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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경제 반등할까?] 수출·민간소비 감소로 고전 예상 

 

김득갑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 객원교수
유로지역 성장률 1.6~1.8%에 그칠 전망 … 보호무역주의, 브렉시트, 미 금리 인상 등 변수

▎독일 프랑크푸루트에서 2018년 12월 열린 통화정책회의에 참석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ECB가 펼쳐온 금융완화정책이 새해에는 긴축모드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 사진:로이터
유럽연합(EU·28개 회원국)은 경제 규모 세계 2위(2017년 비중 21.6%)의 경제통합체다. 또 EU 회원국 중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으로 구성된 유로지역은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5.8%를 차지하고 있다. EU 또는 유로지역 경제가 유럽 경제를 대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럽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발생한 재정위기로 2009년과 2012년 두 차례에 마이너스 성장을 경험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GDP 규모가 5.8% 감소했으며 이후 재정위기의 충격으로 GDP가 1.7% 감소했다.

2018년 말 현재 유럽 경제는 6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년 간의 위기 극복 과정에서 수출과 내수가 번갈아가며 유럽 경제의 성장엔진 역할을 했다. 수출 주도 기간(2010~2013년)에는 부진한 내수를 대신해 수출이 유럽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다. 유로화 약세에 따른 가격 경쟁력 제고(환율효과)와 유럽 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 증가에 힘입어 유럽의 역외수출이 이 기간 동안 53% 증가했다. 이후에는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한 내수 부문이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 내수 주도 기간(2014~2017년)에 유럽중앙은행(ECB)은 경기 침체를 막고 재정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금리 인하에 이어 2015년부터 비전통적 통화정책 카드를 동원했다. ECB가 공격적인 금융완화정책(양적완화와 초저금리)을 시행하면서 그동안 부진했던 내수경기가 차츰 회복되기 시작했다.

ECB의 ‘금융완화정책→유동성 증가와 시장금리 하락→은행권의 민간대출 증가→기업 투자 확대 및 주택 수요 증가→고용 증가 및 주택가격 상승→실질가처분소득 향상에 따른 민간소비 증가→설비투자 증가’의 선순환 구조가 작동해 내수 전반에 걸쳐 회복세가 확산됐다. 유로지역의 전체 GDP에서 54%를 차지하고 있는 민간소비는 2018년 말 기준 2013년에 비해 8% 증가했다. 또 회원국 간에 편차는 크지만 한때 12%를 상회하던 유로지역의 실업률도 꾸준히 떨어져 2018년 10월 기준 8.1%로 하락했다. 한편 2017년에는 수출과 내수 모두 호조를 보여 유럽 경제가 2.4%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2017년 3분기 이후 성장세 둔화


유럽 경제는 2017년 3분기에 정점을 찍은 후 성장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다. 2017년에 4분기 내내 0.7%를 기록했던 유로 지역의 분기별 성장률(전기 대비)은 2018년 1~2분기에 각각 0.4%로 하락했으며, 3분기에는 0.2%로 더욱 낮아졌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보면 유로지역 경제의 성장률 하락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2017년 2~4분기에 각각 2.5~2.8% 성장했으나, 2018년 들어서는 2.4%(1분기)→2.2%(2분기)→1.7%(3분기)로 계속 둔화됐다. 2017년에 강한 경제 성장을 주도했던 수출과 민간소비 모두 둔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2018년 유로지역 경제의 성장률은 2%를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최근에 예측치를 발표하는 기관들마다 유럽 경제의 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유럽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은 여러 요인에 기인한다. 우선 유럽 경제 호조로 아웃풋 갭(실제 성장률-잠재 성장률)의 플러스가 확대돼 인플레이션 압력이 점차 강해짐에 따라 잠재적 경제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EU집행위의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와 재정위기를 거치면서 유로지역 경제의 기초체력이 약화돼 잠재성장률(2017년 1.4%)이 위기 이전 수준(1.8%)을 밑돌고 있다. 또 미·중 통상마찰 심화 등 교역환경 악화에 따른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 미국의 금리 인상, 국제유가 상승 등이 대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소비자물가 상승에 따른 실질 가처분소득의 증가세 둔화와 채권시장 불안에 따른 시장금리 상승,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와 관련한 불확실성 등이 내수 경기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ECB가 집계하는 경기체감지수(ESI)와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각종 선행지표들이 2018년 초를 기점으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어 유럽 경제의 성장 둔화를 예고하고 있다. 실제로 유로지역의 소매판매 추이를 보면, 2017년에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월평균 2.3% 증가했으나, 2018년 1~9월에는 1.5%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9년에는 내수와 대외 여건 모두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최근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유럽 경제가 성장세를 되찾을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이런 경기 둔화 추세를 감안한다면 2019년 유로지역 경제의 성장률은 2018년보다 0.2∼0.3%포인트 낮은 1.6~1.8%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비관적인 전망의 근거는 다음과 같다. 우선 그동안 내수경기의 마중물 역할을 해왔던 ECB의 금융완화정책이 2019년에는 긴축 모드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ECB는 2018년 12월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당초 예상대로 현재 ‘0(제로)%’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그동안 경기 부양을 위해 추진해온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2018년 말로 종료하기로 했다. 또 ECB는 유로존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18년 9월 예상한 2.0%에서 1.9%로 내려 잡고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1.8%에서 1.7%로 하향 조정했다.

그동안 ECB의 양적완화정책을 둘러싸고 찬반양론이 있어왔지만 유럽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유동성 공급을 통한 경기 부양’이라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양적완화정책을 통해 ECB가 그동안 사들인 채권 규모는 2018년 10월 말 현재 약 2조5500억 유로(유로지역 GDP의 22.7%)에 달한다. ECB는 2015년 3월부터 시작된 채권 매입액을 2017년부터 점차 줄여왔는데, 한때 월 800억 유로에 달했던 채권 매입 규모가 2018년 10월부터 월 150억 유로로 축소됐다. 이탈리아의 국채금리 상승 우려에도 ECB는 2018년 말에 채권 매입을 완전 중단할 방침이다.

다만, ECB는 현재의 정책금리 수준(기준금리 0%)을 적어도 2019년 여름까지는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이는 ECB가 2019년 3분기 이후 금리 인상에 나설 것임을 의미한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시점을 2019년 10월로 예상하고 있다. 금리 인상에 나서더라도 ECB는 금리 인상을 점진적으로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초저금리 정책이 2019년에 유럽 경제의 급격한 둔화를 막아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노동시장의 호조세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민간소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9년 유로지역의 실업률은 위기 이전 수준(2008년 1월 7.3%)에는 못 미치겠지만 7%대 중반까지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중앙은행, 2019년 10월경 금리 인상 전망

문제는 수출이다. 대외 여건 악화로 유럽의 수출 증가세가 둔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019년 유럽 경제에서 가장 큰 하방리스크 요인은 무역전쟁 악화 가능성이다.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세계 각국이 노력하고 있지만, 미·중 무역분쟁이 세계 경제의 패권을 둘러싼 패권국과 도전국 간 헤게모니 싸움의 성격이 강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미 발표됐거나 고려 중인 조치들, 그리고 아직 시행되지 않은 조치들(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 보복조치 등)까지 모두 발동될 경우 세계 GDP는 2020년에 0.8% 이상 감소하고, 장기적으로 약 0.4% 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함께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의 금융 불안이 초래될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유럽 경제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유로지역의 재화와 서비스 수출 규모는 GDP 대비 27.9%에 이른다. 이는 미국(12.1%)·중국(19.6%)·일본(18.0%)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경쟁국들에 비해 유럽 경제의 대외 의존도가 높음을 보여준다. 또 유로지역 내 수출 기업들은 2017년 1~8월에 진행된 유로화 강세(실효환율 기준 5% 절상)의 뒤늦은 여파도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대외 악재가 동시에 현실화될 경우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의 수출 동력이 크게 훼손될 것으로 우려된다.

2019년에는 영국과 이탈리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럽 경제의 둔화세를 증폭시킬 수 있는 변수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과 이탈리아의 재정건전성 악화가 2019년 유럽 경제의 하방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2019년 3월 29일 EU 탈퇴가 예정돼 있는 영국은 EU와 합의한 브렉시트 합의안을 비준해야만 EU 탈퇴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합의안에는 북아일랜드 국경문제, 전환기간 연장, 미래관계, EU법 적용, 금융서비스 등 영국의 국익과 직결된 중요한 사항들이 다수 담겨 있다. 브렉시트와 관련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 내지 심화될 경우 영국 금융시장의 불안은 물론 노딜(No deal) 브렉시트 우려가 유럽 경제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브렉시트, 이탈리아 재정건전성이 변수


한편, 포퓰리즘을 표방하는 극우성향의 이탈리아 정부와 EU가 2019년 예산 편성 등 재정정책을 놓고 갈등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의 재정문제가 시장 불안을 초래할 가능성을 작게 보고 있다.

하지만 앞에서 우려한 것처럼 유럽 경제의 성장세가 본격 둔화된다면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는 이탈리아 경제는 다시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GDP 대비 113%에 이르는 이탈리아 정부 부채의 지속가능성 문제가 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론적으로 2019년 유럽 경제에 대내외적으로 험한 파고가 예상된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유럽 경제가 난관을 헤치고 반등에 성공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박스기사] ‘~시트’ 줄 잇나? - EU 이탈 가능성 작지만 통합 효과에 의문 커져

지금 다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투표를 한다면 영국인 10명 중 6명이 유럽연합(EU) 잔류를 선택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영국은 2016년 6월 국민투표에서 51.9%의 찬성(반대 48.1%)으로 브렉시트를 선택했다. 영국 사회연구소 ‘냇센’ 등의 설문조사 결과다.

이런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듯 영국에선 브렉시트 선택을 후회한다는 의미의 ‘리그렉시트’란 말이 유행어처럼 퍼지며 재투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점점 더 긴밀해지는 세계화 분위기 속에서 영국이 고립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018년 11월 25일 EU 회원국들은 벨기에의 브뤼셀에서 특별 정상회담을 열고 브렉시트에 관한 협정안을 추인, 서명했다. 협정안에 따르면, 영국은 2019년 3월 29일 EU를 탈퇴하지만 탈퇴 협정의 발효일로부터 2020년 12월 31일까지 전환기간을 갖고 해당 기간 동안 EU법을 준수해야 한다. 전환기간 종료 전까지 EU와 영국은 앞으로의 관계를 규율하는 협정 체결 및 비준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며, 만약 그러한 협정 체결과 비준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2020년 7월 1일까지 전환기간을 한 차례 연장할 수 있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투표는 당초 2018년 12월 내 이뤄질 예정이었지만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연기할 뜻을 밝히며 2019년 1월 중순으로 미뤄졌다.

승인투표 일정이 늦춰지며 부결에 따른 혼란도 커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유럽사법재판소(ECJ) 유권해석을 토대로 영국이 브렉시트 시기를 늦추거나 결정을 번복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영국 정부는 브렉시트 결정 번복을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영국과 EU의 브렉시트 이후 협상이 합의점에 이르지 못하면 2019년 3월 아무런 준비 없이 영국이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에 더해 브렉시트가 영국 국내총생산(GDP)을 2% 이상 낮추는 등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이어진다. 영국 국립경제사회연구소(NIESR)의 보고서는 2018년 1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브렉시트로 인한 무역량 감소, 외국인 투자 감소, 생산량 축소 등으로 국민소득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브렉시트 논의 초기인 2016년 경 영국을 따라 다른 유럽 국가들도 줄줄이 EU를 이탈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극우정당이 집권하며 EU 탈퇴 국민투표를 주장한 슬로바키아를 시작으로 네덜란드·덴마크·프랑스·체코 등이 EU를 탈퇴할 가능성이 큰 나라로 꼽혔다. 나라별 입장 차이는 있었지만 유럽 경제가 침체되고 이민정책 문제가 발생한 것이 EU 때문이라는 책임론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막상 EU 이탈이 현실로 다가온 영국의 위기를 지켜본 이웃국가들이 EU를 이탈할 가능성은 작아보인다.

이탈리아가 부채 위기로 치닫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다음 선거에서 정권을 노려야 하는 정치인들이 원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점에서 이탈렉시트의 가능성은 작다는 게 벨기에의 싱크탱크 브뤼겔의 설명이다. 그리스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엄청난 빚이 걸려있는데다 EU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빌려 간신히 연명하는 처지다 보니 국민여론과 무관하게 울며 겨자 먹기로 EU에 남을 수밖에 없다. 당초 EU 탈퇴가 가장 유력했던 네덜란드도 꼬리를 내린 모습이다. 프랑스 역시 브렉시트 직전 이뤄진 설문조사 결과에서 국민 61%가 EU에 비호의적인 반응을 보인 나라지만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당선되며 극우정당의 ‘프렉시트(프랑스의 EU 탈퇴)’ 주장은 힘을 잃었다. 이렇듯 2019년 3월 29일 발효될 브렉시트를 따라 유럽 국가들이 탈출(exit)을 감행할 가능성은 작아보인다. 다만 전 유럽이 통합의 효과에 의문을 품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 허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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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6호 (2019.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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