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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브랜드들 우리도 아웃도어로 간다 

O u t d o o r 시 장 빅 뱅 

글 김지연 기자 jyk@joongang.co.kr 사진 각 브랜드 제공

▎제냐 스포츠의 룩(왼쪽),아르마니가 리복과 콜라보레이션한 브랜드 EA7.

'아웃도어도 럭셔리하게.’

스포츠와 아웃도어 시장이 커지자 파워 있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서둘러 라인을 확장하고 있다. 럭셔리 업계의 새로운 니치마켓이 등장한 것. 골프를 포함해 등산과 캠핑, 자전거가 취미생활로 인기를 끌자 명품 브랜드들은 다운, 윈드 브레이커, 점퍼 같은 아우터 웨어들을 필두로 캐주얼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다양한 스포츠웨어를 선보이고 있다.

스포츠 세컨드 브랜드 전략


▎란스미어의 아웃도어 룩.
몇몇 럭셔리 브랜드는 아웃도어용 의류와 액세서리 라인을 아예 ‘스포츠 라인’으로 떼냈다. 남성 럭셔리 브랜드 에르메네질도 제냐는 ‘제냐 스포츠’로 스포츠 라인을 한층 강화한다. 제냐 스포츠 제품은 다양한 기능을 가진 패브릭 소재를 대폭 활용하고 바이커 라인 등 스포츠에서 영감을 받은 에지 있는 디자인이 특징. 제냐 스포츠의 핵심은 하이테크 텍스타일을 강조해 통기성, 방수성, 발수성 등 기능을 더한 특수 소재에 있다. 데님 또는 니트 등 캐주얼 원단을 테플론 코팅 처리해 발수성 원단으로 재탄생시키는 등 끊임없이 진보하는 패브릭은 제냐 스포츠 노하우의 집결체다. 추천 아이템은 라이트 셸필드 재킷(LIGHT SHELL Ergonomic body warmer). 히든 후드, 앞판 패치포켓이 있으며 어깨 부분 견장 디테일은 분리 가능해 실용적이다. 더울 때는 남는 열을 외부로 배출할 수 있도록 열리고 외부 온도가 낮을 때는 열 발산을 막을 수 있도록 닫히는 ‘열 관문’ 개념을 응용한 보온재 ‘THERMORE T37’을 사용했다. T37이라는 이름은 열 관문이 작동하는 기준 온도이자 사람의 이상적인 체온인 37도를 뜻하는 것으로 안감에 푸른색‘THERMORE T37’ 레이블이 부착된다.

획기적인 ‘트랜스포머’ 아이템도 있다. ‘3-Seasons’ 필드 재킷은 탈부착이 가능한 퀼팅 보머 재킷이 내장돼 계절 변화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아우터다. 또 부드러운 나파가죽과 나일론 안감이 믹스된 짧은 기장의 퀼팅 아우터는 어깨 부분과 밑단, 지퍼를 따라 장식된 나일론 디테일로 인체공학적 피팅을 자랑한다. 새롭게 출시되는 ‘5-포켓 데님 팬츠’는 남성적인 인디고

컬러와 소프트 그레이, 블랙 등 다양한 컬러와 워싱, 트리트먼트를 선보인다. 뒷주머니에 ‘Z’ 로고를 더해 감각적이다. 제냐 한국법인 브랜드 매니저는 “제냐 스포츠의 브랜드 내 포션이 계속 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시장의 추세며 한국 시장에서도 점점 판매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골프, 테니스, 수영 등 스포츠 라인을 강화해 왔던 아르마니는 최신 트렌드와 아르마니의 실용주의를 결합한 스포츠 브랜드 ‘EA7’을 통해 스마트하면서도 기능적인 아웃도어 라인을 선보였다. 지난 2월 신세계 강남점에 첫 매장을 오픈한 EA7은 엠포리오 아르마니의 럭셔리 스타일을 스포츠에 접목했다. 편안함과 기능성을 강조한 실용적인 브랜드라는 평가다. 피트니스, 테니스, 골프, 수상 스포츠, 스키, 산악, 바이크 등 다양한 분야의 라인을 갖춘 스포츠 전문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다.

특히 골프웨어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컬러풀한 폴로 티셔츠와 기능성을 강조한 편안한 팬츠 등은 벌써부터 감각적인 골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EA7은 매년 각 분야에서 최고로 인정받는 전문 브랜드들과 함께 콜라보레이션 작업을 하고 있으며, 올 가을·겨울 시즌에는 전문 스포츠 브랜드인 리복과 콜라보레이션 컬렉션을 선보인다.

아르마니의 고급 소재와 리복의 기술력이 만난 의류 컬렉션은 편안한 착용감을 주고 다이내믹한 시각적 효과를 보여 준다. 특히 남성 컬렉션은 블랙, 그레이,화이트 컬러웨이에 형광 옐로를 포인트 컬러로 사용해 자신감 있고 섹시한 룩을 연출한다.


▎월드컵 공식 워치로 활약한 위블로

스포츠 세컨드 브랜드 전략

올가을엔 클래식 슈트도 경량화· 슬림화되면서 재킷에 가까운 슈트들이 출현하는 등 캐주얼이 강세다. 아웃도어 룩이 클래식 슈트에도 스며든 것. 란스미어는 클래식하면서도 실용성을 겸비해 일상에서 쉽게 입을 수 있는 아웃도어 룩을 선보인다. 맞춤복 외에도 전 세계 상류사회에서 검증된 의류와 구두, 액세서리를 내놓고 있다. 국내 최초의 클래식 멀티숍 브랜드답게 다양한 아이템으로 명품 아웃도어 시장 공략에 나선다. 안 입은 듯 가벼운 아우터 헤르노(Herno)는 48년 레인코트 한 가지 아이템으로 시작한 이탈리아 아우터 전문기업 헤르노의 대표상품이다.

헤르노의 다운 아우터는 마치 얇은 캐시미어 카디건만 살짝 걸친 듯한 느낌을 주며 가벼운 것이 장점. 80여년의 역사를 가진 파라부츠(Paraboot)는 프랑스 보아론지방의 구두 직공인 레미 리차드가 미국에서 고무 부츠 한 켤레를 들여오면서 시작됐다. 그는 이 부츠에서 힌트를 얻어 브라질의 파라(Para)항에서 직수입되고 있던 천연 라텍스를 사용한 구두를 만들기 시작했다.


▎위블로의 앰버서더 마라도나.
파라부츠는 워크(work) 슈즈 및 아웃도어 슈즈로 인기를 끌며 북극 탐험가 폴 에밀 빅터같은 모험가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고무로 된 바닥은 미끄럼을 방지하고 흙과 물에도 강하다. 두툼한 밑창은 오래 걸어도 편안한 것이 특징이다. 아웃도어 룩에 좀 더 클래식한 느낌을 내고 싶다면 품위 있는 액세서리와 베레모, 스카프 등을 더하면 된다.

클래식 정장구두로 잘 알려진 벨루티도 아웃도어 시장에 나서고 있다. 가벼운 가죽을 사용해 젊고 자유로운 느낌을 주는 요트신발 알베르토(Alberto)는 세련된 파리 스타일과 여행에 적합한 기능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앞코에 사용된 세 가지 다른 스티치는 슈즈의 견고함을 극대화했다. 보트 슈즈 알베르토 더비(Alberto Derby)는 일반적인 구두 레이스 대신 신축성 있는 밴드를 사용한 트롱프 뢰유(Trompe L’oeil: 눈속임) 기법을 도입했다. 가벼운 테슬 디테일은 자유로면서도 멋스러운 스타일을 연출한다.

요팅에 걸맞게 방수가 완벽하고 어떠한 환경에서도 발을 항상 건조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표면을 오일 처리한 송아지 스웨이드로 만들어졌다. 흰색의 천연 고무 라스트는 쉽게 더러워지지 않고, 보트의 갑판 위에서 편리하게 신을 수 있도록 특수 제작됐다. 신개념의 드라이빙 슈즈, 인디오투(IndiO2)도 선보인다. 인디오와 O2(Oxygen)가 합쳐진 인디오투는 슈즈를 착용하지 않은 듯한 해방감을 준다. 맨발로 신거나 자유롭게 신고 벗을 수 있는 슈즈를 원하는 고객을 위해 디자인됐다.

고급 워치 브랜드도 러브콜

전통적으로 클래식한 스타일만 고집해온 명품 시계 브랜드들도 스포츠 분야를 강화한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고전적이고 앤티크한 디자인이 상징적인 스위스 시계 브랜드 브레게는 다양한 아웃도어용 시계 프로모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양스포츠를 위한 마린라인의 대표 아이템인 마린로열(Marine Royale: Ref.5847BRZ25ZV)은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수중 알람 기능이 장착돼 스쿠버 다이빙을 포함한 다양한 레포츠를 즐기기에 적합하다.

컴플리케이션 워치 애호가와 아마추어 다이버들에게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 항공스포츠를 위한 파일럿라인의 타입 트웬티 원 크로노그래프 워치(Type XXI Chronograph) 3810BR은 1950년대 프랑스 해양 공군을 위해 처음으로 개발된 것을 현대적으 재창조했다. 브랜드의 컨셉트를 아예 스포츠워치로 잡은 경우도 있다. 위블로는 시계 제조 역사상 처음으로 고무 소재와 골드를 결합한 퓨전 시계를 제작했다. 다양한 스포츠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남아공 월드컵부터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공식 타임키퍼로 선정됐으며 마라도나를 앰배서더로 임명해 후원하고 있다. 2014년 월드컵을 기념하는 리미티드 에디션을 론칭할 예정이다. 10월에는 전남 영암에서 열리는 Formula 1TM의 공식 파트너로 활약한다. Formula 1TM과 럭셔리 워치 위블로의 만남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마케팅 담당자는 최근의 추세를 이렇게 설명했다. “명품관에도 스포츠 열풍이 불고 있다. 명품이 전반적으로 젊어지고 전체적인 MD구성도 변화하고 있다. 200만원짜리 패딩점퍼가 유럽에서 수입돼 반응이 뜨겁다. 명품 아웃도어 라인은 기능성을 갖추면서도 캐시미어나 퍼 등 고급 소재를 사용한다. 디자이너 고유의 감성을 살리고 핸드 메이드로 마무리한 것이 특징이다.”

201010호 (2010.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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