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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대책 이후 부동산 투자 전략 

분양권 전매 규제가 덜한 분양 상품에 주목하라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한동안 잘 나가던 서울 주택시장에 때 이른 한파가 불어닥쳤다. 1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청약제도가 크게 바뀌는 만큼 청약 또는 투자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1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서울 강남 4구 주택시장에 냉기가 돌고 있다. 사진은 부동산 중개업소가 몰려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아파트 상가 내부. 중개업소엔 손님 발길이 끊겨 한산했다. / 중앙포토
“시장이 마비 상태입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B공인 중개업소. 이곳 김모 대표는 11월 3일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매매 중개를 한 건도 못했다며 신반포 8차의 경우 벌써 5000만원 이상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값)가 빠졌다고 말했다. 다른 강남권 재건축 시장 분위기도 다르지 않다. 강동구 고덕동 LG공인중개업소 강종록 대표는 초상집이 따로 없다며 한 달 전 분위기와 달리 매수자 문의가 뚝 끊겼고 급매물을 찾는 손님도 없다고 전했다. 요즘 부동산 중개업소는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를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끊기면서 호가(부르는 값)가 수천만원 떨어졌는데도 거래가 안 된다.

국토교통부가 11월 3일 발표한 대책은 분양시장을 안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가수요가 들끓는 분양시장을 잡으면 기존 집값도 안정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다만 일부 지역에 한정됐다. 이른바 ‘조정 대상 지역’으로 서울 전체(25개 구)와 경기도 과천·성남·하남·고양·남양주·화성시, 부산 해운대 등 5개 구, 세종시 등 37곳이다. 정부가 당초 예고했던 ‘핀셋 규제’를 구체화한 것이다. 대책의 핵심은 분양권 전매 제한 강화다. 지역별로 차등 적용된다. 부동산 과열의 진원지로 지목된 강남 4구와 과천시는 민간·공공택지 구분 없이 분양권 전매가 소유권 이전 등기 때까지 금지된다. 기존 민간택지 전매 제한 기간은 6개월에 불과했으나 입주 이후 등기가 가능한 점을 고려하면 30~40개월로 늘어난 셈이다. 강남 4구를 뺀 나머지 서울 지역의 분양권 전매 기간도 종전 6개월에서 1년 6개월로 늘어난다. 수도권 주요 지역 전매제한에 따라 하남·고양·남양주·화성시(동탄2신도시) 등 인기 택지지구 내 공공·민영주택 모두 분양권 전매가 불가능해진다. 강화된 전매 제한 기간 규정은 11월 3일 입주자 모집공고 단지부터 적용되고 있다. 다만 부산은 기존처럼 분양권 전매 제한을 받지 않는다.

과열지역만 잡는 ‘핀셋 규제’ 구체화

1순위 청약자 요건도 까다로워졌다. 2주택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와 그 세대에 속한 사람은 1순위 청약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또 세대주가 아닌 사람, 최근 5년 이내에 다른 주택 청약에 당첨된 기록이 있는 사람과 그 세대원도 마찬가지다. 2순위 청약 때도 청약통장을 사용하도록 했다. 조정 지역에 대해서 청약 재당첨도 제한된다. 전용 85㎡ 이하인 주택을 기준으로 과밀 억제 권역에 속하는 조정 지역(서울·과천·성남·하남·고양·남양주시)의 당첨자는 5년간, 이외 지역 당첨자는 3년간 해당 지역을 포함한 모든 조정 지역과 투기과열지구의 민영 주택 등에 재당첨이 제한된다. 공공택지는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아 이미 재당첨 제한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분양시장에서 투기 수요를 차단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허윤경 한국건설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강남 재건축 분양 때 분양권 전매가 입주 시까지 금지되면서 단타를 노리는 가수요가 줄고 청약 열기도 꺾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예상보다 강도 높은 규제라서 분양시장이 냉각되고 건설경기가 침체할 가능성이 있다”(김동수 한국주택협회 진흥실장)는 지적도 적지 않다. 실제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11월 3일 이후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등록된 아파트 실거래건수를 분석한 결과, 강남 4구 거래량이 25건(11월 15일 기준)에 그쳤다. 지난달 3~15일 거래(600여 건)의 4% 수준이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 1, 4~7단지와 시영에서 거래된 아파트가 지난달 20가구였으나 이달 들어선 아직 ‘0건’이었다.

집값 상승세도 꺾이는 모습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월 첫째 주(7일 기준) 서울 평균 아파트값은 한 주새 0.11% 오르는데 그쳐 2주 전(0.15%)보다 상승폭이 줄었다. 특히 강남 4구 집값은 모두 하락세로 돌아서 평균 0.02% 내렸다. 주간 아파트값이 떨어진 것은 지난 3월 말 이후 7개월여 만이다. 지난 10월 15억3000만원에 팔렸던 잠실동 주공5단지 전용 76㎡형은 현재 14억3000만원대 급매물이 나온다. 개포동 주공1단지 전용 41㎡형도 10월 9억1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금은 이보다 4000만원이 떨어진 8억7000만원까지 호가가 내려간 상태다. 강남발 냉기가 강북으로도 옮겨가는 분위기다. 재건축 추진 단지가 몰려 있는 노원구 상계동을 비롯해 강북구, 도봉구 일대 주택 거래가 급감했다. 집값은 보합세다. 그동안 집값 상승폭이 컸던 데다 시장 불확실성을 키울 만한 요인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일단 지켜보자’는 관망세가 퍼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규 분양시장도 11·3 대책 여파로 주춤한 상황이다. ‘청약 조정 대상지역’에 속한 지역 내 분양이 줄줄이 연기됐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1순위 자격 제한과 재당첨 제한 등을 담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개정(11월 15일) 이후로 분양보증을 미뤘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권에서는 잠원동 래미안신반포리오센트와 잠실 올림픽아이파크 등이, 강북권에선 공덕 SK리더스 뷰 등이 12월이나 내년으로 분양 일정을 미뤘다. 다만 청약 규제를 피한 아파트에는 청약자가 대거 몰렸다. 11월 10일 1순위 청약을 받은 경기 용인시 수지파크푸르지오는 357가구 모집에 6757명이 몰려 평균 18.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전태종 대우건설 분양소장은 “이번 대책과 무관하게 6개월 후 전매가 가능하단 점이 큰 호응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규제 대상이 아닌 오피스텔 분양시장에도 투자수요가 몰렸다. 우미건설이 11월 4일 분양한 동탄린스트라우스더레이크 오피스텔은 평균 335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앞으로 시장 전망은 좋지 않다. 내년부터 입주물량이 크게 늘기 때문이다. 내년과 2018년 각각 60만 가구씩 120만 가구가 입주하게 된다. 이는 평년보다 50%나 늘어난 규모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주택보급률이 2014년 기준으로 103.5%까지 올라가 주택 부족을 넘어선 상황에서 앞으로 2년에 걸쳐 120만 가구 정도 되는 공급량은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트럼프 당선 등으로 인한 대외 변수 등 각종 악재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시장의 관망세가 더욱 짙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시장이 주춤한 건 일시적 현상이란 분석도 나온다. 조명래 단국대 도시지역계획학과 교수는 “최근 시장이 움츠러든 건 조급한 단기적 반응”이라며 “정부의 추가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집값이 다시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규제가 적용된 분양시장을 피해 주택 수요가 재건축 등 기존 주택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분양시장 전망은 어떨까.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전문위원은 “청약경쟁률 하락은 불가피하겠지만, 저금리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수요자들이 입지 등이 좋은 물량을 찾는 움직임은 꾸준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 4구 제외한 서울 지역 노려볼 만


▎재건축 사업을 추진 중인 서울 강남구 개포지구. 이들 아파트 호가는 한 달 새 수천만원 씩 떨어졌다. / 중앙포토
이에 따라 주택 수요자의 청약 전략 또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일단 1순위 자격 여부가 중요하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1순위 조건이 되고 청약 가점(84점 만점)이 60점을 넘는다면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강남과 같은 인기지역에 청약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현재 전용 85㎡ 이하 민영주택은 분양물량의 40%를 가점제로 뽑는다. 가점제란 실수요자 중 집이 없으면서 부양가족이 많거나 연령이 높은 사람들에게 민영주택 일부를 우선 배정하는 제도다. 반대로 2주택자나 재당첨자인 수요자는 시장을 관망하는 게 낫다. 특히 신혼부부나 사회초년생의 경우엔 목돈 마련이 우선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신혼부부는 1순위 가점도 낮고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소득심사 강화로 문턱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며 “무조건 청약하기보다는 자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역별로 접근하는 방법도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연말까지 ‘청약 조정 대상지역’이 아닌 수도권 분양 예정 단지는 1만8000여 가구다. 업계에선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이런 지역으로 ‘풍선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청약 규제의 미비를 찾아 분양권 전매 규제가 덜한 분양 상품으로 투자 수요가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 4구를 제외한 서울 지역을 노려보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이 종전 6개월에서 1년 6개월로 늘었지만, 전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꼭 강남 4구에 투자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주택 보유 여부에 따라 전략도 달리 짜야 한다. 무주택자라면 신규 분양물량을 노리는 게 유리하다. 다만 중도금 대출 보증을 받지 못하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강남 재건축 단지 전용 84㎡형 분양가의 경우 대개 9억원이 넘는데, 이는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중도금 대출보증 대상에서 제외된다.

집을 두 채 이상 갖고 있는 유주택자가 재건축 투자에 나설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이미 분양한 아파트 분양권에 투자하는 게 그중 하나다. 입주자모집공고를 11월 3일 이전에 낸 재건축 단지는 전매 제한이 계약 후 6개월밖에 안 된다. 서울 강남 4구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전매 제한이 풀리는 아파트 분양권 물량은 6개 단지, 2989 가구다. 강남구 일원동에서 분양한 래미안루체하임(일반분양 332가구)이 12월부터 전매가 가능해지고, 강동구 명일동에 들어서는 래미안명일역솔베뉴(268가구)는 내년 2월 전매 제한이 풀린다. 올해 서울 강남권 분양시장에서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던 디에이치아너힐즈(69가구)는 3월부터, 매머드급 단지인 강동구 고덕동 고덕그라시움(2010가구)은 4월부터 분양권을 거래할 수 있다.

조합원 물량이나 입주권을 사는 방법도 있다. 여전히 조합원 지위 양도가 자유롭기 때문이다. 다만 관리처분 인가를 받은 후 물량이 많아 가격이 많이 올라와 있고 투자기간이 길어 리스크(위험)가 크기 때문에 투자시기도 잘 따져봐야 한다.

-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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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호 (2016.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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