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쫄리 선생’의 감동적 삶 

권성원 칼럼 

몰매를 맞고 있는 의사들에게 이런 의사도 있다는 각성과 격려를 준 그에게 머리를 숙입니다. 분명한 것은 이 나라에는 괜찮은 의사가 꽤 많다는 사실입니다.
나라가 빠르게 발전하다 보니 곳곳에서 성장통(成長痛)을 앓고 있습니다. 의료계도 예외는 아니어서 노인 인구가 급격히 늘고 신약과 새로운 진료장비가 우후죽순으로 개발되다 보니 국민의 진료 욕구도 점차 높아만 갑니다. 나라 전체의 의료비 지출이 천정부지로 올라갑니다. 불행하게도 정부·시민단체·언론이 한목소리로 병원, 의사,제약회사가 적자의 주범이라고 몰아붙입니다. 의사들의 과잉진료, 과다 청구, 제약회사와 병원의 담합. 뭐, 이런 부조리 때문이랍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망각한 의사들의 부조리를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어느 한귀퉁이만 어둡다는 것입니다. 대학에서 열심히 가르치는 의사들, 밤늦도록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는 의사들, 새로운 수술 기법을 개발하기 위해 날밤을 새우는 의사들이 어둠 속 의사보다 압도적으로 많았기에 정부가 의료관광을 외칠 수 있고, 선진국 의사들조차 새로운 의술을 배우러 이 나라를 찾아오는 것입니다.



이런 의사 수난 시대에 순도 100%의 진짜 의사 이야기를 하나 하겠습니다. 몇 해 전 부산에 있는 후배에게서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형님 ‘쫄리’라고, 아능교?’ ‘누군데?’ 생면부지이지만 그의 일대기가 TV 전파를 타기 전 이미 그로부터 쫄리 선생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됐습니다. 쫄리 선생은 부산 인제의대를 졸업한 의사입니다. 그런대로 풍요로운 삶이 기다리는 의사인데 마흔 나이에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사제 서품을 받습니다. 바로 이태석 신부입니다. 의사로서의 삶을 뒤로한 채 아프리카 남부 수단으로 떠납니다. 수단은 오랜 내전과 가난으로 황폐해진 위험한 나라입니다. 원주민들로 부터 쫄리라는 친근한 이름을 얻습니다. 세례명 존 리(John Lee)를 그렇게 발음하는 모양입니다. 수단에서 그는 기도와 눈물과 땀으로 점철된 삶을 살았습니다. 끔찍한 전쟁으로, 찢어지는 가난으로, 콜레라·말라리아·한센병으로 희망이라곤 눈곱만큼도 보이지 않는 남수단의 오지 톤즈 마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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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호 (2010.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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