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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넘긴 기업 구조조정] 금호타이어·성동조선해양·STX조선 운명은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인력 축소, 임금 반납 등 자구노력이 필수 … 올 상반기에 꼬인 실타래 풀릴지 관심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에서 세번째)이 지난 12월 28일 오전 통영시 성동조선해양을 방문해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백 장관은 이날 조선사 구조조정에 대한 회사와 노조 등의 입장을 청취했다. / 사진:연합뉴스
금호타이어·성동조선해양·STX조선 등 주요 부실 기업의 구조조정이 결국 해를 넘겼다. 구조조정이 계속 미뤄지면서 이들 기업의 ‘생존 골든타임’을 놓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이들 기업은 당초 지난해 구조조정 방안을 확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었고, 새로 들어선 문재인 정부가 기업 구조조정에 뭉그적대는 사이 기업별 구조조정 사안은 되레 꼬이고 있다. 금호타이어만 해도 자구안(경영정상화방안) 마련을 위한 노사 교섭이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12월 12일 노조에 임금 삭감과 정리해고를 골자로 한 자구안을 제시했으나, 뒤이어 열린 노사 교섭은 30분 만에 결렬됐다.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자구안 협상 파행이 이어지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같은 달 28일이던 1조3000억원 규모의 채권만기를 한 달 더 연장했다. 앞서 채권단은 지난해 9월이던 채권만기를 12월로 한 차례 연장한 바 있다. 석달 간 실사를 거쳐 12월 안에 최종 처리 방안을 마련할 셈이었지만, 자구안 협상 파행만 거듭하다 결국 해를 넘기고 말았다.

이들 기업의 구조조정이 해를 넘기게 된 건 정부가 구조조정에 대해 결정을 못했기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가 정치권과 지역사회의 눈치를 보느라 뜸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정부는 출범 7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8일에서야 처음으로 구조조정 등을 논의하는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었다. 2016년 한진해운 청산 과정에서 겪은 논란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당시 정부는 “산업 측면을 고려하지 않고 금융 논리로만 결정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어떤 이유로든 부실 기업의 구조조정에 뜸을 들이면 부작용만 커질 수밖에 없다. 금호타이어 등 주요 부실 기업은 물론 신용공여액이 500억원 이상인 대기업 중 구조조정 대상만 25곳에 이른다. 이자도 못 갚는 한계기업 3100여곳의 구조조정도 서둘러야 할 처지다. 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이라도 신속하게 진단하고 살릴 수 있는 기업은 하루라도 빨리 경쟁력 회복 작업에 나서야 (구조조정으로 인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은행 등 채권단도 같은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실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곧바로 구조조정을 통해 최대한 빨리 살려내는 게 중요하다”며 “결정이 늦어질수록 기업의 회복 가능성도 작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구조조정 대상 기업은 실사만 서너 번씩 받으면서 지칠 대로 지쳤다. 특히 조선산업은 정부가 2015년부터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만신창이다. STX조선해양은 지난해에만 세 차례 실사를 받았고, 성동조선해양은 2016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실사를 받았다.

미적거리던 정부, 시장 중심 구조조정 추진


정부는 뒤늦게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뛰어들었다. 정부는 지난해 연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선제적 부실 예방, 국책 은행이 아니라 시장 중심, 산업·금융 측면의 균형’이라는 ‘신(新) 기업구조조정 추진 방향’을 설정했다. 국책은행 중심으로 이뤄졌던 구조조정의 기본 틀을 바꿔 산업적 측면을 고려한 ‘시장 중심’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2016년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높다는 회계논리에 따라 세계 7위 대형선사 한진해운을 퇴출시킨 입장과 사뭇 달라진 것이다. 우선 정부는 산업진단시스템을 구축해 사전적 구조조정 체계를 만들 계획이다.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 등 유관부처와 한국개발연구원(KDI)·산업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 금융감독원·산업은행 등이 협의를 통해 산업 진단이 필요한 주요 업종을 선정해 정기적으로 점검하기로 했다. 점검 결과를 토대로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시장 중심의 상시 구조조정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기존 채권단 중심의 자율협약, 워크아웃 등의 구조조정 방식에서 벗어나 자본시장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정책금융기관과 민간의 매칭을 통해 1조원 규모의 ‘구조조정 펀드(기업구조혁신펀드, 박스기사 참조)’를 만들 계획이다. 또 조선업과 같이 국민 경제에 영향이 크고, 산업 전반이 부진한 경우 산업적 측면을 적극 고려해 최종 처리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정부는 또 올해 1분기에 조선·해운·자동차 등 수출 주력 산업에 대한 지원 및 구조조정 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경영 위기에 처한 STX조선해양 등 중견 조선사에 대한 방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의 경우 LNG 추진선 등 고부가 선박 발주를 지원하고, LNG 벙커링(LNG를 선박용 연료로 주입하는 것) 산업 활성화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해운업 분야에선 올 상반기 한국해양진흥공사를 부산에 설립해 선박 확충, 화물 확보 등 분야별 경쟁력 확보 전략을 마련할 방침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안이 되고 있는 일부 중견 조선사에 대해서는 외부 컨설팅을 거쳐 산업과 금융 측면을 균형 있게 고려해 빠른 시간 내에 처리 방안이 마련되도록 하겠다”며 “방안이 마련되면 과감하고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성동조선해양·STX조선해양을 찾아 경영진·근로자와 간담회를 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구조조정시 재무적 측면뿐만 아니라 산업적 측면이 균형 있게 반영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조선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곧 혁신성장 전략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P플랜(프리패키지드 플랜)’ 적용 가능성 작아


▎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이 지난해 12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임금 삭감, 정리해고에 반대하는 상경투쟁을 벌이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뒤늦게나마 정부가 부실 기업 구조조정에 적극 나섬에 따라 꼬여만 가던 주요 부실 기업의 운명도 올 상반기에는 어떤 식으로든 결판이 날 전망이다. 가장 먼저 구조조정 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큰 곳은 금호타이어다.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올해 초 경영 정상화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기본 방향은 회사 경쟁력을 살리는 것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일명 단기 법정관리인 ‘P플랜(프리패키지드 플랜)’ 가능성은 작다는 게 채권단의 설명이다.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은 2월까지 외부 컨설팅을 받는다. 정부는 두 조선사의 경쟁력을 진단하기 위해 조선해양플랜트산업협회를 주관으로 하는 외부 컨설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만간 컨설팅 수행기관을 선정하고 신속하게 진행할 예정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컨설팅을 언제까지 끝내겠다는 기간을 정해놓은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진단을 끝낼 방침”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기존 재무실사 결과와 컨설팅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두 조선사 처리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마지막 남은 문제는 부실 기업의 자구노력이다. 산업적 측면을 고려한다고 해도 기업의 자구노력 의지가 얼마나 있는지가 채권단을 움직이는 핵심 키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태껏 구조조정 기업이 고통분담을 통한 자구노력 없이 되살아난 예는 없다. 결국 인력 축소나 임금 반납 등을 포함한 자구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인력 감축 등에 대한 노사 합의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당장 금호타이어 노조(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는 12월 29일 채권단과 정부에 부채 감면과 구조조정 중단을 요구하며 상경투쟁을 벌였다. 금속노조 성동조선지회와 STX조선지회도 일방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중단하라며 매주 상경투쟁을 벌이고 있다. 더구나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 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치권이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남발하면 문제가 더 꼬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이 엇갈림 속에서도 내재가치가 높아질 상품을 고른다면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될 수 있다. 한번 균형을 이탈한 시장은 자동조절 기능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금융시장에서는 어느 한 쪽에서 가격이 크게 움직이면 이를 완화·상쇄하는 반대 거래가 이뤄져 균형을 이루는 모습을 보여왔다”며 “이럴때 내재가치가 높은 종목은 성공투자의 시금석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금융투자 관련 책을 두 권 더 낼 생각이다. 두 번째 책은 이미 집필을 시작했다. 저자는 “고령화 사회 진입을 목전에 앞둔 한국적 상황을 고려할 때 이자소득에 의존해서 살기는 어려워진다”며 “저성장,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시대에는 기본에 충실하고 균형감을 잃지 않은 투자가 필요한 만큼 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지침서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박스기사] 1조원대 기업구조혁신펀드 출범 - 8개 은행 5000억원 출자…중소·중견기업 구조조정 지원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1조원 규모의 ‘기업구조혁신펀드’가 4월 운영을 시작한다. 기업 구조조정의 주체를 정책금융기관이 아닌 민간 자본시장으로 바꾸겠다는 정부의 전략에 따른 것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8일 8개 은행(산업·수출입·기업·우리·농협·KEB하나·KB국민·신한은행)과 자산관리공사(캠코), 한국성장금융는 올해 2월까지 기업구조혁신펀드 모(母)펀드에 총 5000억원을 출자키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정부는 모펀드 규모 이상으로 민간투자자를 유치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전체 펀드 규모는 1조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 기업구조혁신펀드 조성은 지난 4월 금융위가 발표한 ‘신(新) 기업구조조정 방안’ 중 하나다. 산은·수은 같은 정책금융기관이 직접 구조조정을 이끄는 대신 자본시장에 구조조정을 맡기는 형태다. 민간 사모펀드(PEF)가 부실 기업 채권을 인수해서 경영 정상화를 꾀하는 방식으로 기업 구조조정이 이뤄진다. 다만 지금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규모의 사모펀드가 없다. 따라서 은행과 정책금융기관이 기업구조혁신펀드에 5000억원을 출자해 판을 키우려는 것이다.

기업구조혁신펀드의 자금은 중소·중견기업에게 주로 공급할 전망이다. 지원 대상 기업이나 규모가 딱 정해져 있지 않지만 펀드 규모가 1조원 정도이기 때문에 대기업은 지원하기 어렵다. 중소·중견기업 가운데 회생형 시장(존속가치>청산가치)의 기업에 먼저 투자하고, 이후 청산형 시장(청산가치>존속가치)의 부실채권(NPL)에 투자한다. 민간운용사가 매칭 투자해서 만든 자(子)펀드는 부실 기업의 채권과 주식을 사들인 뒤 출자전환과 지분투자 등을 통해 경영권을 쥐고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기업이 정상화되면 펀드는 이를 비싼 값에 되팔아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금융연구원은 기업구조혁신펀드로 총 1조원의 투자가 신용위험등급 C등급 기업에 이뤄진다면 생산유발효과가 2조원, 취업유발효과가 1만1000명에 달한다는 추정치를 내놨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시장 참여자가 돈 되는 곳에 찾아가는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이 되도록 하려는 것”이라며 “규모가 크고 이해관계가 많은 기업(구조조정)은 (여전히) 채권금융기관 중심이 되겠지만, 점차 시장 중심으로 나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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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7호 (2018.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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