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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지상 갤러리(12) 

선우영의 <해금강의 파도> 

신동훈 미국조선미술협회 회장
선우영은 “산과 물, 즉 산수(山水)를 그리는 것이 그림”이라고 일갈했다. “산(山)은 나무, 바위, 땅이 포함된 고정된 것이요, 물(水)은 바다, 파도, 비, 구름, 안개, 폭포가 포함된 율동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산률(山律) 선우영(鮮于英, 1946~2009)은 진경산수-진채세화(眞景山水-眞彩細畵)의 거장이다. 전통적인 화법을 벗어나 현대적인 강렬한 색상에 거칠고 거침없는 붓질과 세밀하고 섬세한 기법으로 발색이 장엄하고 사실적인 새로운 장르의 미술세계를 개척했다. 험난한 분단시대를 격렬하게 버티며 치열하게 예술혼을 불태웠던 선우영은 한국전쟁의 참화 속에서 붓을 들고 절규했던 박수근(1914~1965)이나 이중섭(1916~1956) 같은 인물이다.

선우영은 평양의 작업실을 찾아간 필자에게 “산과 물, 즉 산수(山水)를 그리는 것이 그림”이라고 일갈했다. 선우영은 “산(山)은 나무, 바위, 땅이 포함된 고정된 것이요, 물(水)은 바다, 파도, 비, 구름, 안개, 폭포가 포함된 율동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우영은 “20세기 말까지는 고정된 것, 굳센 것, 변함없는 것이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해 산과 바위를 주로 많이 그렸다”면서 “그러나 21세기, 인터넷 세상이 되어 비밀이 없어진 새 시대에 들어서는 율동이 반영된 미감 있는 새로운 그림을 그린다”고 고백했다. 작고하기 일년 전쯤 어느 날엔 “요즘은 세상이 요동치는 현대적 미감에 맞는 파도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했다. 그때 선우영에게 “그렇다면 그 거대한 파도 그림은 세상을 뒤엎고 세상을 바꾸는 그림이네요!”하고 물은 적이 있다. 지금 돌아보니 그때는 별 생각 없이 말했으나 선우영이 대답하기엔 좀 거북한 질문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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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호 (2017.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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