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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M760Li xDrive | ‘V12’의 위엄이 느껴지는 최상위 모델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이런 럭셔리 세단을 만날 기회가 또 있을까’. BMW의 최상위 모델인 뉴 M760Li xDrive의 움직임은 거대하고 웅장했다. 디자인·승차감은 물론이고 12기통 엔진(V12)이 주는 파워는 탁월한 주행성을 자랑했다.

▎BMW의 가장 강력하고 럭셔리한 대형 세단 뉴 M760Li는 2억3000만원이라는 가격과 함께 존재감을 한껏 드러낸다. 검은색 무광 컬러가 스포티한 성격을 더욱 부각시킨다. / 사진:BMW 코리아 제공
지난해 4월 BMW가 한국 시장에 선보인 7시리즈의 첫 고성능 모델 M760Li xDrive는 현존하는 BMW 최상위 모델이다. M 퍼포먼스 트윈파워 터보 12기통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최고출력 610마력,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3.9초 만에 도달하는 강력한 성능을 갖췄다. 2015년 뉴 7시리즈를 국내에 선보인 BMW코리아가 최근 몇 년 동안 고성능 세단 시장이 성장하자 전략적으로 들여온 모델이다. 국내에서 경쟁모델은 메르세데스-AMG, 메르세데스-마이바흐 등이다.

M760Li는 BMW가 가솔린 엔진 기술의 ‘끝판왕’을 보여주려고 작심하고 내놓은 모델이다. 가격도 2억2330만원으로 BMW 모델 중 가장 비싸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4~12월 동안 모두 94대가 팔렸다. 1월 초 운전석과 ‘회장님석’인 뒷좌석 오른쪽에 앉아 시승을 진행했다. 서부간선도로와 경인고속도로에서 100㎞ 남짓 달렸다.


▎거대한 키드니 그릴과 하단의 공기흡입구. / 사진:BMW 코리아 제공
M760Li의 가장 큰 특징은 12기통(V12) 6.6L 엔진 탑재다. 이 엔진의 최고출력은 610마력이며, 최대토크는 81.6kg·m에 이른다. 차량 측면 C필러, 앞 좌석 센터 암레스트, 7시리즈 전용 태블릿 PC 등 차량 곳곳엔 ‘V12’ 마크가 새겨졌다. 기존 7시리즈와 차별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5m가 넘는 전장(5238㎜)과 2m에 육박하는 전폭(1902㎜), 거대한 키드니 그릴과 하단의 공기흡입구, 20인치 휠과 대형 디스크, 무광 처리된 블랙 컬러가 어우러져 한눈에도 위엄이 느껴진다. “40년 7시리즈 역사상 가장 강력한 모델”이라는 게 BMW코리아의 설명이다.

서부간선도로에 오르니 퇴근 시간 무렵이라 차량들이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2.3t의 육중한 덩치답게 가속 페달을 살짝 밟았는데도 차량의 묵직함이 느껴진다. 정숙성은 탁월하다. 마침 강풍이 불어 도로 옆 나뭇가지가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지만 차내엔 소음이 들어오지 않았다. 편의사양도 최상위 모델에 맞게 탑재했다.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유지 어시스턴트,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플러스 시스템, 트래픽 잼 어시스턴트 등 반자율주행 기능도 갖췄다. 다만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은 국내 도로에서 제 기능을 내긴 힘들어 보였다.

버튼 하나로 120도 눕는 뒷좌석


▎‘회장님 차’다운 안락함을 선사하는 2열 공간과 시트. / 사진:BMW 코리아 제공
퇴근 시간이 지난 후 제2경인고속도로에 올라 스포츠 모드로 바꾸어 가속하자 차량은 이내 변신했다. 시트 아래에서 흘러나오는 강력한 배기음과 함께 그야말로 밟으면 밟는 대로 치고 나간다. 시속 170㎞까지 오르는데 별다른 저항감이 없다. M 퍼포먼스 고유의 시프트 프로그램, 최적화된 스텝트로닉 8단 스포츠자동변속기가 어우러져 주행 성능을 한껏 높여놓았기 때문이다.

특히 코너링과 제동에 있어선 중형 세단처럼 가볍고 민첩하다. 급회전 구간에서도 회전각이 크지 않고, 저속에서는 손쉽게 선회할 수 있다. 이 차 고유의 ‘인테그럴 액티브 스티어링’ 덕분으로, 주행 상황에 맞춰 핸들링으로 뒷바퀴의 조향 각도까지 조절해준다. 저속에서 손쉽게 방향을 틀 수 있고, 역동적으로 달릴 때에는 민첩성과 안전성이 높아진다.


▎‘회장님 차’다운 안락함을 선사하는 2열 공간과 시트. 610마력의 힘을 발휘하는 뉴 M760Li xDrive의 12기통 엔진룸. / 사진:BMW 코리아 제공
M760Li의 용도는 ‘회장님 차’ 즉 쇼퍼드리븐이다. 실내 디자인은 차분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을 강조했다. 양가죽 중에서 가장 부드럽다는 메리노 가죽 시트가 옵션으로 적용됐고, 시트에는 마사지 기능이 탑재됐다. 4개 좌석 모두 개인별 세팅이 가능하며, 특히 오른쪽 뒷좌석은 버튼 하나로 120도 각도로 누울 수 있다. 앞좌석 시트에 달린 모니터는 리모컨으로 작동이 가능하고, 앞뒤 좌석 탑승자들의 대화를 도와주는 음성 증폭 장치도 탑재돼 있다. 특히 주행 중 승차감은 이 차의 핵심이다. 급하게 가속하거나 감속해도 뒷좌석엔 흔들림이 거의 없다.

다만 BMW의 고성능 브랜드인 M 시리즈 계열에서 가장 빠른 가속 성능이라는 3.7초의 제로백(정지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 시간)은 체감하기 힘들었다. 또 힘은 넘쳐나지만 최고속도를 250㎞/h로 제한한 점도 아쉽다. 국내 도로 여건상 그리 달릴 일도 없긴 하지만 말이다.

-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201802호 (2018.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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