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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창업가 15인 에세이 ‘나의 꿈’] 조정호 벤디스 대표 

오피스 푸드테크 기업 


모바일 식권을 세상에 선보인 지 5년. 처음 식권대장을 기업과 식당에 소개하러 갔을 때 다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던 걸 떠올리면 요즘은 참 많이 달라졌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를 먼저 찾아주는 기업이 해가 갈수록 늘고 있고, 식당을 찾아갔을 때 “모바일 식권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는 일도 많이 줄었다. 그 사이 후발주자들도 생겨나면서 시장은 커졌고, 기업에만 들어가던 식권대장은 지난해 평창올림픽에 공급되며 모바일 식권의 영역을 넓혔다.

겨우 이만한 성과를 이룬 요즘 아이러니하게도 ‘모바일 식권 기업’이라는 수식어를 떨쳐낼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역량을 더 펼치기 위해 벤디스의 정체성을 ‘오피스 푸드테크 기업’으로 다시 정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식품 서비스업을 정보통신(IT) 기술과 접목해 새롭게 창출한 산업을 푸드테크라고 부른다. 오피스 푸드테크는 말 그대로 기업을 둘러싼 모든 식문화를 기술로 혁신하겠다는 의미이며 벤디스 팀원 전체의 의지 표현이기도 하다.

우리는 식권대장으로 종이식권, 식대장부, 법인카드 등 기업의 전통적인 식대관리 관행을 모바일로 혁신했을 뿐만 아니라 ‘식대’를 가장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기업의 복지로 새롭게 조명하면서 오피스 푸드테크에 첫발을 내디뎠다.

동시에 식권대장은 오피스 푸드테크라는 새로운 영역을 여는 데 힌트가 됐다. 식권대장을 서비스하면서 기업의 살림꾼인 총무팀 담당자를 수없이 만나고 직장인의 오피스 라이프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기업 내 다양한 식품 소비 패턴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었다.

기업들은 인근 식당이나 구내식당 외에도 도시락 정기 배송, 케이터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임직원에게 식사를 제공함으로써 식사 만족도를 높이고 싶어 했다. 또 잠자는 시간 외 가장 많은 시간을 사무실에서 보내는 직장인에게 간식거리는 점심, 저녁 식사보다 더 자주 접하는 식문화로 자리 잡고 있었다. 이를 위한 기존 서비스들의 특징은 대부분 유통이 전부라는 점이다. 마치 처음 식권대장을 준비할 때처럼 IT 기술을 활용해 혁신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이 남아 있음을 직감했다.

돌이켜보면 나의 시작은 모바일 식권이 아니었다. 아이폰이 국내에 상륙했던 2009년, 스마트폰이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생각해 처음 창업했던 아이템은 로컬 식당들을 연결한 모바일 포인트 적립과 모바일 상품권 서비스였다. 그때 고객의 목소리를 듣고 고민한 결과, 자연스럽게 기업과 식당의 식대 거래를 발견할 수 있었고 식권대장으로 피벗(pivot)이 이어졌다.

창업에 뛰어든 지 10년 차가 된 지금, 모바일 식권으로 시작해 오피스 푸드테크 전체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는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식권대장을 만들 때와 또 다른 상황이지만 이번에도 길은 ‘고객의 목소리’에 있음을 믿고 도전해 나갈 것이다.

201903호 (2019.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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