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Life

[김선우 원장의 ‘행복한 내 몸’ | 퇴행성 관절염] 몸무게 1kg 늘면 무릎 하중 4~5배 증가 

 

김선우 국내 1호 헬스 큐레이터, 바디스마일 대표, 아트요가(광명) 대표
체중 줄이기가 가장 시급한 해결책 … 계단 오르내리기와 오래 서 있기도 관절염 원인

며칠 전 어머니의 생신이라 가족들이 모여 외식을 하기로 했습니다. 집 근처에 유명한 식당이 있어 가려고 했는데, 어머니가 그 식당이 불편해서 싫다며 다른 곳으로 가자고 했습니다. 평소 그 식당 음식을 굉장히 좋아하던 어머니가 갑자기 싫다고 하는 것이 이상해 이유를 물었더니 무릎이 너무 아파 바닥에 무릎을 구부리고 앉기가 불편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머니는 몇 달 전부터 이유 없이 무릎이 시큰거리고 아팠고, 지금은 무릎을 구부리기조차도 힘들다고 했습니다. 특히 계단을 내려가는 것이 너무나도 힘들다고 했습니다.

특별히 다친 적도 없는데 자꾸 쿡쿡 쑤시고 붓고, 누르면 아프고 조금만 걷거나 서 있어도 아파오는 무릎. 바로 퇴행성 관절염입니다. 이 병을 방치하게 되면 관절이 변형되기도 하고 움직임에 제한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퇴행성 관절염은 나이가 들면 관절이 노화돼 생기는 것이라고 알고 계시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의 지나친 사용과 부담에 의한 마모로 관절에 손상이 가고 염증이 생기는 것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에 비교해 보면 이해가 쉬워 집니다. 우리가 공장에서 막 출고된 새 차를 오래 타고 많이 탈수록 그 차는 점점 부식되고 망가지듯이, 우리 관절 또한 오랫동안 많이 사용하고 부담을 주게 되면 관절을 이루고 있는 연골에 손상이 가고 인대도 그 힘을 잃게 되어 점점 녹슬어 가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관절염을 일으키는 원인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노화는 직접 원인 아냐

그 첫 번째가 바로 비만입니다. 살찐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무릎까지 아파오니 설상가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 몸을 이루는 여러 관절 중에 퇴행성 관절염이 주로 생기기 쉬운 허리, 발목, 손목, 무릎 중에서도 특히 무릎은 체중에 너무나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몸무게가 1kg만 늘어도 무릎이 받는 부담은 4~5배로 증가합니다. 이미 퇴행성 관절염이 시작됐다면 운동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철저한 식단 관리로 체중부터 줄여나가는 것이 가장 시급한 해결책입니다.

두 번째는 계단 오르내리기 입니다. 요즘은 어딜 가나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가 없는 곳이 없습니다. 그 편리한 도구를 적극 이용하셔야 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에는 무슨 운동 전문가가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를 타라고 권유하는지 아마 어리둥절할 겁니다. 하지만 무릎이 아파오기 시작한 퇴행성 관절염 환자라면 그 무릎을 위한 운동에 계단 오르내리기는 절대 포함되지 않습니다. 계단을 오르는 것은 조금 덜 하지만 계단을 내려갈 때 무릎 관절이 받는 부담은 관절의 염증을 더욱 악화시키고 통증을 더 심하게 할 테니까요. 만약 무릎이 아프다면 지금부터는 무조건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를 찾길 바랍니다. 굳이 계단 오르기가 아니어도 무릎에는 다른 운동을 하면 됩니다.

세 번째는 오래 서있기 입니다. 보통 서있는 일을 하거나 집안일을 많이 하는 주부들은 어쩔 수 없이 오래 서있게 되는데, 이 때 무릎에 상당히 많은 부담이 생깁니다. 생각해 보면 허리가 더 아픈 것 같지만 사실상 인체 역학적으로 몸무게의 가장 많은 충격을 흡수하게 되는 관절은 무릎 관절입니다. 우리가 가끔 식당이나 카페에서 보게 되는 높은 의자가 있습니다. 이 의자에 앉게 되면 무릎에 부담을 줄이고 서 있는 것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내 무릎을 위해 이 높은 의자에 앉아 설거지나 서서 해야 하는 일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높은 의자를 하나 장만하는 비용이 인공 관절 수술비 보다 백배나 저렴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 얼마나 훌륭한 사전 투자가 될까요?

네 번째는 하이힐입니다. 하이힐은 여성들에게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생명과도 같은 것이라지요. 물론 저도 가끔씩은 즐겨 신습니다. 그만큼 여성들의 각선미를 길고 늘씬해 보이게 하면서 돋보이게 해주니까요. 하지만 하이힐은 우리 무릎에는 백설공주의 예쁜 독사과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기에는 너무나도 예쁘지만 신으면 그 아름다움을 빌미로 내 무릎을 갉아 먹는 독사과라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하이힐을 절대 벗어 던질 수 없다면 이제부터는 신는 횟수만큼이라도 줄여보기 바랍니다.

지금까지 지긋지긋한 무릎 관절염을 일으키는 다양한 원인들에 대해 알려드렸는데요. 이미 관절염을 앓고 있는 분들은 어떤 운동을 해야 좋은지,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운동을 피해야 하는지에 더 큰 관심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관절염에 좋은 운동을 소개함에 앞서 저희 센터 회원들이 많이 하는 질문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관절염 운동을 하면 연골이 재생되나요?’ 관절염을 앓는 회원 분들의 공통된 질문입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무리 무릎 재활 운동을 열심히 한다 해도 한번 닳아 없어진 연골은 재생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는 말이 있듯이 연골이 아닌 다른 부분을 강화 시키면 관절염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 무릎 관절을 이루는 것은 결코 연골뿐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관절에는 관절막도 있고 관절액도 있고 힘줄도 있고 근육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모여서 관절을 이루는 것입니다.

연골의 부재로 통증이 생기는 관절염은 관절의 다른 요소를 운동으로 강화시킴으로써 통증을 효과적으로 완화 시킬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일상 생활에 지장이 없는 튼튼한 무릎 관절을 만드는 것은 운동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겁니다. 그럼 무릎 관절을 튼튼하게 만드는 운동은 어떤 것일까요? 이미 관절염이 시작되었거나 무릎이 약한 분들은 무릎 관절 강화운동을 할 때 무릎에 체중이 실리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체중의 영향을 받지 않고 무릎을강화 시키는 운동! 지금부터 저와 함께 해 보죠.


김선우 - 국내 1호 헬스 큐레이터로 바디스마일 대표, 아트요가(광명) 대표다. 재활 트레이닝을 포함한 운동과 심리 치료, 영양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KBS TV [아침마당]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여유만만], MBN [엄지의 제왕], TV조선 [내 몸 사용 설명서] 등 다수의 방송에 출연하여 한국인의 몸과 건강, 운동 분야에서 정확한 진단과 최적화된 접근법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주목을 받았다. 고등학교 시절, 유도 국가대표로 활동하다 한양대학교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가 유타주립대학교에서 운동생리학(Exercise physiology)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385호 (2017.05.29)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