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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엽 비안코이탈리아 대표 

“프리미엄 펫 비즈니스는 소비자의 요구” 

조득진 기자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비안코이탈리아는 반려견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카페·그루밍·유치원·호텔 등의 서비스를 갖추었다. 황준엽 대표는 견주와 반려견 모두 편하고 즐거운 ‘개판 세상’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황준엽 비안코이탈리아 대표는 “프리미엄 시장은 니치마케팅(틈새시장)이 아니다. 수요가 불러온 리즈너블(합리적인) 비즈니스”라고 말했다.
지난 3월 30일 저녁 서울 청담동에 자리한 반려견 복합시설 비안코이탈리아 청담라운지. 반려견과 함께하는 재즈파티 ‘라라도기랜드’에 참석하기 위해 견주들이 하나둘 모여들었다. 펫 카페 비안코포레스트와 5층 VIP라운지에서 진행된 행사에는 와인파티와 함께 재즈밴드 라이브 공연이 열렸다. 입장 전엔 반려견의 위생을 위해 간단한 건강 체크가 실시됐고, 애견용품과 간식이 제공됐다. 두 번째 참석했다는 한 견주는 “낮엔 일하느라, 밤엔 약속 탓에 ‘아기(반려견)’랑 놀아주지 못해서 마음이 늘 불편했다. 이런 새로운 시도가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펫 비즈니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펫팸(pet+family)’족은 1000만 명을 넘었고 반려동물 수는 870만여 마리로 추정된다. 1인 가구 증가, 인구 노령화와 맞물리며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은 3년 안에 6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엔 전용 카페와 놀이터, 전문 호텔, 전문 한의원과 헬스장, 반려견과 주인이 함께하는 요가 등 프리미엄화 경향이 강하다.

지난 1월 문을 연 비안코이탈리아 청담라운지는 프리미엄 펫 비즈니스 시장에서 가장 핫한 곳이다. 반려견 유치원부터 호텔, 그루밍·스파, 카페를 한 공간에 모았다. 반도체·바이오 공정에 사용하는 클린룸 공조기술을 접목한 청정시설이 특징이다. 이곳에서 만난 황준엽 비안코이탈리아 대표는 “최근 애완견 미용에 대한 관심, 견주가 여행을 떠날 때 믿고 맡길 수 있는 호텔에 대한 요구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며 “견주들에겐 자녀를 좋은 유치원에 보내는 것과 같은 심정이라 프리미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합리적 럭셔리’ 수요 많아 사업성 높다


▎1, 2 비안코이탈리아 청담라운지는 반려견과 견주를 위한 카페, 유치원, 호텔, 그루밍 시설을 갖추었다. 모두 반도체·바이오 제조공장 수준의 클린룸 공조시설을 갖춘 청정구역이다.
황준엽 대표가 프리미엄 펫 비즈니스에 진출한 것은 2016년 초 친구인 김영재 바이오데이즈 대표와 대화 중 ‘개집 하나 잘 지어보자’고 의기투합한 것이 계기다. 바이오데이즈는 클린룸·GMP(의약품 등의 제조·품질관리 기준) 시스템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황 대표는 “반려견을 위한 신기술이 쏟아지고 있지만 정작 반려견 하우스와 관련된 연구는 소재·디자인에 머물러 있다”며 “바이오데이즈의 클린룸 특허 기술을 활용해 먼지도 잡고 냄새도 빠지는 음압 하우스 ‘엘리트 룸’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이어 엘리트 룸을 보여줄 수 있는 쇼룸겸 카페를 기획했고, 전시장으로만 운영하기엔 아까워 다양한 시설을 구성하게 됐다. 현재 반려견 클린룸 등 위생공조 시설을 생산하는 넥스트펫은 김영재 대표가, 이를 오프라인에서 실현하고 사업화하는 비안코이탈리아는 황준엽 대표가 맡고 있다.

비안코이탈리아 청담라운지의 가장 큰 특징은 최첨단 시설이다. 우선 반려견 호텔은 음압 하우스 엘리트 룸으로 이루어져 있다. 음압이란 공기가 높은 기압에서 낮은 기압으로 흐르는 원리로, 이를 이용해 쾌적하고 안락한 거주공간을 만들었다. 황 대표는 “털 날림과 오염·악취를 방지해 반려견을 보호하고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해준다”며 “청담라운지의 모든 바닥은 식품공장에서 사용하는 미생물 방지 바닥재를 깔았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를 ‘반려견 위생의 끝판’이라고 표현했다. 애견카페인 비안코포레스트에선 파티, 동호회 등 다양한 모임이 진행된다.

서비스도 프리미엄답게 남다르다. 황 대표는 “우리는 미용 시 반려견의 스트레스를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별 그루밍 사회화 교육’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미용을 하는 2~3시간 동안 낯선 환경에다 큰 소리가 나는 털깎기 기계음 때문에 반려견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황 대표는 “그루밍 전에 스타일리스트는 반려견과 교감을 위해 1시간 가까이 놀아주고, 그루밍을 하면서 반려견의 호불호 행동을 파악해 견주에게 컨설팅까지 진행한다”며 “고객 중에는 ‘우리 애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을까’ 하며 눈물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주 이용객은 서울 강남 일대 견주들과 반려견이다. 황 대표는 “결혼을 안 하니 출산이 줄고 그래서 산부인과, 출산용품, 유치원 등 영유아 비즈니스의 영역이 줄고 있다. 이 수요가 반려견으로 돌아서는 묘한 함수관계가 나타나고 있다”며 “또 노령인구가 늘면서 인생의 동반자로서 반려견을 맞이하고 있다. 반려견이 노인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그 수요가 더욱 늘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우리는 첫 방문 고객에게 ‘먹이를 줄 때 어떤 멘트를 하시나요?’ 등 반려견 관련 50가지 설문을 진행한다”며 “긍정강화 트레이닝을 실시해 ‘안 돼’가 아니라 ‘아 이쁘네, 착하네’로 긍정적인 행동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과정은 견주에게 휴대전화 메시지로 전달한다.

그러다 보니 최고가 3000만원의 VIP 회원도 늘고 있다. 언제든지 모든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호텔을 일 년 내내 사용할 수 있다. 호텔, 유치원, 해양심층수 스파, 올 가위 컷 그루밍, 마사지, 유기농 간식, 서울숲 산책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그는 “모 엔터테인먼트 소속의 연예인은 한 달에 20일 정도 해외에 나가는데 그때마다 반려견을 청담라운지에 맡긴다. 그에겐 우리가 반려견 고민 해결사”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무엇보다 큰 차별화는 서비스의 내용과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비안코이탈리아 직원은 호텔리어와 스튜어디스, 전문 트레이너 중심으로 구성됐다. 일반 반려견 매장에서는 저임금의 반려견 관리사를 고용하다 보니 이동이 잦고, 고객서비스 마인드가 부족한 실정. 하지만 비안코이탈리아는 일단 서비스 마인드를 갖춘 직원을 뽑아 이들에게 국제적인 반려견 교육을 진행했다. 이를 위해 반려동물 교육전문가 알렉스(이기우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반려동물학부 특임교수)를 멤버로 영입했고, 직원들은 미국 반려견 관리사 자격 인증기관인 KPA에서 자격증을 취득했다.

황 대표는 최근 반려견의 유전체 분석을 통한 맞춤형 서비스도 시작했다. 파트너는 생물정보 전문기업 인실리코젠이다. 유전체 분석을 통해 반려견 질병 치료는 물론이고 예방 관리와 미용·식품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황 대표는 “개는 같은 종자여도 습성과 질환 여부가 상당히 다르다. 그래서 유전체 분석으로 이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우선 VIP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시장 진입 당시 청담동 고급 빌라에만 설치되다가 이젠 왕십리시장 순댓국집 위생도 지키는 세스코처럼 대중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려견 유전체 분석으로 습성·질환 파악


▎지난 3월 서울 청담동 비안코이탈리아에서 진행된 재즈파티 ‘라라도기랜드’ 모습.
그는 “반려견 시장의 고급화는 사업자가 아닌 수요자가 만들고 있다. 소비자의 눈높이가 올라가면서 요구하는 서비스 수준도 달라지고 있다”며 “수요가 만드는 시장은 유명 브랜드를 따라가기보다는 특화된 서비스를 찾는다. 비안코이탈리아 같은 ‘합리적인 럭셔리’가 그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커뮤니케이션디자인을 전공한 황 대표는 이후 20년 넘게 CI·BI 전문기업에서 근무했다. 삼성·한화·아모레퍼시픽·현대차·해찬들·웅진·에버랜드·삼성베네스트CC 등 500여 개 브랜드 전략 컨설팅과 아이덴티티 전략 수립에 참여했다.

비안코이탈리아의 사업은 투 트랙으로 진행한다. 우선 청담라운지를 모델로 동물병원, 동물유치원 등 반려견 시설에 위생적인 정밀 공조 시스템과 반려견 하우스 엘리트 룸을 제안하고 설치하는 사업이다. 현재 서울 상봉동에 제2의 청담라운지를 설치하고 있다. 이곳은 산소방, 카페, 동물병원, 그루밍, 용품숍, 놀이터, 호텔, 유치원 등으로 이뤄진다. 황 대표는 “비안코포레스트와 같은 클린룸 반려견 카페를 단독으로 구성해 프랜차이즈로 운영할 계획도 있다”며 “우리보다 시장이 훨씬 큰 미국, 중국, 일본에 수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다른 하나는 반려견 특화 리조트다. 올여름쯤 오픈한다는 목표로 강원도 평창 휘닉스파크 내 더화이트호텔의 테라스 스위트 20개 동을 반려견 동반 호텔로 리모델링 중이다. 황 대표는 “휘닉스파크를 중심으로 평창을 견주와 반려견의 놀이터로 만들 계획이다. 타깃은 전국의 300만 반려견 동호회원”이라고 말했다. 디스크독(원반던지기) 대회 등 국제대회와 각종 반려견 포럼 등을 결합해 ‘강아지 올림픽’을 개최하겠다는 원대한 꿈도 있다. 호텔업계와 부동산업계에선 “이렇다 할 콘텐트가 없는 국내 부동산 사업에서 아주 독특한 아이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사진 전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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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호 (2018.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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