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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꼽은 최고 피노누아는 칠레산 ‘마르케스 데 카사 콘차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소비자가 즐길 만한 최고의 와인을 선정하는 중앙일보 ‘와인 컨슈머 리포트’는 “와인은 어렵다”는 편견을 깨뜨리는 인기 기획이다. 중앙일보가 와인정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와인나비(winenabi) 운영사 (주)비노랩, 와인소매 전문기업 와인나라, 와인 웹진 더센트와 공동으로 선보인 ‘와인 컨슈머 리포트 시즌3’ 결과를 소개한다.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 전문가들은 칠레산 피노누아 마르케스 데 카사 콘차를 최고의 와인으로 꼽았다. 칠레산 와인은 안데스 산맥를 넘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와인 풍미를 돋운다. / 사진 임현동
“신은 카베르네 쇼비뇽(Cabernet Sauvignon)을 만들었고, 악마는 피노누아(Pinot Noir)를 만들었다.”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 일종의 격언처럼 전해지는 말이다. 피노누아(포도 품종) 와인에 한번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고, 와인에 관심을 가지면 궁극적으로 피노누아에 빠지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피노누아는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에서 재배되는 대표적인 품종이다. 카베르네 쇼비뇽에 비해 껍질이 얇고 포도알이 촘촘한데, 기후와 환경에 민감해 재배가 어렵다.

때문에 와인 컨슈머 리포트 시즌3 첫회 주제는 이 피노누아 와인이다. 카베르네 쇼비뇽보다 맛이 연하면서도 고급스럽다. 일반적으로 피노누아 와인은 고가 제품이 많지만, 소비자가 비교적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국내 시판 중인 10만원 이하 제품 27종(11개 수입사)을 평가 대상으로 했다.

10만원 이하 27종 제품 블라인드 테스트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 전문가들은 마르케스 데 카사 콘차(칠레)를 최고의 와인으로 꼽았다. 100점 만점에 87.1점을 얻었다. 르꼬르동블루·숙명 아카데미 김지형 총괄팀장은 “마르케스 데 카사 콘차는 원샷으로 마시고 싶은 피노누아 와인”이라고 평가했다. 그 뒤를 이어 몽그라스 리제르바(칠레)와 에리타주 뒤 콩세이에(프랑스)가 2·3위를 차지했다. 뉴질랜드(마타히위)와 미국(럭키스타) 와인도 4,5위로 이름을 올렸다. 1외와 5위의 점수차는 5.3점에 불과했다.

일반인들은 전문가와 다른 시각을 드러냈다. 전문가가 피노누아의 본고장인 프랑스(브루고뉴) 와인 1종을 톱5에 선정한 데 비해 일반인은 프랑스 와인을 1종도 고르지 않았다. 미국·칠레·뉴질랜드 등 신대륙 와인만을 톱5에 선정했다. 두 집단이 동시에 톱5로 꼽은 와인은 럭키스타(일반인 3위)뿐이었다. 일반인은 메이오미(미국)를 최고의 와인으로 꼽았다. 모란데 그란 리제르바(2위·칠레), 킴 크로포드 사우스 아일랜드(4위·뉴질랜드), 마테틱 이큐(5위·칠레)가 뒤를 이었다.

여성은 프랑스산, 남성은 신대륙 와인 선호

성별과 연령에 따른 선호 와인도 엇갈렸다. 여성은 1~2위를 모두 프랑스산 와인(에리타주 뒤 콩세이에· 루이 막스 클리마 오 밸리)을 꼽은 반면, 남성은 미국(메이오미)과 칠레(모란데 그란 리제르바) 와인을 선호했다. 20대는 프랑스, 30대는 미국, 40대는 뉴질랜드, 50대는 칠레 와인을 최고 와인으로 꼽았다. 이같은 결과는 20대 여성을 제외한 일반 소비자들이 산미보다는 풍부한 과일향과 단맛을 선호하는 경향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와인나라 이철형 대표는 “대체로 신대륙 와인은 과일향이 풍부하고 약간의 달콤한 느낌을 준다”면서 “블라인드 테스트 결과, 일반인들이 이런 맛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전문가 상당수는 일반인 선정 1위 메이오미에 대해 “단맛이 너무 튄다”거나 “신대륙 특유의 오크향이 강하다”는 다소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피노누아 와인이 비교적 고가 임에도 평가 와인들 중에선 중저가 와인이 훌륭한 평가를 받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비노랩 박상훈 대표는 “10만원에 가까운 고가 와인이 다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3만~4만원대의 와인이 톱5에 들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점은 와인 유통업 종사자들이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전문가-일반인 톱5에 든 와인중 최고가는 마테틱 이큐(9만5000원·전문가 5위)였다.

-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201701호 (2016.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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