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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으로 진화하는 시니어 비즈니스] 시니어는 부양 대상? 유력 소비자로 급부상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핵심 키워드는 식품·보건의료·여가·패션...2020년까지 관련 일자리 13%씩 증가 전망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시니어 비즈니스로 불리는 고령 친화 산업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800만 명에 이르는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는 수적으로 많을 뿐 아니라 과거의 고령자 계층과는 달리 경제력도 어느 정도 갖췄다. 다만 부족한 노후준비, 경기 침체 등의 이유로 이들은 쉽게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사업을 저울질하던 많은 기업이 고전하는 배경이다. 이런 가운데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기술을 앞세워 시니어 비즈니스 시장을 두드리는 젊은 창업가들이 있다. 그들을 만나 시니어 비즈니스 창업 세계를 들여다봤다. 또 일본을 포함한 선진국의 시니어 비즈니스 현황도 살펴봤다.


▎사진:ⓒgetty images bank
인구 고령화로 시니어 비즈니스로 불리는 고령 친화 산업이 순풍을 타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은 ‘고령화 사회’를 넘어 사실상 ‘고령 사회’에 들어섰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만 65세 이상 국내 노인 인구는 2008년 506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0% 수준이었으나, 2014년 652만 명(12.7%), 2016년 699만명(13.5%)으로 꾸준히 늘었다. 2017년 8월 주민등록 인구 발표에서는 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725만 명으로, 전체 인구(5175만 명)의 14%를 넘었다. 유엔(UN)은 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7%를 넘으면 고령화 사회, 14%를 넘으면 고령 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한다. 2000년 고령화 사회로 진입한 지 17년 만에 고령 사회에 진입한 것이다.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세계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빠르다. 외국의 경우 고령화 사회에서 고령 사회에 도달하는 데 걸린 시간은 일본 24년, 독일 40년, 미국 73년, 프랑스 115년이었다. 통계청은 초고령 사회가 9년 후인 2026년에 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더 빨라질 수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 소비 여력 풍부


한국은 어느 나라보다 고령화 속도가 빠른 가운데 저출산 현상이 이어지고, 800만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가 고령층에 진입했다. 앞으로 고령 사회의 주요 계층이 될 현재의 50대는 스스로 부양할 뿐만 아니라, 소비 여력이 높은 특징을 보이고 있다. 소득 수준이 낮고, 필수재 소비에만 한정하던 기존 고령 세대에 비해 소비성향이 높고, 외식·오락·문화 등 질 높은 소비를 즐기는 성향이 뚜렷하다. 빈곤 수준이 극심했던 과거의 고령 세대와 달리, 소비 여력이 충분한 베이비부머는 기업에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 여력이 큰 이유는 보유 재산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한국 토지의 42%, 건물의 58%, 주식의 20%를 보유하고 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치면서 국민소득, 대학 진학률, 거주 형태 등 생활 트렌드가 과거 고령 세대와 다르다. 대부분의 재산을 자녀에게 물려준 후 자녀가 주는 용돈에 의지하며 살아왔던 예전의 고령층과는 구분된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대거 은퇴하면서 시니어 비즈니스 시장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시니어 비즈니스의 규모를 2002년 6조원에서 2010년 22조원으로, 2018년에는 83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광석 삼정KPM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시니어 비즈니스를 위한 기업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자산과 소득을 갖춘 시니어의 증가로 인해 외식·여가·문화 활동에 대한 지출이 높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니어 비즈니스 시장 규모 2018년 83조원 예상


▎고령 친화형 시니어 비즈니스가 진화하고 있다. 시니어 비즈니스 박람회에서 휠체어를 자전거처럼 탈 수 있는 핸드바이크 파라시클을 관람객이 직접 체험하고 있다.
이처럼 경제력 있는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비지니스의 트렌드 변화를 4차 산업혁명의 시각에서 읽어볼 필요가 있다. 시니어 소비자의 수요를 미리 내다볼 수 있는 대표적인 도구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빅데이터를 통해서다. 소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데이터 속에 숨은 시니어 비즈니스의 미래 트렌드와 키워드를 추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분석 기업 타파크로스에 따르면 2014년 초부터 2017년 상반기까지 페이스북·트위터·블로그·카페·커뮤니티사이트의 45억건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1만건이 시니어 비즈니스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니어 비즈니스의 5대 키워드로는 식품·보건의료·여가·패션·반려동식물로 꼽혔다. 식품(26.7%)과 보건의료(20.9%) 관련 키워드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2016년 이후 여가와 패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김용학 타파크로스 대표는 “식품은 최근 4년 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보건의료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둔화하고 있다”며 “질 높은 여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여가 산업은 약진하고, 반려동식물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시니어 비즈니스 키울 인력 양성도 숙제


식품 중에서는 음식에 대한 비중이 가장 컸다. 이어 건강식품, 과일, 커피·음료, 간편식 등이 뒤를 이었다. 다른 세대와 달리 고단백질, 발효 음식, 곡물에 대한 관심이 컸다. 이는 웰빙 푸드로 건강을 관리하려는 의지로 보인다. 건강식품에서는 필수 비타민 외에 뼈와 면역력을 위한 칼슘 제품, 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오메가3의 인기가 높았다. 필수 영양소 섭취로 각종 만성 질환을 관리해 다른 질병의 유발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시니어 비지니스의 타깃을 다양한 웰빙 먹거리 개발에 둘 필요가 있다.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질병 치료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건강수명 관리로 변화한 것이 가장 눈에 띈다.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통해 질환 예방과 조기 발견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정기적인 건강 검진을 통해 여러 질병을 사전에 파악하는 등 다른 세대보다 건강 관련 보도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또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스마트폰 보급으로 개인 스스로 시간과 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산업인 스마트 헬스케어를 통한 맞춤형 건강 관리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니어 소비자는 정적 여가(35.9%)보다는 동적 여가(64.1%)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적인 여가에서는 운동에 관심이 많은데, 꾸준한 운동을 통해 건강 관리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 형성의 목적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외에서 하는 육체 활동과 힐링 여행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려는 트렌드가 눈에 띈다. 배낭 여행에 대한 관심 역시 많다. 정적 여가의 경우 문화와 교육에 대한 관심이 컸다. 재취업·창업을 목적으로 관련 교육을 듣는 경우가 많다.

의외로 패션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여전히 오프라인에서 의류를 구매하는 비중이 크지만, 최근 온라인과 모바일로 쇼핑하는 패턴이 두드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선호하는 패션은 캐주얼 룩(42.8%)으로 나타났다. 기업에서도 캐주얼 복장 착용이 늘고, 자신의 개성과 패션 센스를 드러낼 수 있는 캐주얼 룩이 시니어 세대에서도 대세로 떠올랐다. 반려동식물 역시 인기를 모았다. 자녀 출가와 은퇴로 일상의 무료함과 허전함 때문에 관계에서 정서적 안정을 얻기 위해 반려동식물에 대한 선호가 증가한 것이다. 반려동물의 경우 밥을 챙겨주거나 산책을 시켜줘야 한다는 점에서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어 시니어에 긍정적 요인으로 다가가고 있다. 행운목 등 다양한 공기정화용 반려식물에 대한 관심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김숙응 숙명여대 교수는 “기업은 표적으로 하는 고객에 대해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이들은 주거에 대한 관심도 크므로 집 관련 산업 역시 주목해야 할 산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니어 비즈니스를 담당할 인력을 어떻게 양성할지도 관건이다. 이에 앞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미래 일자리가 어떻게 변할지 우선 파악해야 한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시니어 비즈니스 산업을 이끌 수 있는 전문 인력을 어떻게 양성해야 하는지 방향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구 구조와 노동인구 변화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핵심이다. 저출산, 고령화, 1인 가구의 증가 등 거시적 인구구조 변화가 일어난다. 생산가능인구 감소,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 외국인 근로자의 증가 역시 변수다. 이에 따라 산업 특성과 산업 구조가 변한다. 산업 구조가 고도화하면서 동시에 다른 산업과 융합하는 과정을 거친다. 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의 전략적 지원이 공유경제와 핀테크를 활성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결국 과학 기술 발전이 동시에 이뤄진다. 로봇화와 자동화, 사물인터넷(IoT), 자율 주행, 인공지능(AI), 빅데이터, 3D프린팅, 드론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중심으로 발전하며 기술의 융복합화가 일어난다. 이와 달리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후 변화와 에너지 부족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환경 오염, 기후 변화, 자연 재해와 함께 자원 고갈, 국가 간 자원 경쟁이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제적으로 규제 강화가 이뤄지고 이에 따른 산업 육성과 전문가 양성 전략이 필요하다.

고용 효과 높고 서비스 간 융합 가능

4차 산업혁명이 이뤄지는 과정 속에서 일자리를 만드는 데 불확실한 요인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대내외 경제 상황 변화와 경기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기업의 경영 전략도 변해야 하는데 생산 시설의 해외 이전 또는 국내로의 유턴, 특정 분야·직무의 아웃소싱, 기업 인수·합병(M&A)도 빈번할 것이다. 정부 정책과 법·제도 변화 역시 예측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각종 규제 완화와 새로운 직업 육성, 자격 제도 신설도 일자리에 영향을 준다. 대학 구조조정, 복지 서비스 강화, 로스쿨 제도와 같은 법·제도 변화도 변수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으로 58만 명의 신규 인력 창출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인력이 많이 필요한 분야는 고급 소비재 분야이고, 인력 수요가 가장 급증할 분야로 가상현실 분야가 꼽혔다. 그리고 4차 산업혁명 속에서도 자동화로 대체하기 어려운 직업군의 생존 가능성이 큰 가운데 인력관리(HR)매니저와 경영직 등 전문직 고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시니어 비즈니스 차원에서 일자리 수급 상황을 좁혀 볼 수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유망 고령친화 산업 현황 및 전문 인력 수요 예측’에 따르면 기존 산업의 일자리는 완만히 증가하는 반면, 시니어 비즈니스 일자리는 4차 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020년까지 연평균 13%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2020년 요양산업 72만 명, 용품산업 31만 명, 식품산업 145만 명, 정보산업 27만 명, 교육산업 24만 명, 여가산업 53만 명의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니어 비즈니스는 생각보다 꽤 많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고용 친화적 산업이다. 전체 산업으로 봤을 때 생산액 10억원당 평균적으로 14명의 인력이 필요하지만 시니어 비즈니스에는 15.8명이 필요하다. 특히 요양 분야에서는 생산액 10억원당 가장 많은 33.8명의 인력이 들어간다.

세부적으로 보면 현재 고령자의 지출 비중이 크고, 동시에 소비가 늘어나는 분야에서 일자리 증가를 눈여겨봐야 한다. 식료품, 의류·신발, 주거·수도, 가정용품, 보건의료, 철도 운송, 화훼, 단체 여행 관련 산업이 이러한 요건에 맞는다. 현재 고령자 지출이 많지 않지만 향후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복지시설, 여가, 의복 관련 서비스, 가구 관련 산업에서도 일자리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선 경희대 교수는 “1, 2, 3차 산업혁명 역사의 교훈은 기술 혁신이 산업 형태를 바꾸지만, 시장 수요 증가 덕분에 전체 일자리를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4차 산업혁명은 시니어 비즈니스 관련 제조업과 서비스업 간 융합을 이뤄낼 수 있어 미래 일자리를 위한 큰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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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6호 (2018.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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