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나온 K9 풀체인지 모델 … 최신 주행 장치와 합리적인 가격 내세워
▎사진 기아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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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을 넘어 감성으로(Technology to Emotion)’. 돌아온 기아자동차의 기함 K9을 소개하는 슬로건이다. 기아자동차는 4월 3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THE K9’을 공식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6년 만에 완전변경한 모델이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은 “THE K9을 통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기아를 발견하실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K시리즈의 2세대 라인업을 완성하고 기아차 브랜드의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브랜드 최상위 모델답게 K9에는 한국 도로법이 허용한 최신 주행보조기술이 총망라됐다. K9의 전 트림에는 차로유지보조(LFA), 전방·후측방·후방교차 충돌방지보조(FCA·BCA-R·RCCA), 안전하차보조(SEA),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 등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을 적용했다.기존 장비에서 한 단계 발전한 기능도 주목할 만하다. 차로 유지 기능을 보자. 앞차와 거리를 유지하며 차로 중앙으로 달릴 수 있게 하는 장비다. K9에선 고속도로뿐만 아니라 일반 도로에서도 사용이 가능해졌다. 크루즈 컨트롤엔 내비게이션 기능이 더해졌다. 크루즈 컨트롤을 설정하면 운전자가 정해 놓은 속도 이내에서 자동차가 알아서 가속과 감속을 한다. 이때 내비게이션 지도 정보에 곡선으로 등록된 도로를 달릴 때는 알아서 속도를 줄이는 식이다. 기존에는 앞차가 속도를 줄이지 않는 한 곡선 구간이어도 최대 속도로 달리려고 하기 때문에 흔들림이 발생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은 세단 승용차 중에서는 K9이 최초다.
최신 주행보조기술 총망라
▎사진 기아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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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방향지시등 조작시 해당 방향 후측방 영상을 클러스터에 표시하는 후측방모니터, 터널 진입 전 자동으로 창문을 닫고 내기순환 모드로 전환하는 ‘터널연동 자동제어’, 하이빔 보조(HBA), 운전자주의 경고(DAW) 등 다양한 안전편의 사양을 적용해 차량 이용에 관련된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도록 돕는다.기아차는 K9을 3.8 가솔린, 3.3 터보 가솔린, 5.0 가솔린 등 3개 등급으로 나눠 출시했다. 세부 옵션으로 나누면 모두 8가지다. 모든 모델에 앞서 설명한 주행 보조기술을 적용했다, 이는 기아차가 K9의 컨셉트를 ‘직접 모는 최고급 세단’으로 잡아서다. K9의 경쟁 모델로 현대차동차의 제네시스 G80과 EQ900이 꼽힌다. 이들의 VIP석은 뒷편 오른쪽 좌석, 일명 회장님 자리다. 차별화를 위해 K9은 핸들을 잡고 운전을 즐기는 오너 드라이버를 겨냥했다. 당연히 자동차의 VIP석도 운전석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G80은 3만9700대, EQ900은 1만2271대가 판매됐다. 기아차는 신형 K9 판매 목표량을 올해 1만5000대, 내년은 2만대로 잡았다. 한 달에 1600대 이상은 팔아야 이룰 수 있는 목표다.대형차 시장판을 뒤흔들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고개가 또 하나 있다. 수입 프리미엄 세단과의 경쟁이다. 한국 수입차 판매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벤츠의 E·S클래스, 수입차 판매 1위 복귀를 외치는 BMW 5·7 시리즈, 다시 판매를 재개한 아우디 6·8 시리즈가 경쟁 상대다. 하나 같이 만만치 않다. 기아차는 외모부터 성능까지 밀릴 게 없다는 입장이다. 팬톤 색채 연구소와 협업해 무드 조명 앰비언트 라이트를 장착했고, 스위스 시계 브랜드 모리스 라크로와와 협업한 아날로그 시계를 탑재했다. 수입차에선 찾기 어려운 서비스도 제공한다. THE K9 멤버십 고객은 하루 최대 8시간 전문기사 서비스 제공 및 차량 정비, 식사 예약, 간단한 쇼핑 대행 서비스 등을 포함한 ‘프리미엄 쇼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전국 20개 제휴 골프 연습장에서 전문 인스트럭터가 진행하는 ‘프리미엄 골프 레슨 서비스’ 중 1개를 추가 선택할 수 있다.
직접 모는 최고급 세단이 개발 컨셉트
▎사진 기아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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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도 좋지만 기자가 볼 때K9의 최강점은 가격이다. 최신 장비를 쏟아 부었음에도 동급 경쟁 차량에 비해 가격이 2000만원 정도 낮다. 판매 가격은 3.8 가솔린 모델 5490~7750만원, 3.3 터보 가솔린 모델 6650~8230만원, 5.0 가솔린 모델 9330만원이다. 차량 크기 및 성능을 비교하면 어느 수입 브랜드에 비해도 우위에 있다는 게 기아차의 설명이다. 일단 첫 출발은 괜찮아 보인다. 10일 간 실시된 사전계약에서는 2000대가 예약됐다. 기아차 관계자는 “대형 고급 세단 분야에선 타사 브랜드 어느 모델과 비교해도 뒤질 것이 없는 탁월한 자동차”라며 “국내 대형차 시장에서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일으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기아차의 야심찬 도전이 어떤 성과를 거둘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