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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자산관리법] 버틸까, 팔까 그것이 문제로다 

 

전염병, 미국 대선 결과 금융시장 변수… 수익률 따져 포트폴리오 재구성해야

지난해 글로벌 경기호황에 힘입어 해외 주식형 펀드가 평균 20% 넘는 수익률을 올렸지만 베트남, 신흥아시아펀드 투자자들은 울상이다. 베트남 펀드의 지난해 수익률은 4.74%(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그쳤기 때문이다. 마이너스 수익률은 아니지만 중국, 신흥유럽 펀드의 수익률이 각각 30%를 넘어선 것과 비교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다. 유가증권시장에선 국내 대기업 주식이 개인 투자자를 울렸다. 지난해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가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17%(한국거래소)다. 지난해 코스피 지수가 7.7% 올랐던걸 감안하면 개미들은 손실만 안고 주식시장을 떠난 셈이다. 롯데쇼핑(-33%)·이마트(-29.1%)·한국전력(-18.3%) 등이 성적이 나쁜 ‘못난이’ 주식이었다.

이는 지난해 국내 경기둔화와 미·중 무역전쟁,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절차 간소화 대상국) 배제라는 악재가 기업 가치를 떨어뜨린 탓으로 분석된다. 특히 중·일 수출 의존도가 높은 소매(유통)·소프트웨어·통신·반도체·디스플레이·부품 관련 기업의 주가가 힘없이 주저 앉았다. 바이오 쇼크도 하락을 부채질했다. 코스닥 바이오 기업들의 잇단 임상 실패 소식에 제약·바이오 기업의 주가는 하락했고, 그 여진이 장기화되면서 연말까지 투자자를 울렸다. 헬스케어 펀드는 지난해 0%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들에게 ‘물린’ 개인 투자자들은 지금이라도 과감히 팔아야 할지, 좀 더 버텨야 할지 고민스럽다. 이런 못난이 금융상품, 올해는 어떨까? 바닥에 접근한 거라면 오히려 판단하기 쉽다. 이른바 ‘물타기’를 하든 손절매를 하든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반면 올해 전망이 괜찮다면 수익률이 떨어진 현재가 저점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올해 금융시장 상황 역시 녹록하지 않다. 최근 중국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로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미국, 홍콩 등 전세계 증시는 급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장기화되면 금융시장뿐 아니라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국내 수출 등 실물 경제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국내 경기침체 장기화, 미·중 2단계 무역 협상 난제가 도사리고 있어 확전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오는 11월 3일 치뤄질 미국 대선 결과도 금융시장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투자전문가들은 “여유가 있다면 기다리고, 없다면 상대적으로 유망한 주식·펀드를 골라 수익률 별로 상품을 분리·재투자(포트폴리오 재구성)하라”고 말한다. 올해 지갑을 불려줄 만한 유망상품은 뭐가 있을까. 국내에선 반도체·정보통신기술(ICT)·미디어콘텐트 종목이 기대를 모은다. 해외 상품으론 미국·신흥국·유럽 등 선진국의 성장주, 경기민감주가 꼽힌다. 달러화 예금이나 관련 펀드도 ‘효자’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1521호 (2020.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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