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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대한민국 100대 기업의 CEO | 금융 부문 1위 KB금융 윤종규 회장] ‘3조 클럽’ 가입하며 리딩뱅크로 우뚝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비이자수익 부문과 뒤늦게 뛰어든 해외 사업에서 성과 내야

금융 부문 1위를 차지한 KB금융은 지난해 3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했다. 2008년 KB금융지주 출범 이후 처음으로 신한금융지주를 앞지르고 리딩뱅크로 올라섰다. 특히 당기순이익뿐 아니라 시가총액, 주가 등도 신한금융 지주를 앞질렀다. KB금융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4조159억 4957만원으로 전년보다 139.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9조2292억6540만원으로 54.71%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54.5% 증가한 3조3119억원을 기록했다. 이로써 KB금융은 리딩뱅크 지위를 9년 만에 되찾았다. 신한금융이 2011년 처음으로 3조1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이후 금융사 중 순익 3조원을 넘긴 곳은 지금껏 나오지 않았다.

주력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이 여신 성장과 시장 금리 상승을 발판삼아 수익성을 회복한 것이 KB금융 실적을 견인한 주요 동력이었다. KB국민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1750억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125.6% 증가했다. 순이자 마진(NIM)은 신용대출과 중소기업대출 증가를 통해 전년보다 13bp(1bp=0.01%포인트) 오른 1.71%를 보였다. 비은행 계열사로 이익 기반을 확대한 것도 지주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KB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717억원, KB손해보험은 3303억원, KB국민카드는 2968억원을 기록했다. KB금융의 실적 호조세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KB금융은 올 1분기 당기순이익 9682억원을 기록하며 신한금융(8575억원)과 1000억원 이상 차이를 벌렸다. 특히 KB국민은행의 1분기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4% 증가한 6902억원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이끌었다. 여기에는 명동 사옥 매각을 통한 1150억원의 일회성 이익이 포함된 영향도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대출을 늘린 것도 밑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는 특히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에 따라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 같은 호실적에도 KB금융이 2년 연속 ‘3조 클럽’에 들고 리딩뱅크 자리를 수성하려면 취약한 생명보험(KB생명보험) 부문 강화와 뒤늦게 뛰어든 해외 사업에서 성과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KB생명보험은 올 1분기 기준 총자산 9조1157억원으로 KB금융 계열사 12곳 가운데 5번째로 몸집이 크다. 하지만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을 보면 총자산 규모가 더 작은 KB캐피탈(353억원)·KB자산운용(114억원)·KB부동산신탁(146억원)보다 낮은 47억원을 거뒀다. 경쟁 금융그룹에 비해 비교적 늦게 뛰어든 해외 사업에서도 이렇다 할 성과가 아직 없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해외 순익 비중이 전체 순익의 13.7%를 차지했지만, KB금융은 전체의 1%대에 머물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KB금융은 금융권 순위를 가를 비이자이익 부분이 신한금융에 비해 취약하다”며 “1분기에는 일회성 요인으로 우위에 섰지만 약점을 보강하지 않으면 신한금융에 다시 리딩뱅크 자리를 내줄 수 있다”고 말했다.

1435호 (2018.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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