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조원경의 ‘IF’ㅣ사랑을 믿는 당신에게(3) 대통령의 연인이 된다면] 모두가 성공할 기회 갖도록 싸운 오바마 도와 

 

미셸 오바마, 가치관·성장환경 닮은 동지이자 조력자... “사람들의 삶의 변화가 성공의 척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미셸 오바마. / 사진:미국 백악관
아주 평범한 날에 사랑을 나두던 커플은 훗날 대통령 부부가 되는 꿈을 꾸었을까? 여느 연인처럼 그들은 시카고 이곳저곳을 거닐고 있었다. 그들도 똑같았다. 여느 연인들처럼 영화도 보고, 미술관을 찾기도 했다. 서로의 꿈과 희망을 이야기했다. 오바마는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내가 나이는 많았지만, 이미 미셸은 시카고 로펌 시들리 오스틴의 변호사였어요. 나는 하버드 법대 재학생으로 여름방학 기간 같은 사무실의 인턴으로 일하면서 그녀를 모셨죠.”

오바마는 대통령이 되었지만, 처음에는 그녀의 조수에 불과했다. 오바마는 당찬 미셸의 마음을 얻기 위해 어지간히도 애를 썼다. 각고의 노력 끝에 첫 데이트 약속을 잡는 데 성공한다.

“그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어요. 시카고의 하늘을 다 품은 느낌이랄까요. 우리는 유명 미술관 아트인스티튜트 오브 시카고를 둘러봅니다. 그리고 영화를 보았어요. 스파이크 리 감독의 영화 [똑바로 살아라]. 우리는 똑바로 살기로 그때 마음을 정한 것 같아요.”

남편의 인품과 신념, 품격 존중

시카고 남부 하이드파크 지구의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가게. 그들은 여느 연인들처럼 첫 키스를 한다. 그로부터 20년 후 그들은 백악관을 차지한다. 평범한 사람들은 대통령의 연인이 된다면 좋아할지도 모르겠으나, 그 책임감은 상상 이상이리라. 미셸은 회고한다. 남편의 인품과 신념, 품격을 존중했다고. 남편이 백악관에서 미국을 위해 봉사하는 동안 그런 성품을 매일 같이 조심스럽게 지켜보았다. 남편과 두 딸을 긍지로 삼았다.

백악관에서 지내는 동안 두 딸은 명랑한 소녀에서 올바르고 곧은 여성으로 자랐다. 그들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정말 행복했을 것 같다. 그러나 남들과 다른 대통령의 가족이란 여정은 힘들 수 있다. 미셸은 당시를 떠올린다.

“우리가 백악관에 도착하자마자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첫날 학교에 등교하던 그때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겨울의 아침. 누구는 바람 속으로 걸어갔다고 하던데. 마른 꽃 걸린 창가에 앉는 대신 겨우 7살, 10살 된 우리 딸들은 총기를 소지한 남성들이 탄 검은 SUV 차량으로 우르르 올라탔죠. 아이들이 창문에 얼굴을 바짝 들이대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내 머릿속은 한가지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대체 우리가 아이들에게 무슨 짓을 저지른 거지?”

그녀와 남편의 평범한 사랑이 특별한 삶으로 바뀌면서 아이들도 특별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게 꼭 행복한 것만은 아니라고 본다. 그녀는 남편을 사랑하는 것처럼 아이들을 걱정했다.

“그 순간 나는 백악관에서의 이 시간이, 아이들이 장차 어떤 사람이 될지를 좌우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깨달았습니다. 이 경험을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따라 우리 딸들을 진정 성숙하게 할 수도, 망치게 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남편과 나는 매일 그 문제로 고심했습니다. 모두가 우리 인생을 지켜보는, 그 일상적이지 않은 환경에서 우리 딸들이 부딪혀야 하는 난관으로부터 그들을 어떻게 이끌어주고 보호할지 생각했습니다.”

미셀은 그 말을 하며 여러 상념에 빠졌다. 워싱턴으로 이사 오기 전 그들의 생활은 그저 단순한 즐거움 자체였다. 토요일에는 축구를 하고, 일요일에는 할머니 집을 방문했다. 가끔 외식을 하거나 영화를 보러 다녔다.

“나는 남편을 있는 그대로 사랑했습니다. 남편은 상원의원이고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그때에도 녹슨 조수석 문짝에 난 구멍이 훤히 보이는 차로 데이트를 위해 나를 태우러 온 사람입니다. 그는 가장 소중한 물건이 쓰레기통에서 건진 커피 테이블인 그런 남자였습니다. 그의 유일한 정장은 너무 작아 몸의 절반 밖에 가리지 못했습니다. 남편이 그의 가족 이야기를 시작했을때 나는 그가 나에게 맞는 사람이라는 걸 직감했습니다.”

듣고 있으니 참 순수한 사랑을 하는 커플이란 생각이 든다. 사랑의 조건으로 그녀는 어떤 것을 내새웠을까?

“남편은 가치관과 성장환경이 나와 똑같은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남편과 나는 궁핍하지만 조건 없는 사랑, 굴하지 않는 희생, 부모들은 상상도 못해본 곳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그 가치를 아는 가정에서 모두 자랐습니다. 내 아버지는 시 수도과의 펌프공이었습니다. 나와 남동생이 어렸을 때 다발성 경화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나는 어렸지만 아버지께서 심한 통증으로 보내는 날이 허다함을 아프게 느낀 소녀였습니다. 아버지가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조차 힘이 드는 날이 많음을 알았죠.”

정정당당하게 성공 이뤄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가족이 2017년 성탄절 축하 메시지와 함께 공개한 사진. / 사진:연합뉴스
그는 이야기를 계속 하다가 간혹 슬픈 추억을 말하는 게 힘들어 보였다.

“아버지가 긴 하루의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때면, 나와 남동생은 아파트 계단 꼭대기에 서서 아빠에게 인사를 했습니다. 아빠가 우리를 안아주러 올라오기 위해 한걸음 한걸음 어렵게 움직이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내 아버지는 하루도 결근을 하는 경우가 없었습니다. 우리 부모는 나와 남동생에게 자신들은 꿈으로만 생각했던 교육의 기회를 줬습니다.”

그녀의 아버지는 자식들을 대학에 보내는 것을 너무나 자랑스럽게 생각했을 것 같다. 아마도 비싼 학비를 대기 위해서 등록기간을 넘기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나는 아버지에게서 남자가 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보았습니다. 많은 이들처럼 이것이 그의 인생 성공에 대한 기준이었습니다.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충분한 돈을 벌수 있는 것 말입니다. 남편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그가 이 나라의 여러 곳에서 옮겨 다니며 컸지만 저와 똑같이 자랐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공과금 내기도 벅찬 홀어머니 슬하에서 자랐고, 어머니가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는 조부모 밑에서 자랐습니다. 남편의 할머니는 커뮤니티 은행에서 비서로 일했습니다. 그녀는 새벽에 일어나 아무도 출근하지 않은 사무실에 먼저 나왔고 최선을 다해 일했습니다.”

한국이나 미국이나 부모의 마음은 매 한가지란 생각이 든다. 오바마 부부가 느낀 친근감은 서로가 살아온 인생 여정에서 어쩌면 서로를 바라보는 거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다른 많은 미국의 가족처럼 우리 가족은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았습니다. 다른 이의 성공을 시기하지 않았고 많이 가진 사람을 부러워하지도 않았습니다. 많은 것을 가지고 시작하지 않더라도 열심히 일하고, 하고자 하는 일을 한다면 안정된 생활을 꾸릴 수 있고 나아가서는 자녀와 손자 손녀들이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기본적인 미국의 약속을 굳게 믿었습니다. 이것이 그들이 우리를 키워온 방식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우리 부모에게 배워온 것입니다. 우리는 자부심과 의연함을 배웠습니다. 이것이 더 버는 것보다 더 열심히 일하는 게 중요한 이유입니다.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 자신의 이익을 위하는 것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녀는 정직과 청렴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런 진실이 중요하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우리는 가로지르지 않고 우리가 세운 규칙대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압니다. 정정당당하게 이룬 성공이 아니라면 무의미하다는 것을 압니다. 우리는 감사하는 마음과 겸손을 배웠습니다. 우리들의 성공 뒤에는 우리를 북돋아 주신 선생님으로부터 학교 청소를 담당하시는 분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의 손길이 있습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기여를 가치 있게 여기고, 다른 사람을 존중으로 대하도록 배웠습니다. 이런 것이 남편과 나의 가치이며, 우리 자녀에게 물려주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입니다. 나는 남편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이런 것 중 어느 것도 바꾸기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싸움과 승리. 그녀가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방법으로 남편을 시험하던 순간들을 그녀는 회상하는 듯했다.

“나는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그 자리에 앉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본질을 드러내는 것이라는 점을 직접 목도했습니다. 나는 대통령 집무가 정말 어떤 것인지 가까이서 개인적으로 지켜봐왔고 대통령의 집무 탁자 위를 지나가는 사안들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지켜보았습니다. 대통령으로서 많은 사람으로부터 갖가지 조언을 듣지만, 대통령으로서 최종 결정의 시간이 다가오면 지금의 위치에 오게 한 경험을 바탕으로 결정을 내리게 됨을 지켜보았습니다.”

그녀는 남편이 그녀의 아버지나 그의 할머니와 같은 서민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는 것을 강조했다. 어렵던 시절의 경험으로부터 오는 자부심에 대해서 생각하는 듯했다.

“남편은 여성이 남성과 같은 일을 하고 동등한 임금을 받아야 하는 공정임금법에 서명했습니다. 남편은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가족들을 위해 세금을 감면했습니다. 남편은 붕괴 직전에 있던 경제를 제자리에 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남편은 재선을 위해 의료개혁을 미루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그는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쉬운 길을 택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그렇게 자라지 않았습니다. 그는 옳은 일을 위해 물러서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녀의 남편에 대한 진정한 존경이 물씬 풍기는 대목이다.

“믿지 않으시겠지만 결혼 초기에 많은 빚을 지고 있었습니다. 남편은 빚을 지지 않고도 모든 젊은이가 대학을 다닐 수 있는 세상을 꿈꾸었습니다. 그는 우리의 자녀와 손자·손녀들을 위해 어떤 일을 더 해야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남편은 아메리칸 드림이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다. 그는 우리가 누구이고 어디서 왔으며, 피부색이 어떠하든지 똑같은 기회를 가지기를 바라는 사람입니다. 사람들이 백악관 생활 동안 남편의 성격과 확신과 마음에 변화가 있었는지 물을 때 솔직하게 그는 내가 몇년 전에 사랑하던 똑같은 사람이라고 대답합니다. 그는 고임금의 직업을 버리고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한 사람입니다.”

그녀는 남편의 신념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남편은 성공이란 많은 돈을 버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데 있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그는 아이들이 태어났을 때 침대 옆에서 매 시간 그들이 숨 쉬는지 확인하고, 아이들을 자랑하던 그때의 그 사람입니다. 그는 거의 매일 저녁 나와 딸들과 함께 식탁에 앉아, 뉴스에 나오는 이슈에 대한 질문에 참을성 있게 대답합니다. 중학생의 우정에 대한 전략을 함께 짜는 그런 사람입니다. 어느 늦은 조용한 밤, 그의 책상에 앉아 국민들이 보낸 편지를 의미 있게 읽어 보는 그런 사람입니다. 암으로 죽어가고 있지만 보험회사에서 지원해주지 않는다고 말하는 여성, 공약을 내세운 게 많았지만 실제 접하는 기회가 적은 것에 슬퍼하는 젊은이 등이 보낸 편지입니다. 나는 그의 눈에서 진심어린 근심을 보게 됩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미셸, 당신은 이 사람들이 견뎌야할 어려움에 대해 알지 못할 거야. 이것은 옳지 않아. 우리는 이런 것을 고치기 위해 계속 일해야 해. 우리는 할일이 너무 많아.’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그의 진심을 알게 됩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사랑의 가치


▎미셸 오바마의 자서전 [비커밍]이 지난해 31개 언어로 번역돼 출간됐다. / 사진:연합뉴스
그녀는 남편이 추구하는 변화 여정이 길고, 한꺼번에 변하지 않지만, 결국에는 변화를 이룰 것이란 남편의 강한 의지를 확인하고자 했다. 그런 부모를 바라보고 크는 딸들을 생각하니 아이들에게 부모는 절대적인 롤 모델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통령과 영부인으로서 남편과 나는 우리의 자녀뿐만 아니라 이 나라의 모든 아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말과 행동이 참 중요하다는 데 동감했고, 그에 걸맞게 행동하려고 했습니다. 희망에 찬 초롱초롱한 눈으로 제 남편을 올려다보며 ‘아저씨랑 내 머리랑 똑같죠?’라고 묻던 흑인소년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많은 아이를 위해 일했습니다. 부랑자를 피하기 위해 먼 길을 돌아 등교하는 아이들, 대학 학비는 어떻게 마련할지 막막한 아이들, 영어를 제대로 못하는 부모 아래에서도 더 나은 삶을 꿈꾸는 아이들, 장차 어떤 사람이 될까, 희망을 좇기 위해 우리에게 의지하는 아이들을 늘 생각했습니다.”

그녀는 대통령의 아내로서 오바마가 업무를 잘 파악하고 진지한 자세로 수행할 수 있도록 내조를 열심히 했다고 평가 받는다. 오바마가 국가 문제를 흑백 논리로 재단하지 않도록 조력했다고 믿게 했다. 그녀의 마지막 결론을 들어 보자.

“대통령의 업무는 140글자로 요약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손끝에 핵무기 코드가 있고, 자기 휘하에 군대가 있다면 결코 경거망동해서는 안 됩니다. 비판과 비난에 쉽사리 휘둘려서도 안 되고, 충동적인 말과 행동을 해서도 안 됩니다. 침착하고 진중한 자세를 견지하며 대소사를 잘 꿰고 있어야 합니다. 대통령은 시민에게 봉사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부를 좇지 않고, 모두에게 성공할 기회를 나눠주기 위해 싸워야 합니다. 아이들 앞에서 스스로 입증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자신이 힘든 처지에 있어도 덜 가진 자에게 베풀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나라의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쳐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녀의 얘기를 들으니 대통령직이 어렵고 이를 지켜보는 퍼스트레이디의 역할도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녀를 보며 영화 속의 대통령의 연인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다. 여기 오바마와 같은 민주당의 대통령이 있다고 하자. 그는 3년 전, 선거 당시 암으로 아내를 잃었다.

“흔히 그의 개인적 능력과 아내를 잃은 불쌍한 남자라는 이미지가 더해져 대통령으로 선출됐다고 합니다. 이제 그에겐 재선에 성공해야 하는 임무가 주어집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총기 규제 정책과 화석연료 감축 정책을 의회에서 통과시키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여러 정치인과 단체의 지지를 얻어야 하는 상황에서 예전부터 대통령을 지지했던 환경단체는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새로운 로비스트를 고용한다.

“대통령과 로비스트 여인의 첫 만남. 로비스트는 대통령이 곁에 있는 줄 모르고, 그를 헐뜯기도 합니다. 대통령은 그녀의 말을 위트로 받아들입니다. 아내를 잃은 후, 대통령으로서만 살았던 사람. 그도 보통의 남자였습니다. 사랑에 빠진 대통령도 어찌 보면 그저 한명의 남자죠.”

영화의 낭만보다 현실의 추억이 더 애절

대통령이 사랑에 빠진 사이 그의 열애에 대한 공화당의 정치적 공세를 수습하는 건, 어디까지나 참모들의 일이다. 사랑에 빠진 대통령에 대해 국민들은 점점 신뢰를 잃어간다. 급기야 대통령의 연인이 과거 인종차별 정책에 반대하며 성조기를 불태웠던 사진까지 공개하자 대통령은 위기에 빠진다. 과연 그는 자신의 일과 연애도 잘하는 남자가 될 것인가?

“나는 아내를 잃고 딸과 함께 살고 있는 대통령이었습니다. 공식석상에 나갈 때도 홀로 가는 경우가 더 많았죠. 언론이 딸만을 데리고 사는 홀아비로서 가정윤리가 결여된 대통령이라고 연신 공격합니다만, 나는 내 사랑을 지키며 침묵을 지키겠습니다.”

보좌관들은 안절부절 하며 언론의 눈을 피해 그들의 만남을 지켜준다. 대통령의 연인인 로비스트는 의원들의 동의를 얻어 결국 20%의 화석연료 감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표를 얻는다. 그녀는 쾌재를 부르지만 대통령의 입장에서 보면 대선 전략에 치명타가 된다. 보좌관들은 대통령에게 손 쓸 것을 종용한다. 결국 대통령은 할 수 없이 연인과 헤어지게 되지만, 국민들이 그들의 진심을 알아주고 스토리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세상에 가장 힘든 직업이 대통령이 아닐까 해요. 그의 연인이 된다는 것도 쉽지 않은 길이겠죠. 하지만 애초에 대부분의 대통령은 사랑을 했고, 그 처음의 시절과 같은 굳은 의지를 가지고 임기 후에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느끼기를 바랍니다.”

영화는 낭만이었지만, 현실은 훨씬 힘들다. 만약 당신이 대통령의 퍼스트레이디이건, 퍼스트젠틀맨이건, 연인이건, 미셸처럼 신념을 가져라. 그녀의 무조건적 사랑이 남편에 대한 지극한 신뢰로 이어지고 사랑받는 퍼스트레이디가 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사랑을 믿는다면, 그 사람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사랑으로 상대를 지켜주라. 사랑은 언제나 온유하고, 참아내고, 기뻐하며 나누는 것이리라.

※ 필자는 국제경제 전문가로 현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심의관이다. 대한민국OECD 정책센터 조세본부장, 대외경제협력관 등을 지냈다. 저서로 [한 권으로 읽는 디지털 혁명 4.0]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 [명작의 경제] [법정에 선 경제학자들] 등이 있다.

1503호 (2019.10.07)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