 어떤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지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가전에 얽매이지 않고 소비자의 생활을 바꾸는 기술 전체를 아우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단순한 가전제품 전시회로 시작한 CES는 첨단기술 경연장으로 진화를 거듭했다. 행사의 무게중심이 IT·가전제품 위주에서 소비자 중심의 기술로 이동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과 접목한 자동차·여행·스포츠 분야까지 CES 무대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기조연설자만 봐도 예년과 확 달라졌다. 자동차·반도체뿐만 아니라 선박·여행·의류 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이 다수 등장한다. CES 2017 개막 첫날 기조연설의 주인공은 세계 최대 크루즈 여행 업체인 카니발코퍼레이션의 아널드 도널드 CEO다. 그는 여행 업계가 IT기술을 통해 고객 가치를 얼마나 높일 수 있는지를 주제로 오프닝 무대를 장식한다. 카니발은 배와 선실 등에 센서와 카메라 등을 설치하고 사물인터넷(IoT)용 가전제품으로 여행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호평을 받았다. 여행 업계 CEO가 CES 무대에 서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날 온라인 항공·호텔·렌터카 예약 서비스 업체인 익스피디아의 배리 딜러 CEO도 무대에 오른다. IT를 여행 예약 서비스에 접목한 성공 사례를 발표한다. 1996년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내 벤처로 출발(2011년 분사독립)한 익스피디아는 20년간 수십억 건에 달하는 고객 데이터를 수집·분석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맞춤형 여행지나 항공권, 숙박업소를 추천해주고 있다. 세계적인 스포츠 의류 업체 언더아머의 CEO 케빈 플랭크는 6일 기조연설에서 IT를 적용한 스마트 의류와 이를 통한 건강관리법을 들려줄 예정이다.

1967년 뉴욕에서 열린 1회 CES에는 117개 회사와 1만7500명의 관람객이 모였다. 당시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제품은 흑백TV와 스테레오 라디오였다. 50회를 맞는 CES 2017에는 3800여 곳의 제조사가 전시 공간을 꾸리고 스마트홈,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드론, 로보틱스, 웨어러블, 운송기술 등의 분야에서 다양한 제품을 전시한다. 제품 일색이던 예전 전시장과 달리 IoT·인공지능(AI) 기술이 스며들면서 제품 자체보다는 제품에 적용된 다양한 기술을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소비자 중심의 전시회로 변모하고 있다. 주최 측에 따르면 CES 2017 관람객은 지난해(약 17만7000명)보다 약간 줄어든 16만5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주요 참여 기업으론 삼성전자·LG전자를 비롯해 구글·아마존·페이스북·인텔·퀄컴·트위터·야후·소니·파나소닉·카시오·레노버·화웨이·샤오미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ICT 기업이 총출동한다.

여기에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자동차 회사도 CES 무대를 장식한다. 현대자동차·포드·폴크스바겐·혼다·닛산 등 완성차 업체와 부품 업체의 참여 열기도 뜨거울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해보다 한층 진화한 자율주행차 기술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행사 개막 전 날인 4일에는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이 IT와 자동차 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자율주행과 인공지능에 대해 강연한다. 5일에는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그룹 회장이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공동 개발해온 자율주행차 기술의 성과를 발표한다. 김영우 SK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이번 CES에서는 자율주행차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인프라 기술이 소개된다”며 “자동차가 CES의 한 축으로 완전히 자리 잡으면서 CES에서 가전·자동차 투 톱 체제가 더욱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IT·자동차업체 총출동


CES의 터줏대감인 소비자 가전 분야에서는 IoT·인공지능과 다양한 센서 기술을 결합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통계조사 전문기관 스테티스타에 따르면 소비자 가전제품이 늘며 미국 스마트홈 시장은 2016년부터 연간 21%씩 성장해 2020년 20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홈에선 수면(잠) 분야가 눈에 띈다. 샤피로 CTA 회장은 “수면 추적기, 무소음 알람에서 침실 조명, 백색 소음, 스마트 침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과 기술을 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잠들지 않는 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17에서 다양한 혁신을 경험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1367호 (2017.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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