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울리는 ‘머스탱 노트’ 주행 쾌감 더해...1초에 1000번 충격 감지, 승차감도 좋아져
▎신형 머스탱은 이전 모델에 비해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자랑한다. / 사진:포드코리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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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차가 출시되면 흔히 독일차와 비교한다. 성능·디자인·경제성 등 여러 측면에서 많은 소비자를 만족시키기 때문이다. 벤츠·BMW·아우디 등 독일 3사가 세계 자동차 시장의 표준을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런데 이런 비교를 거부하는 차도 있다. 포르쉐 박스터나 포드 F150, 캐딜락 엑스컬레이드 등이 대표적이다. 일반 문법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개성과 존재감으로 독자 시장을 구축하고 있는 모델들이다.포드 머스탱도 그런 부류다. 넘치는 힘과 거친 운전 감성으로 경쾌함과 날렵함을 자랑하는 유럽 스포츠카들과는 다른 매력을 뽐낸다. 다부진 체격과 8기통 엔진이 뿜는 원초적인 배기음은 운전자들의 질주 본능을 깨운다. 수억원대 수퍼카가 아님에도 머스탱에 시선이 몰리는 이유다. 머스탱은 지난해 12만5809대(IHS마킷 조사)가 신규 등록돼 3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포츠 쿠페에 선정되는 등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1~2세대의 대성공 이후 3~4세대 모델은 유럽·일본차 따라하기 급급하다 자기 정체성을 잃고 방황했다. 그러나 5세대부터 머슬카 본연의 모습을 되찾고 확실한 자기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뉴 머스탱은 지난 4월에 나왔다. 2015년 6세대 모델을 출시한 지 3년 만에 내놓은 부분변경(페이스 리프트) 모델이다. 4기통 에코부스트 엔진을 얹은 2.3L와 8기통 자연흡기 엔진을 장착한 5.0L GT 2종이다.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전 모델에 비해 달리기 성능이 개선됐다. 정통 스포츠 감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츠카로서 평가해 달란 얘기다. 지난 6월 8일 강원 인제스피디움에서 이 모델을 만나봤다. 인제스피디움은 코스 높낮이가 크고 급커브 구간이 많아 출력·코너링 등 머스탱의 스포츠성을 시험하기 제격이었다.근육질 남성을 연상시키는 머스탱의 외관은 이전 6세대 모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현재 머스탱의 디자인은 2005년 출시된 5세대 모델에 기반을 뒀다. 5세대 모델은 1세대의 머슬카 디자인 철학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상어의 입과 코 형태의 공격적인 전면부와 주행 감성을 높여주는 짧은 오버행, 긴 축거, 뒷좌석에서 날렵하기 깎인 C필러. 새 모델은 여기에 전면부 범퍼와 유기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의 디자인에 선을 살려 세련되게 처리했다. 전 모델에 비해 전고를 30㎜ 낮추고, 전폭을 35㎜ 늘려 스포티한 느낌을 더욱 강조했다. 곡선을 주로 사용하는 포르쉐와는 달리 직선을 살려 전체적으로 공격적인 느낌이 강하다. 해외에서는 옵션인 리어 스포일러를 국내에서는 기본 사양으로 장착했다. 실내 디자인은 12인치 액정표시장치(LCD) 디지털 계기판을 장착한 것 외에는 전 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 후드가 낮아져 운전석 시야는 더 넓어졌다. 다만 뒷좌석은 앞뒤가 좁고 천정이 낮아 성인이 탑승하기엔 무리였다. 사실상 2인승 스포츠카로 봐도 무방하다.운전석에 앉아 가속페달을 살짝 밟으면 ‘으르릉’ 하는 머스탱 특유의 배기음이 먼저 귀에 들어온다. 대배기량에 8기통 엔진, 긴 실린더의 사운드는 중저음에 우렁차다. 고음역대에서 폭발하는 듯한 소리를 내는 유럽 스포츠카들과 비교된다. 특히 감·가속 때 자연흡기 엔진 특유의 팝콘을 튀기는 듯한 ‘파파팍’ 소리도 매력적이다. 포르쉐의 배기음을 ‘포르쉐 노트’라고 부르는 것처럼, 머스탱 고유의 배기음도 ‘머스탱 노트’라고 부를 만하다. 다만 머스탱의 배기음은 5.0L GT 모델에서만 느낄 수 있다. 2.3L 모델은 배기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
직선 살린 공격적 디자인, 뒷좌석 탑승은 무리
▎사진:김유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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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L GT 모델을 타고 2.3k.m 길이의 인제스피디움 A코스를 주행했다. 주행모드는 스포츠모드였으며, 패들시프트를 사용해 직접 변속했다. 먼저 가속감은 만족스럽다. 가속페달을 지긋이 밟아도 기대 이상의 힘을 발휘한다. 미션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6단 미션을 사용한 전 모델은 무디고 느린 변속감이 문제로 지적됐다. 그러나 새 모델은 10단 미션을 적용해 이 점을 대폭 개선했다. 머스탱이 10단 미션을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몸이 뒤로 젖혀질 정도는 아니지만, 기어비가 촘촘해 가속 반응이 빠르고 부드러워졌다.트랙의 직선 구간이 시작할 때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직선 구간이 끝날 때 쯤엔 시속 230~240km까지 올라있다. 차체가 크고 진동·소음 처리도 잘해 고속주행에도 안정적으로 느껴졌다. 다만 감속 때 미션 반응은 둔한 편이라 감·가속이 반복되는 급커브 구간은 주행이 다소 어려웠다. 5.0L GT 모델의 최대 출력은 446마력, 최대 토크는 54.1kg·m다. 수치상으로는 BMW M4(450마력, 56.1kg·m)와 비슷하다. 가속력을 확인하기 위해 런치컨트롤도 시도했다. 정지 상태에서 가속페달과 브레이크페달을 동시에 밟은 후 브레이크 페달을 떼자 차 전면부가 좌우로 심하게 미끄러지며 앞으로 나아갔다. 뒷바퀴에서 과도하게 전달된 동력으로 차 전면부가 살짝 들리는 피칭 현상이 발생해 앞바퀴 접지력이 떨어진 것이다. 유럽차는 차체가 낮고 무게 중심이 아래에 쏠린 데 비해 머스탱은 차체가 크고 높아서다.
아기자기한 맛 없지만 산길 와인딩도 거뜬할 듯코너링도 전 세대와 비교해 크게 개선됐다. 머슬카는 후륜 구동에 힘이 좋은 데다 차체가 높기 때문에 예리한 곡선 주행이 어렵다. 고속으로 코너를 돌았다간 차량의 뒤가 밀려 헛도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오버스티어 현상은 머스탱이 고질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다. 그러나 새 모델은 10단 미션을 적용한 덕분에 차의 뒷바퀴가 흐르는 성향이 많이 줄었다. 기어 단수가 촘촘해 바퀴에 힘이 온전히 전달돼서다. 바퀴에 전해지는 충격을 1초에 1000번 감지해 서스펜션의 강도를 조절하는 마그네라이드 댐핑 시스템이 적용된 점도 코너링 성능 개선에 일조했다. 승차감 역시 좋아졌다. 시속 50km까지는 안정적인 코너링이 가능할 듯한 느낌이다. 산길 와인딩 주행도 거뜬해 보인다. 다만 차체가 커 아기자기한 코너 주행은 어려웠고, 코너에서 스포츠 주행을 즐기기에는 스티어링휠이 지나치게 컸다.머스탱에는 이탈리아 브렘보의 6p 디스크 브레이크를 장착했다. 200km 이상 속도에서 3~4회 나눠 밟으면 안정감 있게 감속할 수 있었다. 급제동 때도 머스탱의 폭발적인 힘을 제어하기에 충분했다. 제일제당레이싱의 김동은 선수는 “머스탱은 배기량이 커 승용차 몰듯 몰면 적지 않은 이질감을 느낄 수 있다. 운전의 본질적인 재미에 집중하면 상당한 재미와 쾌감을 느낄 수 있다”며 “자연흡기 엔진의 희소성과 향상된 코너링 성능도 큰 매력”이라고 설명했다. 신형 머스탱은 쿠페와 컨버터블 모델이 나왔다. 가격은 2.3L 에코부스트 쿠페 4800만원, 컨버터블 5380만원이며, 5.0L GT 쿠페 6440만원, 컨버터블 694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