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깡을 키우자, 겸손하게 

나이가 들면서 깡을 키워야 한다. 깡에는 두 가지가 있다. 육체의 깡이 하나이고, 마음의 깡이 또 하나이다. 

노익상 한국리서치 회장


사람이 나이가 들면 나약해지기 쉽다. 특히 남자가 더 그런 것 같다. 우스갯소리지만 여자가 나이들면 필요한 것이 (1)돈, (2)딸, (3)취미, (4)친구인데, 남자가 나이들어 꼭 필요한 것은 (1)마누라, (2)집사람, (3)와이프, (4)애들 엄마라고 한다. 피식 웃음이 나지만 주변에 보면 그런 남자 노인들이 많다. 그만큼 100세 시대가 현실이다. 60이 넘으면 이제 나를 위한 또 하나의 인생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이다. 손주나 가족들 앞에서도 나는 나, 너는 너인데, 같이 친하게 서로 좋아하며 살자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서로 의존하지 않는, 남에게 매달리지 않는 삶을 살 준비를 시작해야 하는 시기이다.

연말에 동갑내기(70대 초반) 친구들과 경남 산청에 있는 지리산 천왕봉에 다녀왔다. 산에는 처음 같이 갔는데, 그 친구가 잘 걷는다. 꾸준히 걸어 해가 진 후에 램프를 켜고 내려왔다. 그 다음 날 차 안에서 그 친구가 하는 말. "걷는 것이 건강에는 좋을지 몰라도, 걷는 것만으로는 근육이 안 생겨. 근육이 없으면 자신감도 없어져." 느낌이 왔다. 평소에 그 친구를 보면 늘 강단이 있다. 골프를 칠 때에도 해저드를 만나면 우드로 쳐서 공을 곧잘 넘긴다. 그 친구는 70이 되어서 50대 1의 경쟁을 뚫고 대기업에서 처음 시작하는 사료 사업부 사장으로 취임했고 자동화 공장 건설에도 직접 뛰어들었다. 거의 상품이 시장화될 즈음 느닷없이 하는 말이 "나, 사표 냈어." "아니 왜, 언제?" "일주일 전에. 내일부터 안 나가." 허, 그렇게 열심히 하더니 왜 그만두었을까? 아마 사주와 뜻이 맞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여튼 요새 그가 중얼거렸던 "근육이 없으면 자신감도 없어져"라는 말이 다시 생각난다.

나이가 들면서 깡을 키워야 한다. 깡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육체의 깡이고, 또 하나는 마음의 깡이다. 몸 깡은 근육을 키움으로 생긴다. 허벅지가 당기도록 계단을 오르고, 허리를 편 상태에서 앉았다 일어나기를 하루에 50회는 해야 한다. 허리를 곧게 유지하면서 팔굽혀펴기를 하면 가슴 근육이 생기고, 그 근육으로 단단한 상체를 느끼면 자신감도 생긴다. 마음의 깡도 육체의 깡에서 비롯된다. 근육만으로 마음의 깡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근육이 없으면 마음도 약해진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을 하면 마음의 깡도 생긴다. 육체와 마음의 단련이다. 다만 그 깡을 표현할 때 조심해야 한다. 조금 참아야 한다. 내적인 깡을 외부에 나타내기 전에 겸손이라는 터널을 한 번 지나야 한다. 겸손이란 긴 굴을 지나온 깡은 부드럽다. 온화하나 나약하지 않다. 입에는 미소를, 눈에는 인자함을, 턱에는 강단이 배어 있는 모습. 그것이 바로 100세 시대 노인의 깡이다.

- 노익상 한국리서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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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호 (2018.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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