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산수음료의 경쟁력] ‘국가 공식지정 생수’로 통하는 강소기업 

 

88서울올림픽부터 아셈회의까지 전담… 강도 높은 수질검사로 경쟁력 높여

▎ 사진:산수음료
1980년대 국내 먹는샘물(생수) 시장은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당시에는 수돗물을 끓여 보리차·결명자차 등을 마시는 게 일반적이었다. 1984년 창업한 산수음료는 우리나라 생수사업을 개척한 회사 중 하나다. 지하수를 식수로 판매하는 것이 낯설던 시절부터 40년 가까이 생수사업 외길을 걷고 있다.

수돗물에 대한 인식이 나빠질 것을 우려해 생수산업을 규제하던 정부가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외국인들을 위해 일시적으로 판매를 허용했는데, 이때 88서울올림픽 공식 생수 공급업체로 선정된 회사가 산수음료다. 이후에도 1994년 대한체육회·대한올림픽과 2000년 아시아-유럽 정상회의(ASEM) 등 굵직굵직한 국가 주요 행사의 생수 공급업체를 맡으며 입지를 넓혔다.

산수음료의 취수원은 경기 남양주 수동면에 자리한 축령산의 울창한 원시림 지대다. 이곳에는 50~90년 수령의 잣나무와 790여종의 자생식물이 서식한다. 잣 채종림과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지난 수십 년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청정지역이다. 이 지역 협곡인 ‘물골안’이라는 지명은 물이 맑고, 공기가 좋다는데서 유래했다. 산수음료는 여기에서 취수한 물을 병에 담아 ‘산수’라는 브랜드로 판매한다.

자사 브랜드 외에도 여러 업체들의 자체브랜드상품(PB) 생수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납품한다. 쿠팡(탐사수), 올리브영(올라이브영워터), CU(미네랄워터), 현대카드(잇워터) 등을 비롯해 KTX 일등석용 생수 제품을 공급한다. 최근에는 배달의민족이 운영하는 B마트에 에코 친환경 생수를 납품한데 이어 호텔의 PB 생수로도 산수음료 제품이 공급된다.

산수음료는 지하 200m의 강도 높은 편마암층에서 원수(인공 처리가 되기 전의 자연 그대로의 물)를 취수해 좋은 수질과 안정성을 유지한다. 이로 인해 물맛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내추럴미네랄워터의 경우 원수를 뽑아 올린 후 불순물을 필터링하는 것 외에 어떠한 화학적 처리도 할 수 없다. 그래서 생수사업에선 원수의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경도 낮은 연수로 부드러운 단맛이 특징


산수음료의 물맛은 깔끔하고 부드러운 단맛이 특징인데 이는 물의 경도 자체가 낮은 연수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물의 경도가 32~36 사이의 물을 연수, 높을수록 경수라고 말한다. 그중 연수는 용해성이 높아 목 넘김이 상대적으로 부드럽고, 체내 흡수가 빠른 것이 특징이다. 일본에서는 생수병에 ‘경수’ 또는 ‘연수’라는 표기 기준이 있어 기호에 따라 골라 마실 수 있지만 국내에선 표기가 의무화돼 있지 않다.

다른 음료를 생산하지 않고, 생수만 전문으로 하는 기업임에도 연매출 200억원, 업계 6위 자리를 공고히 한다. 그 배경에는 철저한 위생관리가 한몫을 했다. 산수음료는 법이 강제하는 위생관리 수칙을 넘어서는 엄격한 자체기준을 적용한다. 환경부가 강제하는 연 2회 의무 검사 외에 매달 자체적으로 공인인증기관에 의뢰해 강도 높은 수질검사를 진행한다. 용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 호르몬 검사도 꾸준히 실시한다. 그 결과 미국 식품의약처(FDA)의 까다로운 위생 검사에 통과해 현재 우리나라와 일본에 주둔하는 미군 부대에 샘물을 공급하고 있기도 하다.

괌·사이판·일본 등지로 수출도 하고 있다. 수출 규모가 연 10억원 미만으로 비중이 크진 않지만 품질 관리 차원에서 실시한다는 입장이다. 김지훈 산수음료 대표는 “수출 기준이 국내보다 까다로워 품질을 더 높이기 위해 꾸준히 수출하고 있다”며 “최근에 K워터 바람이 불며 해외 수출 제의도 이어지지만 물류비가 많이 들어 동남아나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가 대두되면서 글로벌 생수업계 전반에 플라스틱 줄이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최대 식음료회사인 펩시코는 올 초부터 자사 생수 브랜드 ‘아쿠아피나’를 캔 포장으로 바꿔 식료품 가게와 경기장, 일부 소매점 등을 대상으로 판매에 나섰다. 아쿠아피나는 코카콜라의 다사니와 더불어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생수 브랜드다.

할리우드 배우 윌 스미스는 아들 제이든 스미스와 공동 설립한 스타트업 ‘저스트굿즈’를 통해 생수 제품인 ‘저스트워터’를 선보였다. 저스트워터 패키지는 재활용 가능한 물병지로, 종이(54%)를 비롯해 식물성 플라스틱(28%), 알루미늄(3%) 등으로 만들어졌다. 이밖에 신생기업 에버엔 에버는 병 모양의 알루미늄 캔에 생수를 담아 판매하고 있고, 박스트워터라는 기업은 우유처럼 종이팩에 담긴 생수를 선보였다.

분리 배출 쉬운 일체형 병마개로 특허 획득

이런 분위기 속에 산수음료는 국내 생수업계에서는 가장 적극적으로 친환경 페트병 생산에 나섰다. 국내 최초로 저탄소 바이오 페트병(사탕수수 등 친환경 원료 사용) 제작에 성공해 친환경 페트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것. 이어 지난 3월에는 자체 연구개발을 통해 친환경 관련 일체형 병마개 특허를 출원했다. 기존의 페트병 병마개는 개봉 시, 병의 목부분에 병마개에서 분리된 원형 띠 형태의 브릿지(식음료의 밀봉과 개봉 흔적 여부 확인을 위해 병마개와 일체형으로 연결, 제작된 부재)가 남게 된다. 병마개와 브릿지는 페트병과 재질이 달라 분리배출 돼야 하지만 분리작업이 쉽지 않아 일반쓰레기로 매립 또는 소각되는 게 현실이다.

산수음료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식음료 개봉 시 브릿지와 병마개가 함께 분리되는 일체형 구조로 제작했다. 또 식음료 제품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병의 무단 개봉이나 재사용, 개봉 흔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병마개를 열 때 역회전하며 하단부가 나팔모양 형태로 벌어지게 만들어 다시 밀봉하기도 편하다. 김 대표는 “먹는샘물 산수의 일부 제품에 우선 적용해 생산·판매하고 있으며 앞으로 모든 제품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images/sph164x220.jpg
1556호 (2020.10.26)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