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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아울렛의 성공전략 4] 공장 지대를 한국형 패션타운으로 탈바꿈 

 

국내 아울렛 최초 온라인몰 오픈 등 계속해서 혁신 나서

▎서울 가산·구로디지털단지에 위치한 마리오아울렛 전경. / 사진:마리오아울렛
마리오아울렛은 1990년대 기능을 잃기 시작한 구로공단에 다시 활기를 불러일으킨 기업으로 평가된다. IMF 외환위기 이후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인근 공단 사업체들은 하나둘씩 문을 닫고 몇몇 남은 기업은 중국, 동남아 등 저임금국가로 시설을 옮기면서 구로공단의 방대한 공장과 시설은 텅 빈 흉물스러운 골칫거리로 여겨졌다.

마리오는 이때 역발상으로 시장을 바라봤다. 경기 위축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락한 공단 일대 부지를 매입해 8층 규모의 아파트형 공장을 건축한 것이다. 이는 여성패션 브랜드인 ‘까르뜨니트’를 일본에 수출할 때 봐두었던 ‘도심형 아울렛’을 국내에서도 시작하기 위해서였다. 마리오는 건물 일부에 여러 의류 브랜드를 판매하는 매장을 열었고, 또 건물 위층 부분에는 의류 공장을 입주시켜 2001년 ‘마리오아울렛’이라는 이름으로 새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쇠퇴하던 구로공단은 주말마다 마리오아울렛을 중심으로 합리적인 쇼핑을 즐기러 오는 쇼핑객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백화점 대비 50~80% 저렴한 가격으로 브랜드 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차를 타고 장거리를 운전하지 않아도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으로도 쉽게 찾아갈 수 있는 입지 요건도 방문자의 편의성을 증대시켰다.

마리오아울렛은 개점 첫해 매출 500억원을 시작으로 3년 뒤인 2004년에는 1200억원에 이르는 엄청난 성장을 보여줬다. 그 후 2004년 마리오는 15층 규모의 마리오아울렛 2관을 오픈하고, 2012년에는 마리오아울렛 3관을 신축하는 등 지속해서 사업을 확장했다. 현재 마리오아울렛엔 평일 10만명 이상, 주말엔 20만명의 방문자가 찾고 있다. 또 국내 아울렛 중에서는 처음으로 공식 온라인몰까지 보유할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올해로 탄생 20주년을 맞이한 마리오아울렛이 전국각지 패션 쇼핑객을 가산, 구로디지털단지로 모이게 한 성공전략은 무엇일까.

성공전략 1. 과감한 개척 정신 - 첫 국내 정통 패션 아울렛 세우다


마리오아울렛 3관 정문 앞에는 12m에 달하는 거대한 굴뚝 모양의 조형물 3개가 우뚝 서 있다. 건물 멀리에서도 보일 수 있도록 3관 건물 옥상에도 대형 굴뚝 조형물이 설치돼있고 건물 외벽에는 구로공단에 첫발을 내디디고 어렵게 산업발전을 이끌어왔던 옛 주역들의 회사 이름을 손 글씨로 새겨 넣었다. 이 작품들은 과거 구로공단에 바치는 존경의 표시로 설치됐다. 마리오아울렛이 옛 구로공단 공장지대에 세워졌기 때문이다.

마리오아울렛은 일반인들에겐 아울렛이 낯설던 시절인 2001년에 처음 설립됐다. 오픈 당시 가로등 등 지역 기반 시설조차 갖춰지지 않아 해가 지면 마리오아울렛 건물 외관 조명만 거리를 비추는 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오픈 이후 다양한 브랜드 의류 제품을 이월상품, 특가상품, 판매부진 상품 등으로 구분해 정가대비 30% 이상 상시 할인가격으로 판매하는 아울렛 제도가 입소문이 나면서 품질 좋은 브랜드 상품을 알뜰하게 사길 원하는 쇼핑객에게 큰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 마리오아울렛은 IMF 외환위기 이후 장기화한 내수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1관 개관 3년 만인 2004년 8월에 마리오아울렛 2호점인 마리오 2관을 오픈했다. 또 이어서 2006년 4월엔 마리오 3관을 오픈하면서 ‘마리오 패션타운’을 완성했다.

인기는 외국인 관광객으로까지 확대됐다. ‘마리오아울렛에 오면 값비싼 한국 의류브랜드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관광객이 한국에 찾으면 한번쯤 들러봐야 할 쇼핑 코스로 찾기 시작했다.

마리오아울렛도 외국인 관광객 소비자를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텍스리펀드, 통역서비스, 해외배송 서비스 등 외국인 관광객이 누릴 수 있는 서비스를 마련하고 매장에는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 중국 관광객들이 사용하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관광버스가 들어올 수 있도록 주차 공간도 확보했다.

그 결과 마리오아울렛은 외국인 매출이 매년 두 자리 이상 신장하고 있고, 국내 아울렛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2년 연속 중국관광청으로부터 CNTA(국가여유국) 품질인증을 받으며 입지를 올리고 있다. CNTA 품질인증은 2009년 중국 관광청이 불공정, 강제 여행과 쇼핑 관행에서 중국인 관광객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품질서비스 인증제도다. 또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우수 쇼핑점’에 3회 연속 뽑히기도 했다.

멈춰버린 공장지대에 과감하게 세워진 마리오아울렛 주변은 현재 W몰을 비롯해 현대아울렛, 롯데팩토리아울렛 등이 줄줄이 들어서면서 주변 지역이 연 매출 1조원 규모의 ‘가산패션단지’로 탈바꿈했다. 하루 평균 유동인구 20~30만명에 달하는 거대한 상권이 조성됐다.

성공전략 2. 도심 내 입지 전략 - 대중교통으로 접근 가능한 ‘도심형 아울렛’


▎과거 구로공단에 바치는 존경의 표시로 3관 마리오몰 앞에 설치된 굴뚝 모양의 조형물. / 사진:마리오아울렛
마리오아울렛을 말할 때 단순 아울렛이 아닌 ‘도심형 아울렛’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도시 외곽에 위치하는 전통적인 아울렛몰과는 달리 도심에 있기 때문이다. 마리오아울렛은 서울에 있는 가산, 구로디지털단지 내에 위치한다.

도심 한가운데 위치하기 때문에 대중교통으로의 접근성도 좋다. 시내버스로도 찾기 좋고 하루 평균 12만명의 서울, 경기권 시민이 이용하는 1, 7호선 환승역인 가산디지털 단지역에서는 5분 거리에 있다. 도심 외곽 아울렛은 이동수단으로 자동차만 가능하지만 도심형 아울렛은 버스, 지하철까지 다양한 수단이 있어서 접근성은 물론이고 방문자의 이동비용까지 저렴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자동차를 통한 접근도 용이하다. 서울 서남부에 위치해 서해안 고속도로와 수도권 외곽순환도로로 바로 연결되고 남부순환도로, 시흥대로, 서부간선도로로도 바로 이어진다. 그뿐만 아니라 경부고속철도와 KTX광명역과도 15분 거리에 있어 사통팔달의 중심지다. 마리오아울렛 오픈 당시 ‘김포공항 20분, 인천 30분, 평택 40분’이라는 광고 카피가 사용된 이유다.

또 마리오아울렛 근처에 있는 구로디지털단지는 최근 다수의 기업이 입주해, 단지 자체가 시장수요를 채워주기도 한다. 서울시 국가통계토털 자료에 따르면 구로디지털 단지 내에 종사하는 IT 종사자는 25만여명에 다다른다.

소비자를 이끌기 좋은 위치기도 하지만, 제품 공급에도 유리한 위치다. 마리오아울렛이 위치한 서울디지털산업2단지에는 1980년대 후반부터 삼성물산, 서광, 진도 등 대형 의류업체들의 물류 기능을 담당한 업체들이 많아 바로 가까이에서 아울렛으로 의류 제품을 공급하는 데 유리하다

성공전략 3. 합리적 쇼핑 제안 - 브랜드 수는 ↑, 가격은 ↓


▎대형 아울렛들이 즐비한 현재 모습과 다른 2000년 초반의 마리오아울렛 1관 주변 모습. / 사진:마리오아울렛
소비자에게 마리오아울렛은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브랜드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특히 마리오아울렛은 의류 공장에서 제작한 물품을 바로 아울렛에서 판매하는 ‘팩토리 아울렛’ 매장을 입점시켜 더욱 저렴한 가격을 제시한다. 현재 팩토리 아울렛 매장은 마리오아울렛 1관 5층부터 7층까지 밀집해 있다. 의류제조공장 등 생산시설과 판매를 바로 연결해 중간에 부풀어지는 유통가격 거품을 모두 뺀 셈이다. 할인된 가격은 1년 365일 상시 제공된다.

가격만 저렴한 건 아니다. 다양한 패션 카테고리 제품을 모두 다룬다는 것도 장점이다. 1관부터 3관까지 하루에 세 건물만 한번 돌고 나면, 모든 패션 물품을 구입할 정도다. 세 마리오관은 체계적으로 나뉘어져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기획됐다, 1관은 ‘패션 전문관’으로 여성 정장 및 여성 캐주얼, 남성 패션 정장브랜드와 남성 캐주얼, 란제리, 구두, 핸드백 등을 판매한다. 2관은 ‘레저 전문관’으로 국내외 스포츠, 프리미엄 아웃도어, 골프웨어 브랜드 등으로 채워졌다. 3관은 ‘라이프스타일몰’로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아동 의류 브랜드를 비롯해 전자제품관, 서점, 볼링장 등 여가 문화시설까지 마련돼 있다.

또 세 건물이 서로 연결돼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돌아볼 수 있도록 구조화했다. 1관과 2관은 2층과 3층에 연결 다리로 이어지고, 2관과 3관은 3층에 연결 다리로 이어진다. 지하주차장도 연결된다. 1관과 2관은 지하 1층으로 합쳐지고, 2관과 3관은 지하 2층 주차장에서 연결된다.

마리오아울렛은 소비자에게 국내외 유명브랜드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패션의류 제조업체에는 안정적인 재고 상품 판매장소를 제공함과 함께 재고상품을 소진할 수 있게 해 현금 유동성 확보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성공전략 4. 쇼핑에 편리성, 즐길거리 더하기 - 온라인몰 오픈해 2030세대까지 사로잡다


▎2004년 오픈 한 마리오아울렛 2관 당시 모습. / 사진:마리오아울렛
마리오아울렛은 2018년 4월 대대적인 리뉴얼을 마치고 그랜드 오픈했다. 1관과 2관은 마리오아울렛, 3관은 마리오몰로 새로 단장했다. 특히 이 중 3관은 면적의 28%를 여가 문화 관련 콘텐트 매장을 입점시키며 아울렛에 도심형 복합쇼핑몰 구조를 더 했다. 3관에는 아울렛으로는 드물게 대형서점, 락 볼링장, VR게임장, 키즈 테마파크와 유명 레스토랑 등이 들어서 있어 어린 자녀와 함께 가족 전체가 온종일 아울렛 안에서 쇼핑하고 문화생활을 즐기고 외식까지 할 수 있는 ‘원데이 스테이’가 가능하도록 꾸며졌다. ‘구매 중심의 공간’에서 벗어나 ‘경험 중심의 공간’으로 진화한 것이다. 이 같은 리뉴얼로 주말에 3관 마리오몰을 찾으면, 쇼핑이 아닌 같이 점심에 식사하고 저녁엔 서점에서 책을 보며 여유를 즐기는 방문자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콘텐트 강화 전략은 2015년 경기도 연천에 있는 체험형 에코 테마파크 허브빌리지를 인수한 것과도 이어진다. 허브빌리지는 약 1만7000여평 규모로 된 체험형 테마파크로 초대형 유리온실과 야외 가든을 비롯해 야외수영장, 바비큐장 등 펜션과 허브체험공방 등의 부대시설로 구성돼 있다. 마리오아울렛은 ‘자연’이라는 경험 콘텐트와 결합시킨 새로운 방향의 서비스를 선보이며 공간의 가치를 올리겠다는 포부를 지니고 있다.

마리오는 즐길거리뿐만 아니라 기술적 개발을 통해 소비자의 편리성도 더했다. 2016년 마리오는 국내 아울렛에서는 처음으로 공식 온라인몰을 오픈했다. 마리오아울렛의 온라인몰인 ‘마리오몰’에서는 현재 830여개 브랜드의 19만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온라인몰의 주요 고객은 2030세대로, 한 달에 약 180만명의 사람들이 이용한다. 2017년에는 여기에 모바일로까지 연동되는 마리오몰 애플리케이션까지 개발해, 온라인몰과 오프라인몰이 연동되는 옴니채널을 완성했다. 이는 ‘마리오아울렛을 찾는 고객이 헛걸음하지 않도록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마리오만의 철학이 담겨 기획됐다.

재고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은 문제 해결을 위해 자체적인 관리 플랫폼도 만들었다. 마리오는 마리오아울렛의 모든 관 전 층에 방문자 수를 카운팅하는 센서를 설치하고, 스마트폰 단말기의 신호로 방문자의 쇼핑패턴이나 경로를 추적하는 기술을 개발해 수집한 정보를 오프라인 매장 MD에게 제공한다. 마리오는 지속해서 공간 개발, 기술 개발을 통해 방문자의 편의성과 쇼핑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1547호 (2020.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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