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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학각색(各學各色)’ | 한국의 미래 흔드는 저출산 해법은 - 교육학] 자녀 교육에 걱정 없는 사회라야 

 

사교육비 포함 교육비 제로(0)화, 퇴직 교원의 재능기부 등 고민할 만

정부와 학자들이 저출산의 원인과 대책에 대해 수없이 연구하고 다양한 정책을 개발·시행해왔다. 영유아 교육비 지원, 사교육비 경감 방안, 아파트 단지 내 유치원 설립, 방과후 학습도우미 지원 등 교육 관련 많은 정책을 내놓고 시행했다. 그러나 여전히 합계출산율 0.98명이라는 초저출산 경향은 꺾일 기세가 보이지 않는다. 저출산을 극복할 여러 방안이 있겠지만 여기에서는 교육적인 측면의 정책 방안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첫째, 사교육비를 포함한 모든 교육비를 제로(0)화하는 방안이다. 많은 사람이 교육비 때문에 아이 낳기가 두렵다고 말한다. 한 자녀를 낳아 기르고 대학까지 교육하는 데 10억원이 넘게 든다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다. ‘포기하는 세대’의 젊은이들에게는 자녀의 교육비가 천문학적인 숫자로 보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인간은 끝없이 행복을 추구하고, 무엇이 더 큰 행복을 가져다주는지 저울질해서 선택하기 때문에 아이를 낳아 기르고 교육하기 위해 희생해서 얻는 행복이 애완동물을 기르면서 얻는 행복보다 크다는 것이 가시적으로 보이게 해야 한다. 자녀를 양육하면서 얻는 행복이 애완동물을 기르면서 얻는 행복과 비교할 수 없이 크게 느껴져야 한다. 따라서 유아 교육부터 대학 교육에 이르기까지 국가가 세금으로 무상교육을 제공하고, 특히 학교교육이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예체능 특기 교육까지도 국가가 바우처 제도와 같은 것을 통해 책임진다면 출산율 향상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퇴직 교원의 재능기부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학교를 비롯한 모든 관공서, 더 나아가 직장마다 가칭 방과후학습소를 설치해 운영하는 방안이다. 핀란드에서는 관공서마다 퇴직 공무원 또는 임원들이 재능기부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학생들이 학교 교육을 마치면 자신의 부족한 공부를 도움 받거나 자신의 미래 직업을 탐구하고 익히기 위해 직장마다 설치돼 있는 방과후학습소를 찾는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각 관공서는 물론 중소기업까지 퇴직한 사람들이 재능기부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설치할 만하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교원의 정년이 없는 나라도 있는데, 우리나라 교원들은 62세가 정년이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학생들과 잘 어울리면서 아직도 왕성히 교육을 할 수 있는 퇴직 공무원이 너무나 많다. 이들을 활용해 사교육비 문제 해소는 물론 진로에 대한 인식·탐색·선택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자녀와 함께 행복을 나눌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을 충분히 제공하는 방안이다. 초등교사들의 높은 출산율에 대해 단순히 안정된 직업에 ‘3년 육아 휴직의 힘’으로만 볼 것은 아니다. 이른바 여성들의 일·가정 양립정책 이상의 혜택이 있다. 임신 시기를 방학 시기와 잘 맞추면 몇 개월 더 쉴 수 있는 보너스 기간을 받을 수 있고, 두 차례의 방학은 자녀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체력을 충전하기에 좋은 기간이 된다. 육아휴직을 마쳐도 신분상의 영향은 전혀 없다.

또 다른 혜택은 유치원부터 자녀와 함께 출퇴근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에는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이 잘 마련돼 있어 방과 후에도 자녀의 교육활동을 직장에서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이처럼 자녀가 있어도 삶의 질이 더 풍요로워질 수 있는 환경이 돼야 출산율이 향상될 것이다. 직장 내 보육시설이나 유치원 설치에서 그치지 말고, 직장 내 학교(Workplace School) 또는 홈스쿨링(Home Schooling) 제도까지 설립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저출산 원인의 하나인 자녀 교육의 부담과 걱정이 없는 사회가 된다면 조금이라도 출산율 향상이 도움이 될 것이다.

※ 황윤한 원장장은… 교육부 양성기관평가위원, 출제위원, 지식경제부 지역특화발전 특구전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1515호 (2019.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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