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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렛의 분화·진화는 계속된다] 교외형 아울렛부터 도심 속 백화점형 아울렛까지 

 

국내 아울렛 시장 2018년 17조2000억원, 올해는 19조원 예상

▎서울 외곽에 위치한 교외형 프리미엄 아울렛 형태인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 아울렛’.
아울렛 시장이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사려는 물품의 최저가격을 3분 안에 검색할 수 있을 만큼 소비자들은 똑똑해졌고, 그만큼 합리적인 쇼핑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아울렛을 찾는 사람 역시 증가했다. 몰 안에서 쇼핑을 하고 외식을 즐기고 문화생활까지 즐기는 ‘몰링(Malling) 문화’가 보편화한 것 역시 대형 아울렛의 인기를 부추겼다. 대한상공회의소 유통산업백서에 따르면 국내 아울렛 시장 규모는 2015년 13조원에서 2018년 17조2000억원으로 성장했고. 2020년엔 19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통적 개념의 아울렛은 브랜드 제품 중에서 재고품이나 전시품 또는 경미한 하자가 있는 제품 등 백화점이나 브랜드 매장에서 팔 수 없는 제품을 할인한 가격으로 판매하는 곳이다. 특히 빠른 유행의 변화로 시즌마다 재고품이 대량으로 나오는 의류를 중심으로 아울렛은 패션 브랜드의 재고제품을 판매하는 쇼핑센터로 성장했다. 현재 대형 아울렛은 신세계, 롯데, 현대를 비롯해 마리오, W 등 전국에 60여 곳 이상이 운영 중이다.

아울렛 유형의 다각화


▎도심 속에 있는 백화점형 아울렛인 ‘마리오아울렛’ 3관 내부 모습.
아울렛의 확대는 불과 20여년이 채 되지 않았다. 2000년에만 해도 아울렛이란 개념이 생소했었다. 지금은 아울렛이 전국 곳곳에 생기면서 그 운영 형태도 다양해졌다. 아울렛은 크게 네 가지 종류로 구분된다. 도심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형태는 ‘백화점형 아울렛’이다. 백화점처럼 브랜드 업체가 입점해 재고품을 할인해 판매하는 형태다. 모습도 백화점과 같은 유사한 형태를 띤다. 가격만 할인된 가격일 뿐 고객 서비스와 편의시설이 백화점처럼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마리오아울렛, W몰, 뉴코아아울렛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다음으로는 브랜드업체가 자체 브랜드 재고품을 판매하기 위해 개설한 상설 할인매장인 ‘팩토리아울렛’이 있다. 중간 유통업체 없이 패션 브랜드에서 직접 매장을 운영한다. 제일모직아울렛, LG패션아울렛, 코오롱세이브프라자, 한섬아울렛FX, 세정아울렛 등이 이에 속한다. 패션 업계에서도 중견, 대기업에 속하는 기업들이 자신들의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아울렛 매장을 개설한 경우다.

도심 외각에 위치하는 ‘교외형 아울렛’도 있다. 보통 서울 외곽지역에 대규모 시설로 지어진 것이 특징이다. 모두 백화점처럼 브랜드 업체가 입점해 재고품을 할인해 판매한다. 교외형 아울렛은 다시 명품 브랜드 제품까지 입점한 ‘프리미엄형’과 스포츠 브랜드를 중심으로 저가 제품이 즐비한 ‘저가형’으로 나뉜다. 프리미엄형 아울렛은 대부분 대기업에서 운영하며, 해외 명품브랜드 숍은 물론 공연장, 영화관, 키즈테마파크 등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복합 엔터테인먼트형 쇼핑 공간으로 꾸며졌다. 신세계사이먼 여주 프리미엄아울렛, 파주 롯데프리미엄아울렛, 김포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등이 이에 속한다. 저가형 아울렛은 쇼핑 외에 즐길 거리는 없지만 캐주얼복, 스포츠복 등 다양한 제품 중 저가제품을 선정해 판매한다. 모다아울렛이 대표적이다.


▎패션 브랜드 업체가 직접 운영하는 팩토리 아울렛 형태인 ‘세정아울렛’.
브랜드가 입점하지 않고 전문 유통업체가 브랜드로부터 재고제품을 직매입한 후, 자신들의 매장에 재판매하는 ‘직매입형 아울렛’도 있다. 오렌지팩토리아울렛이다.

그렇다면 실제 아울렛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얼마나 더 저렴한 것일까. 의류 유통시장 흐름을 살펴보면 얼마만큼 할인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먼저 패션 브랜드 제품은 1차적으로 백화점과 브랜드 매장에 내수 출하량의 60~70%가 유통된다. 이중에서도 절반 정도는 처음에 매겨진 정상가로 판매되고, 나머지는 백화점과 브랜드 매장에서 정기세일 이벤트 가격으로 판매된다.

유통단계 거치면서 할인율 높아져


백화점과 브랜드 매장에 풀리지 않은 남은 30~40% 물량은 한 해가 지날 때쯤 아울렛에서 3단계에 걸쳐 판매된다. 1단계는 제품 출시 1년 미만 제품들로 30~50% 할인한 가격으로 내수 출하량의 15%가 판매된다. 다음 2단계로 출시 1~2년 미만 제품들이 50~80% 할인 가격으로 내수출하량의 10%가 아울렛에 판매된다. 마지막으로 3단계로 출시 2년 이후의 제품들은 80~90% 할인된 가격으로 내수 출하량의 3~5%가 팔린다. 마지막 단계에서도 팔리지 않은 재고품들은 사회복지단체에 기부되거나 제3국으로 수출되거나 소각처리 된다.

이 같은 유통 과정에 따라 소비자는 아울렛에서 출시된 지 오래된 상품을 찾으면 찾을수록 더 많이 할인 받아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또 계절이 바뀌는 시기마다 아울렛을 찾아도 보다 저렴하게 제품을 살 수 있다. 특히 이때 마지막 유통 단계제품은 원가 이하로도 할인돼 판매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단계가 한 단계 한 단계 넘어갈수록 가격표가 추가로 덧붙어질 것”이라며 “아울렛 쇼핑에서는 백화점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살 순 있지만 사이즈가 백화점처럼 다양하게 준비돼 있지 않기 때문에 늘 ‘사이즈 전쟁’이다”라고 말했다.

높은 수수료 탓에 백화점 제품 비싸


이 때문에 백화점과 브랜드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아울렛 매장 제품보다 비쌀 수밖에 없다. 특히 백화점에 입점한 브랜드인 경우, 백화점에 높은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고 차후 팔리지 않을 수 있는 재고 제품 부담을 신제품의 정상가격에 얹어서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높은 가격을 측정할 수밖에 없다. 현대, 롯데, 신세계 등 현재 국내 대형 백화점의 의류 판매 수수료는 판매가격의 35~38%에 달한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한 제품을 제작할 때, 3벌을 생산하면 1벌만 정상적인 가격에 판매된다고 생각하고 3벌 생산비용을 거의 1벌 판매가격으로 결정한다”며 “백화점은 재고에 대한 부담이 없지만 브랜드 입장에서는 재고 처리가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최근엔 공장에서 처음부터 아울렛 판매용으로 제품을 따로 제작하는 경우도 생겼다. 백화점에서 판매됐던 상품의 재고가 아울렛으로 온 경우에는 출고 후 시간이 많이 흘러 유행이 지났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백화점 제품과 똑같지만, 아울렛 판매용으로 따로 제작된 세일 상품들은 백화점 제품들과 처음부터 질적으로 차이가 날 수도 있다.

김숙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 같은 변화가 일어난 것은 한 마디로 ‘아울렛 제품에 대한 수요의 확대’ 때문이다. 품질 좋은 브랜드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아울렛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이 같은 소비자의 수요를 통해 매출을 증가시키기 위한 일부 브랜드들이 아울렛용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매출보다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중요시하는 기업은 아울렛용 제품을 만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비자가 눈으로 제품을 사기 전에, 아울렛용으로 제작된 제품인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상품의 디자인 번호가 다르다고 하지만 이는 브랜드 관계자가 아닌 이상 소비자가 파악하긴 어렵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아울렛에서 백화점 제품과 같은 품질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사고 싶다면, 백화점에서 아이쇼핑을 먼저 한 후 백화점에서 더는 보이지 않는 제품이 생겼을 때 그 제품을 아울렛에서 찾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아울렛 제품은 싸다는 장점이 있지만, 구입한 제품의 AS와 환불이 어려운 점 등의 불편함도 있다. 대부분 아울렛 매장의 제품들은 환불 기간이 엄격하게 정해져 있거나 아예 처음부터 할인 판매 상품으로 환불이 불가능한 제품들도 많다. 또 AS도 대부분 구입한 아울렛 매장에서만 가능하다. 같은 브랜드여도 아울렛에서 구입한 가방을 백화점 매장에 들어가서 AS를 요청하면 거부당하는 이유다.

이 때문에 업계 관계자들은 값비싼 명품 가방을 아울렛에서 구입할 때 접근성이 좋은 도심 속 백화점형 아울렛 매장을 이용하길 추천한다. 교외형 아울렛 매장에서 구입하면, 그만큼 환불이나 AS를 받으러 갈 때마다 큰마음 먹고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가족들과 주말에 여행처럼 쇼핑을 즐기려면 서울 외곽지역 교외형 아울렛을 찾고, 특별한 날 명품을 살 땐 집에서 가장 가까운 도심 속 백화점형 아울렛을 가면 좋다”고 말했다.

-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1547호 (2020.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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