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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선희의 ‘삼국지로 본 사람 경영’ 주인을 잘못 고른 탁월한 신하들(1) 

진궁(陳宮) 조조와의 잘못된 만남 

양선희 중앙일보 논설위원/『여류(余流) 삼국지』저자
신하로 성공하는 첫 번째 원칙은 자신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주인을 제대로 고르는 일이다. 신하는 여기에서 실패하면 백 가지 재능이 무효가 되고, ‘잘못된 만남’으로 인생이 수렁에 쳐 박히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첫 선택이 잘못됐다고 아예 회생할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주인의 자리에선 주인을 바꿀 수 없지만, 신하는 주인을 바꿀 수 있다. 이게 신하라는 자리의 가장 큰 강점이다. 다시 날아오를 수 있느냐 없느냐는 이 강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진궁은 ‘잘못된 만남’과 연이은 ‘잘못된 선택’으로 어긋나는 인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소설 『삼국지』에 등장하는 진궁은 유가적 선비의 가치를 추구하려고 애쓰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의 가치를 배반하는 조조를 만나 인생이 꼬인다. 그 인연을 회피하기 위해 어리석은 여포를 선택하고, 그 잘못된 선택에서 실패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결국 그가 도달하는 곳은 나락이다.

진궁은 머리는 모자라고 미련하면서도 잘난 척하는 스타일리스트 여포를 모시고도 계략으로 수차 조조를 곤경에 빠뜨리는 등 탁월한 재능이 갖춘 인물이었다. 그러나 끝없이 조조와 엮이어 돌아가면서 그 꼬인 인연의 굴레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삼국지』의 수많은 등장인물 중 가장 안타까운 사람을 꼽으라면, 필자는 진궁을 그 첫 번째로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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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호 (2017.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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