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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IAM GRANT & SONS - “우리 핏속에는 위스키가 흐른다” 

윌리엄그랜트앤선즈는 128년간 가족경영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스코틀랜드 위스키 명가다. 로이드 그랜트 고든 가족위원회 의장은 “몰트 원액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1886년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에서 탄생한 윌리엄그랜트앤선즈는 세계 3대 스카치 위스키 회사다. 현재 세계 판매 1위 싱글몰트 위스키 ‘글렌피딕’, 정통 수제 싱글몰트 위스키 ‘발베니’, 세계 3대 블렌디드 위스키 ‘그란츠’를 생산한다. 로이드 그랜트 고든은 윌리엄 그랜트가문의 최연소 가족위원회 멤버이고 설립자 윌리엄 그랜트의 증증손자다. 1994년부터 가족경영에 참여했으며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글로벌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1999년에는 성공적인 프리미엄 진으로 평가받고 있는 핸드릭스 진의 개발을 주도한 바 있다.

지난 10월,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윌리엄그랜트앤선즈의 수장인 로이드 그랜트 고든을 만났다. 그는 가족경영의 성공 비결은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와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있으며, 선대가 물려준 유산에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더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40, 50년 뒤를 예측하고 후대를 위해 몰트 원액을 유산으로 남겨두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수많은 유혹, 고통과 싸워야 하고 인내가 필요하다. 단기적 이익에만 급급한 다국적 기업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이는 회사의 중심인 가족 구성원의 희생 없이는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다.”

이번 방한 목적은.




▎11월 출시될 ‘글렌피딕 엑셀런스 26년’. 아메리칸 오크 버번 캐스크에서만 숙성시킨 최초의 위스키다.
한국 위스키 시장이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본사 차원에서 한국 법인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방한했다. 아울러 우리의 대표 제품인 글렌피딕, 발베니, 핸드릭스의 판매를 지원하고 한국 시장과 소비자를 파악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5대째 가족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가족경영의 장점은 위스키의 맛과 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가족 구성원의 헌신이 위스키의 품질로 나타난다. 우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를 운영하고 그 성공 여부는 위스키의 맛과 향으로 결정된다. 다만 가족이 회사를 운영하다 보니 재무적으로 불합리한 부분도 있다.

가족위원회의 역할은.



윌리엄그랜트앤선즈에는 회사의 근간을 이루는 가족 그룹과 회사를 직접 운영하는 전문경영인 그룹이 있다. 두 그룹은 매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사업을 해나간다. 물론 회사 지분은 가족 구성원이 100% 소유한다. 주주총회를 연상하면 된다. 나는 주주 총회의 의장과 같은 역할이다.

회사의 주요 현안은 어떻게 결정하나.



우리는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모든 결정을 한다. 당장 내일이 아닌 다음 세대, 또 그 다음 세대를 위해 준비한다. 이건 대단히 철학적인 문제다. 우리는 양보다 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품질을 위해 무조건 양을 늘리지 않는다. 이처럼 회사의 커다란 밑그림을 그리는 것은 가족위원회의 몫이다. 그 밖의 단기적인 문제는 전문경영인이 처리한다.

스코틀랜드의 위스키 회사들이 대부분 다국적 기업에 인수합병되며 정통성을 잃었다. 그동안 위기는 없었나.



수많은 위기를 겪었다. 그때마다 우린 개척자 정신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난관을 극복했다. 위스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던 1960년대 블렌디드위스키에 맞서 최초의 싱글 몰트 위스키 글렌피딕을 출시해 성공을 거둔 것은 좋은 사례다.

스코틀랜드 가문이 운영하는 유일한 위스키 회사다. 책임감과 자부심이 남다를 거 같은데.



선대부터 지켜온 우리의 비전은 언제나 세계 최고의 위스키를 생산하는 것이다. 다소 위험이 따르더라도 도전적인 일을 마다 하지 않는다. 후대가 우리의 역사와 전통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도록 모든 일을 장기적으로 보고 투자한다. 우리 가족의 핏속에는 위스키가 흐르고 있다.

위스키에 대한 철학이 있다면.



위스키는 이제 단순히 마시는 것에서 벗어나 즐기는 문화로 옮겨가고 있다. 우리는 그런 소비자를 위해 좋은 위스키를 생산할 의무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위스키를 대하는 진정성이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 이것이 나의 철학이다.

최상의 품질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



위스키의 품질을 좌우하는 증류소를 유지·관리하고 오크통을 자체 생산하기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대부분의 회사처럼 외부에 맡기면 지금보다 비용은 적게 들겠지만 품질은 보장할 수 없다. 우리가 생산하지 않는 것은 오로지 술병뿐이다.

현재 국내 위스키 시장에서 싱글몰트 위스키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로 미미하다. 최근 블렌디드 위스키는 하락세인데 비해 싱글몰트 위스키는 지난 5 년간 2배 성장하며 기존폭탄주 문화에 식상한 소비자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블랜디드위스키 판매량은 84만2008상자(1상자 500㎖×18병)로 전년 동기대비 약 5.3% 감소했다. 반면 싱글몰트 위스키는 2만8400상자가 판매되며 전년 동기대비 2.8% 증가했다. 블랜디드위스키보다 가격이 2배 이상 비싼 싱글몰트 위스키의 성장세는 주목할 만하다.

싱글몰트 위스키의 매력은.



무엇보다 강한 향과 독특한 맛에 있다. 대량 생산되는 블렌디드위스키와는 달리 어떤 증류소에서 만들었는지에 따라 맛이 다르다. 이는 브랜드에 따라 크게 차별성이 없던 블렌디드 대신 브랜드와 연산에 따라 개성이 두드러지는 싱글 몰트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핸드릭스 진을 직접 론칭했다고 들었다.어떤 술인가.



매우 독특한 술이다. 스코틀랜드 거반에서 전통 수작업으로 소량만 생산한다. 현재 전 세계 프리미엄 진 중에서 성장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타 브랜드에서 모방 제품이 나올 정도로 인기다. 청량한 오이맛과 향긋한 장미향이 매력적이다.

한국 위스키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나.



한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프리미엄 위스키 시장이다. 우리의 목적은 한국 소비자를 싱글 몰트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최근 음주 문화가 바뀌는 추세고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위스키 애호가를 공략할 복안은.



우선 오는 11월 싱글 몰트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글렌피딕 26년을 공개하고 내년 1월에는 블렌디드 위스키 그란츠를 선보인다. 특히 내년 상반기에는 한국형 블렌디드 위스키를 새롭게 출시한다. 한국인에 특화된 맛과 향을 지닌 제품으로 술병 디자인도 한국인의 기호에 맞출 예정이다. 우리 회사는 위스키의 맛과 향을 좌우하는 몰트 원액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 원액을 이용해 어떤 맛과 향으로 한국인의 마음을 사로 잡을지 기대해 달라.

201411호 (2014.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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