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국내 최고가 주거시설은?]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 레지던스 235억원 

 

내년 기준시가 대상에 이름 올려… ㎡당·실별 기준시가 모두 1위

▎지상 123층의 잠실 롯데월드타워 42~71층에 자리잡은 시그니엘 레지던스가 국내 최고가 주거시설로 공인받았다. 시그니엘 레지던스 내부에는 세계적인 명품이 설치돼 있다.
지상 123층, 높이 555m의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의 초고층·초고가 럭셔리 주거용 오피스텔인 시그니엘 레지던스가 구겨진 체면을 1년 만에 살렸다. 지난해 초 준공했지만 올해 기준시가 명단에서 빠져 ‘공인 몸값’을 인정받지 못했다가 내년도 기준시가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국세청은 12월 10일까지 전국 64만실(수도권 51만실)의 내년도 예정 기준시가를 열람하고 있다. 기준시가는 한국감정원이 실거래가격·호가·건물특성 등을 고려해 일반적인 거래 가능 금액으로 평가하는 적정가격에 공시비율을 적용한 금액이다. 정부의 공인 몸값인 셈이다. 기준시가는 양도소득세·상속세·증여세 산정에 활용된다. 국세청은 그동안 공시비율을 80%로 적용하다 이번에 82%로 올렸다. 기준시가 등 정부가 산정하는 공시가격의 낮은 시세 반영률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기준시가 대상은 지난 8월까지 준공된 연면적 3000㎡이나 100실 이상이다.

시그니엘 레지던스(전용 133~829㎡, 223실)는 지난해 초 준공했기 때문에 당초 올해 기준시가 조사 대상에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공실이 많다는 이유로 제외됐다. 국세청은 분양률이 낮을 경우 가격 산정이 어려워 조사에서 뺀다. 이번 조사에서도 분양률이 그렇게 높지 않지만 국세청은 기준시가 고시 대상에 포함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초고층 등으로 관심을 많이 받는 건물이어서 2년 연속해 기준시가에서 제외할 경우 논란이 있을 수 있어 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올라가고 있는 분양률도 고려됐다.

총 223실 중 50여 실이 등기부등본에 올라


기준시가 열람 내용을 확인한 결과 시그니엘 레지던스가 기준시가 데뷔와 동시에 전국 최고가가 된다. 단위면적당뿐 아니라 실당 가격도 마찬가지다. 시그니엘 레지던스의 실별 가장 비싼 ㎡당 기준시가가 1102만8000원이다. 70층의 가장 큰 전용 829㎡다. 실별로 가장 낮은 ㎡당 기준시가는 44층 830여만원이다.

그동안 줄곧 ㎡당 기준시가 1위 자리를 지켜온 강남구 청담동 피엔폴루스의 가장 비싼 금액보다 높다. 피엔폴루스 맨 꼭대기층 복층형 펜트하우스인 전용 316㎡의 ㎡당 내년도 예정 기준시가가 796만3000원이다.

실별 기준시가를 보더라도 시그니엘 레지던스 전용 829㎡가 단연 최고가격이다. 235억원이다. 공동주택을 포함해도 따라올 집이 없다. 내년도 주택 공시가격이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올해 가장 비싼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68억5600만원이다. 서초구 서초동 트라움하우스5차 전용 273㎡다. 공급면적 3.3㎡당 기준으로 보더라도 시그니엘 레지던스가 7800여만원으로 훨씬 더 비싸다. 트라움하우스5차는 6000만원 정도다.

시그니엘 레지던스 기준시가는 분양가의 60~70% 선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과 비슷하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비교 대상이 없는 랜드마크여서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잠실 일대 아파트 공시가격을 산정할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분양가를 중심으로 평가했다”고 말했다. 시그니엘 레지던스 분양가가 공급면적 3.3㎡당 평균 6800만원이고 실당 최저 40억원대에서 전용 829㎡가 최고 300억원가량이다.

준공 2년이 다가오는 시그니엘 레지던스의 분양률은 어느 정도일까.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총 223실 중 50여 실이 등기부등본에 올라가 있다. 전체의 30% 정도다. 시행사인 롯데물산 관계자는 “고가여서 계약 후 잔금 완납 시간을 6개월 이상 길게 주고 있다”며 “실제 분양률은 2배 정도이고 아직 등본에 올라가지 않은 실이 많다”고 말했다.

등본상 50여 실의 총 거래가격은 3000여 억원이다. 실당 42억~89억원이다. 절반 가까이는 법인 명의로 돼 있다. 제주 등 지방 업체도 더러 있다. 외국인 바이어 접대용이나 업무용 등으로 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개인 매입자는 대부분 강남권 거주자다. 국내 초고층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의 원조격인 타워팰리스에서도 여럿 샀다. 부산 해운대 등 지방에서도 잇따라 샀다. 중국·대만·일본인도 눈에 띄었다. 내국인 매입자 직업은 기업인·연예인 등 다양하다.

워낙 비싸기 때문에 세금이 만만찮다. 주거용으로 쓰면 주택분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한다. 다른 주택이 없다고 볼 경우 기준시가를 기준으로 계산한 전용 829㎡의 내년도 재산세가 8000여 만원, 종부세 4억8000만원 등 총 5억6000만원 정도다. 다른 주택이 있으면 다주택자로 내년부터 종부세가 중과된다. 정부는 3주택 이상 보유자에 대해 세율을 0.3%포인트 가산할 계획이다. 2주택 이하 세율이 0.5~2.5%인데 3주택 이상은 0.5~2.8%다. 관련 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 올라가 있다.

명품 마감재에 호텔식 서비스 제공

시그니엘 레지던스는 초고가인 만큼 내부 마감재와 부대시설 등이 고급스럽다. 실내는 유럽산 고급 마감재와 명품 설비가 적용된다. 침실과 거실, 주방에는 유럽산 원목마루, 유럽산 타일, 천연대리석, 친환경도장 등으로 마감했다. 빌트인으로 제공되는 불탑의 맞춤형 주방가구와 가게나우·밀레의 생활가전을 비롯해 판티니, 안토니오 루피, 잉고마우러의 수전 및 조명까지 명품 설비가 적용된다.

최첨단 설비와 시스템도 갖췄다. 중앙공조 방식의 세대환기 시스템이 적용되고, 냉방용과 난방용 배관을 따로 둬서 냉난방 전환이 쉽고 거실 냉방과 침실 난방을 동시에 이용이 가능하다. 또 세대별 음식물 쓰레기 이송설비 및 층별 일반쓰레기 이송설비가 적용돼 편의성을 높였다. 진도 9 이상에서도 견딜 수 있는 내진설계가 돼 있다. 미세먼지는 물론 공기 중에 떠 다니는 곰팡이, 박테리아를 걸러주는 3단계 실내환기시스템도 갖췄다.

고급 호텔서비스가 제공되는 것도 눈길을 끈다. 컨시어지 서비스를 도입해 입주민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생활편의를 제공한다. 42층에 입주민 전용 커뮤니티시설이 들어서 있다. 입주민 개개인의 바이오리듬과 체성분을 분석해 최적화된 운동을 도와주는 피트니스시설과 고급 레지던스 카페, 각종 모임을 열 수 있는 파티룸이 있다. 각종 강연·세미나까지 가능한 컬처홀과 악기나 성악레슨이 가능한 레슨룸은 방음시설을 갖추어져 있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곳곳에 이우환·이재효·이이남 작가 등 국내외를 내로라하는 거장들의 예술작품 10여 개를 전시해 예술성도 강조했다”고 말했다.

- 안장원 중앙일보 기자 ahnjw@joongang.co.kr

1462호 (2018.12.10)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