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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50대 부자 리스트] 한국 50대 부자 30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의 롯데, 위기 속 체제 변화 ‘잰걸음’ 

함승민 기자 sham@joongang.co.kr
신동빈 롯데 회장의 경영 인생이 격변의 시기를 맞고 있다. 회사가 내·외부로부터 여러 악재를 맞고 있는 와중에 신 회장은 회사의 새로운 비전을 공표했다. 재계는 이를 ‘ 신 동빈 롯데’시 대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4월3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롯데그룹 50주년 창립 기념식에서 신동빈 회장이 ‘뉴롯데 램프’를 점등하고 있다.
지난 4월3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임직원 800여 명의 박수를 받으며 상기된 표정으로 행사장에 들어섰다. 그는 단상에 서 “상상을 뛰어넘는 혁신으로 신(新)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세계시장에서 생존할 경쟁력을 키우자”고 말했다. 이날은 롯데그룹 창립 50주년이자 ‘롯데의 꿈’이라는 123층 롯데월드타워가 전면 개장한 날이었다.

주식재산 1조3584억원으로 포브스 2017 한국 50대 부자 조사에서 30위에 오른 신 회장의 경영 인생이 격변의 시기를 맞고 있다. 신 회장은 그룹 창립 50주년과 롯데월드타워 개장에 맞춰 회사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경영권 분쟁과 검찰 수사,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으로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새로운 체제로의 변신을 구체화한 것이다. 재계는 신 회장의 ‘뉴 롯데’ 선포를 ‘신동빈 시대’ 개막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핵심은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과의 차별화다. 과거 양적 성장 방식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거화취실(去華就實·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함보다 내실을 취한다)’로 요약되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경영은 실적을 철저히 관리하는 방식으로, 양적 성장의 토대가 됐다. 하지만 폐쇄적인 지분 구조, 수직적 조직 문화, 협력업체에 대한 갑질 등 그림자도 드리웠다.

신 회장의 ‘뉴 롯데’는 매출이나 순위 등 숫자 목표 대신 ‘투명 경영’, ‘핵심 역량 강화’, ‘가치 경영’, ‘현장 경영’ 같은 철학과 방침을 담았다. 신 회장의 혁신을 주도하는 황각규 그룹 경영혁신실장은 매출 200조원 목표를 내걸고 전 계열사가 매진했던 ‘아시아 톱 10 글로벌 그룹’ 비전의 한계를 지적하며 “기업의 목표가 매출 성장과 이익 확대에만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성장 위주 비전에 익숙한 그룹의 체질을 뼛속까지 전면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내부적으로는 지배구조 개선작업 등을 통해 투명성을 강조하는 등의 쇄신에 주력하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그룹의 경영권 비리 수사를 계기로 대국민 사과와 함께 그룹 경영 정상화를 위해 혁신안을 내놨다. 지난해 7월 연기된 호텔롯데 상장을 빠른 시일 내에 재추진하고, 호텔롯데 외에도 우량 계열사들을 차례로 상장해 투명경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지주회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전환구조 및 방법은 현재 검토 중인 단계다.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서는 순환출자 고리 해소, 지주회사 전환, 호텔롯데 상장 등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 금융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이 롯데쇼핑·롯데제과·롯데칠성·롯데푸드를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 분할한 뒤 각각의 투자회사를 합병해 지주회사를 세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주회사 설립으로 자연스럽게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할 수 있고 신 회장이 4곳의 지분을 각각 13.46%(롯데쇼핑), 9.1%(롯데제과), 5.7%(롯데칠성), 2.0%(롯데푸드)씩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 확보에도 유리하다는 것이다.

이 지주회사와 호텔롯데의 합병도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호텔롯데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신 회장이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하려면 합병이 필수적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주회사 전환에 쓸 재원을 마련하려면 호텔롯데 상장도 재추진해야한다. 호텔롯데 상장은 일본 롯데의 지분율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호텔롯데 지분은 일본 롯데홀딩스(19.07%)를 비롯한 일본 계열사들이 99% 보유하고 있다. 현재 호텔롯데 상장은 롯데그룹 오너가의 검찰 수사 등으로 잠정 연기된 상태다.

한편 지배구조 개편의 시발점이 된 경영권 분쟁은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지난 2월22일 롯데쇼핑 보유 주식 중 173만883주(6.88%)를 처분했다. 그 결과 지분율이 7.95%로 줄었다. 핵심 계열사의 주식을 대량 처분한 만큼 사실상 분쟁이 마무리됐다는 관측이다. 신동빈 회장의 롯데쇼핑 지분율은 13.46%다.

핵심 공약인 준법경영위원회 출범시켜


▎4월2일 롯데월드타워 개장 축하 불꽃축제 장면.
지배구조 개편 관련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준법경영위원회도 최근 출범했다. 지난 2월21일 조직 개편과 임원 인사를 단행하며 그룹 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를 새로운 두 개 조직(경영혁신실, 컴플라이언스 위원회로)으로 나눴다. 컴플라이언스(준법경영)위원회는 준법경영·법무·감사 기능을 수행한다. 또 그룹 차원의 준법경영 관련 규칙과 정책을 세우고, 각 계열사의 준법경영 실행 여부를 점검할 예정이다.

1967년 롯데제과에서 출발한 롯데는 지난 50년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해 왔다. 첫해 8억원이었던 롯데제과의 매출은 지난해 92조원(롯데그룹)으로 10만 배가 넘게 팽창했고, 사업 영역도 식품에서 출발해 유통과 관광, 화학산업 등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종합그룹으로 성장했다. 1990년 8위였던 재계 순위도 2015년부터 5위로 뛰어올랐다.

신 회장은 지금까지 부친인 신 총괄회장과는 다소 다른 경영 방식을 보여왔다. 그는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줄곧 지냈고, 아오야마가쿠인대학을 졸업했다. 이후 미국 컬럼비아 대학원에서 수학했고, 노무라증권 영국 런던 지점에서 8년간 근무하며 글로벌 마인드를 익혔다. 2004년 정책본부장에 취임하며 경영 전면에 나섰고, 2011년 2월 롯데그룹의 회장에 취임했다.

특히 그는 적극적인 M&A와 사업 다각화로 롯데그룹을 성장시켰다. 우리홈쇼핑(2007년), GS리테일 백화점·마트 부문(2010년), 하이마트(2012년), 현대로지스틱스(2014년), KT렌탈(2015년), 뉴욕팰리스호텔(2015년) 등을 잇달아 그룹에 편입시켰다. 지난해 인수한 KT렌탈과 삼성의 화학 계열사까지 국내외에서 30여 건의 크고 작은 M&A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2005년 30조원 안팎이던 그룹의 매출은 지난해 92조원으로 상승했다. 현재 롯데 계열사는 94개, 임직원은 18만여 명에 달한다.

하지만 국내외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고착됨에 따라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성장 방식의 궤도 수정에 돌입했다. 또 경영권 분쟁과 그에 따른 검찰 수사 같은 집안 문제와 양극화 확대,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조 같은 사회적 분위기도 투명하고 체계화된 질적 성장으로의 궤도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 함승민 기자 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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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호 (2017.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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