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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프로야구단 가치평가 

1위(두산)보다 눈에 띄는 부활(4위·SK)과 추락(7위·넥센) 

김영문 기자
올해 한국 프로야구 정규시즌이 10월 14일 부산 롯데-두산전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프로야구 관중 수는 지난해보다 꽤 줄었지만, 입장료 수입은 900억원을 넘어섰다. 포브스코리아가 선정하는 프로야구단 가치평가에서 두산이 4년 연속 1위에 오른 가운데, 단일 시즌 100만 관중을 돌파한 SK는 3계단 뛰어올랐다.

이변은 없었다. 먼저 정규시즌 결과를 보면 이렇다. 2018년 KBO리그는 두산 베어스의 독보적인 행보로 막을 내렸다. 지난 4월 7일 선두에 올라선 이후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9월 25일 132번째 정규시즌 경기를 끝으로 우승했다. 구단 역사상 단일리그 시즌 기준 세 번째 정규시즌 우승(1995, 2016, 2018년)을 기록했고, 2015년 두산 사령탑에 부임한 김태형 감독은 4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에 서게 됐다.

선수들도 훨훨 날았다.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투수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는 나란히 15승·18승을 거뒀고, 구원에서 선발로 전환한 이용찬도 15승, 타선에선 김재환도 구단 역사상 최다인 44홈런을 때렸다.

SK 와이번스도 ‘두산 대항마’로 불리며 2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2012년 이후 6년 만에 플레이오프(PO) 직행 티켓을 거머쥐며 두산 견제에 실패한 아쉬움을 달랬다. 사실 시즌 초반부터 토종 에이스 김광현의 부활과 제이미 로맥 등 거포를 두루 갖춘 SK의 선전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바다.

올 시즌 최대 이변은 한화 이글스였다. 탄탄한 선수진으로 1위 탈환을 노렸던 SK를 시즌 끝까지 괴롭혔다. 한화는 2008년부터 10년간 시즌 내내 토종 선발 부재와 타선 기복에 시달렸다. 하지만 외국인 타자 재러드 호잉이 시즌 막판까지 30홈런·110타점을 올리며 SK를 바짝 뒤쫓았고, 한화 입장에선 아쉬운(?) 3위에 그쳤다.

가성비 1위 두산, 100만 관중몰이 성공한 SK


4위는 넥센 히어로즈가 차지했다. 전통적인 인기팀인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가 벌이는 5위 각축전이 더 볼 만했다. KIA는 19승 15패로 5위를 지켜냈고,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삼성 라이온즈가 뒤를 따랐다. 아시안게임 이후 17승 16패로 선전했던 롯데, 두산에 대패한 LG 순으로 팀 순위가 결정됐다. KT는 창단 4년 만에 처음으로 꼴찌 탈출에 성공했고, 2013년부터 4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에 나섰던 NC 다이노스가 최하위를 기록했다. 여기까지가 경기 결과다.

정리해보면 SK, 한화가 열띤 경쟁을 펼친 것 말고는 흥행 요소가 별로 없었다. 지난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던 프로야구 관중도 줄었다. KBO에 따르면 지난해 누적 관중은 840만 명을 돌파했으나 올해 10월 14일 기준으로 800만 명을 겨우 턱걸이하는 수준에 그쳤다. 관중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도 2013년 이후 5년 만이다.

그나마 두산, LG, SK가 100만 관중 동원에 성공했다. 두산은 2009년부터 올해까지 10년 연속 100만 관중을 돌파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SK도 2012년 이후 구단 사상 두 번째로 100만 관중 동원에 성공했다. 후반기 경기 성적이 추락한 LG(110만8677명)는 올 시즌 가장 먼저이자 통산 13번째로 100만 관중 고지를 밟았다.

프로야구 구단의 경제적 가치는 경기 성적과 좀 다르다. 포브스코리아가 시장·경기장·스포츠 가치를 종합해 2018년 프로야구단의 구단 가치를 평가했다. 경기 결과와 마찬가지로 두산이 1위에 올랐다. 지난해 경기 결과에서 2위로 내려왔던 것과 달리 구단 가치평가에선 4년째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두산은 시즌 성적과 관중 동원 등에서 2위에 오르는 등 평가 기준 전 분야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연봉 면에서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가장 높은 구단으로 꼽혔다. 구단 가치 총액은 193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0억원 넘게 상승했다. 정규시즌을 독주하다시피 달리며 우승한 뛰어난 경기 성적과 서울을 연고지로 한, 탄탄한 티켓 파워가 1위 수성의 비결로 꼽혔다.

성적 부진한 KIA 몸집 줄이기


2위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LG 몫이었다. 두산과 가치 차이는 70억원 정도로 20억원 이상 더 벌어졌다. 10개 구단 중 두산 다음으로 많은 110만8677명을 동원해 입장료 수익도 140억원 가까이 벌었지만, 하반기 들어 두산에 1승 15패로 밀리며 관중 수가 급격하게 줄었다. 시즌 성적은 8위로 확 밀려났다. 그래도 같은 서울 연고 두산과 구단 가치 상위권에 나란히 섰다.

인기 구단 ‘엘롯기(LG·롯데·KIA)’ 동맹에서는 ‘엘롯’만 자기 자리를 지켜냈다. 엘롯기 동맹은 2001년부터 2008년까지 꼴찌를 번갈아 맡던 세 팀을 놀리는 말이다. 경기 성적은 부진했지만, 롯데의 가치는 건재했다. LG 다음에 선 롯데는 인구 340만 명이 넘는 연고지 부산 덕에 시장가치만 떼어보면 1등으로 올라선다. 970만 명이 조금 넘는 연고지 서울에 프로구단 세 곳(두산·LG·넥센)이 몰려 있어 관중 동원효과가 롯데에 밀리기 때문이다. 물론 올해 성적이 저조한 탓인지 100만 관중 동원엔 실패했다. 지난해 103만8492명이 찾았던 롯데 홈구장엔 올해 13% 정도 줄어든 90만 명이 다녀갔다.

올해 가장 핫하게 순위가 뛴 곳은 ‘SK’다. 경기 성적도 놀라웠지만, 가치평가 면에서도 지난해 7위에서 4위로 1년 새 세 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역시 입장료 수입이 주효했다. 10월 14일 기준으로 SK가 인천 홈구장에 동원한 관중은 103만7211명에 달했다. 홈 100만 관중은 2012년에 이어 구단 역사상 두 번째다. 불변의 1위 두산을 끝없이 괴롭히며 ‘홈런군단’이라는 명성을 이어간 SK에겐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업계에선 SK 선수들이 흘린 땀과 별개로 구단의 마케팅 노력을 또 하나의 비결로 꼽는다. SK는 2007년부터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 개념을 도입해 구장을 전면적으로 리모델링했다. 세계 최대 수준의 전광판인 ‘빅보드’는 그렇게 탄생했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인천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이 밖에 각종 팬 사인회는 물론, 가족 단위 관중을 대상으로 이벤트도 자주 열고 있다. 마케팅 모범 사례로 꼽히는 구단의 노력이 더해진 셈이다.

광주 연고지 파워를 등에 업은 KIA는 SK 뒤에 섰다. 지난해 우승을 차지한 KIA에 거는 기대가 컸지만, 올해 경기 성적은 줄곧 하위권에 머물다 5위에 그쳤다. 프로야구 가을 잔치의 첫 경기인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넥센에 패하고 시즌을 마감했다. 과감한 투자 덕분이었다. 지난해 KIA는 선수단 보강에 투자했다. 4년 총액 100억원에 계약하면서 삼성에서 최형우를 끌어왔고, 연봉 22억5000만원에 계약을 1년 연장한 투수 양현종, 연봉 36억원으로 외국인 선수 헥터 노에시, 팻딘, 로저 버나디나 등도 영입했다.

하지만 올해 투자 대비 성과가 안 좋았고 구단은 대규모로 선수단 정리에 나섰다. 10월 19일 KIA는 김진우·곽정철·김종훈 외 4명(이상 투수), 권유식(포수), 박효일·오상엽·김성민(내야수), 이영욱·이호신·김다원(외야수) 등을 내보내겠다고 밝혔다. 올 시즌 1군 수석 코치를 맡았던 정회열 코치등 지도자 7명도 같은 통보를 받았다.

실망한 관중이 홈구장을 외면한 탓이다. 인구 150만 명 남짓인 광주에서 홈구장인 챔피언스필드 구장을 찾은 이는 86만1729명에 그쳤다. 지난해 100만 명을 넘어섰던 것에 비해 15만여 명이 줄었다. ‘직관(직접관람)’ 수가 줄자 KIA의 입장료 수입도 지난해 103억원에서 92억원으로 줄었고, 중계 가치도 193억원으로 지난해(258억원)보다 쪼그라들었다.

인구 적은 연고지 안은 KT·NC의 고전


▎10월 16일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2선승제 1차전 넥센 히어로즈-KIA 타이거즈 전이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고척돔을 가득 메운 수많은 팬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올해 6·7위는 삼성·넥센이 차지했다. 넥센이 두 계단 주저앉아 SK와 바통을 주고받은 것 말고는 큰 변화가 없는 셈이다. 삼성은 구단 가치평가에서 좀처럼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5년간 2016년 4위에 오른 것 빼고는 전부 6위에 머물렀다. 2년 전 3위, 지난해 5위를 기록했던 넥센은 올해 7위로 내려왔다. 올해 시즌 성적이 나쁘지 않았음에도 2년째 홈구장을 찾는 관중이 급격하게 줄어서다. 특히 지난해 70만 명이 다녀갔던 홈구장엔 무려 35%나 줄어든 45만여 명만 경기를 직관했다. 올해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매진을 단 한 차례도 기록하지 못한 곳도 넥센이었다. 서울 고척스카이돔은 무더위와 추위를 피할 수 있는 곳이지만, 관중은 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선 그 원인을 구단이 얽힌 스캔들에서 찾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올해 초 이장석 전 대표가 구속 수감됐고, 5월 말에는 주전 포수 박동원과 투수 조상우가 성폭행 혐의로 신고된 사실이 드러났다”며 “창단 이후 꾸준히 뒷돈 트레이드까지 해온 사실이 알려지자 팬들의 외면이 심해졌고 ‘가장 급격한 관중 감소’라는 악재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나머지 8·9·10위를 기록한 한화·KT·NC는 연고지의 한계에 직면했다. 물론 한화와 KT·NC가 닥친 현실은 양상이 좀 다르다. 만년 하위권이었던 한화는 올해 3위로 시즌을 마치는 데 성공하며, 구단 역사상 최초로 70만 관중을 돌파했다. 9월 2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도 1만3000석 매진을 달성했다.

경기 결과에선 이변을 일으켰지만, 구단 가치는 하위권이다. 다른 연고지에 비해 관중 동원력이 떨어지는 탓이다. 특히 연고지 대전은 광주(149만 명)보다 많은 150만 명이 살지만, 관중은 광주보다 15만 명 이상 적다. 심지어 지난해 관중은 60만 명에도 미치지 못해 KIA와 40만 명 이상 격차가 벌어지기도 했다. 수년간 경기 성적이 하위권에 머물렀던 한화가 이제부터 풀어갈 과제다.

9·10위 NC와 KT는 절대 인구조차 다른 구단에 밀린다. 창원(NC), 수원(KT)은 각각 인구가 105만 명, 122만 명에 불과하다. 절대 인구에서 밀리기에 시장·경기장 가치와 역대 성적을 반영한 스포츠 가치에서도 다른 구단가치에 한참 못 미쳤다.

[박스기사] 어떻게 평가했나

미국 포브스는 시장·경기장·스포츠·브랜드 네 가지 기준으로 매년 프로야구단의 가치를 평가한다. 2005년부터 가치평가를 시작한 포브스코리아는 이를 바탕으로 하되 국내 현실에 맞는 기준을 도입했다. 시장 가치는 각 구단의 연고지 규모를 환산한 금액이다. 제9구단 NC다이노스와 제10구단 KT위즈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지급한 가입금과 야구발전기금을 토대로 각 구단의 연고지 인구에 비례해 산출했다. 연고지가 같은 서울의 3개 팀은 인구를 3등분했다. 경기장 가치는 올해 입장료 수입으로 향후 10년 동안 수입을 예상해 현재가치로 환산했다. 스포츠 가치는 구단이 경기를 하면서 창출하는 가치의 총합이다. 연봉 총액과 방송 노출효과, 경기 성적이 포함된다. 경기 성적에 따른 가치는 전년도 승률, 올해 승률, 역대 정규시즌 우승횟수로 평가했다. 국내의 경우 브랜드 가치는 구단 가치와 직접적인 연계성이 적다는 전문가의 지적을 받아들여 4년 전부터 평가에서 제외했다.

- 김영문 ymk080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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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호 (2018.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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