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석사를 마치고, NASA에서 인턴을 할 때였다. 바쁘게 움직이던 연구원들과 함께 연구할 수 있게 되어 행운이었지만, 당시 내가 연구하던 기술이 대다수 사람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면 최소 10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함을 깨닫게 되었고, 오히려 연구소에서 회사로 진로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대학원을 졸업한 뒤, 다양한 회사에서 개발 경험을 쌓고, 운이 좋게도 좋은 동료들을 만나고, 개인화와 빅데이터 기술을 다루면서 쌓인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 정도면 창업을 해도 망하지는 않겠다는 생각에 데이블이라는 회사를 공동 창업했다. 그때는 나름 준비를 잘한다고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잘 몰랐기에 내렸던 용감한 결정이 아니었나 싶다.처음 창업할 때 생각한 아이템과 조금 다른 길로 발전하긴 했지만, 어찌 되었건 당시 창업팀이 잘할 수 있었던 데이터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사람들에게 가치를 전달하며 사업이 성장했다. 당시 이슈가 되었던 개인화라는 화두, 경쟁사의 등장으로 커진 시장, 기술을 바탕으로 무언가를 바꿔보겠다는 모습을 좋게 봐주셨던 고객사들, 적절한 시점에 뛰어난 동료들의 합류 등 여러 상황과 운이 조합되면서 지금은 한국, 인도네시아, 대만, 일본에서 매일 약 5000만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8년에는 한국과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많은 사람에게 개인화된 콘텐트 추천을 제공하는 플랫폼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다.물론, 공동창업자들과 동료들의 헌신과 노력, 역량이 뒷받침되었기에 이룰 수 있었던 결과였을 것이다. 남들이 보기에 꽤 그럴듯한 성과를 일궈냈지만, 여전히 지금도 어제보다 고민이 많고, 항상 걱정스러운 마음이 더 크다. 계속 성장할 수 있을까. 시장은 우리에게 우호적일까. 계속된 기술적인 우위를 가져갈 수 있을까 등등…. 어느 시점부터 창업자에게 이런 고민과 걱정은 피할 수 없는 것들임을 깨닫고, 이제는 익숙해지려고 노력 중이다. 만약 이렇게 힘든 길인지 알았다면, 한 번 더 고민했을지도 모를 일이다.다행히도 이런 고민과 걱정을 나눌 수 있는 동료들이 있고, 그들의 뛰어난 역량과 인사이트 덕분에 지금의 데이블이 존재한다. 그리고 우리가 그리는 미래는 직접 개발하고 보유한 기술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외에도, 주변 아시아 국가들에 진출하여 사람들의 콘텐트 탐색 시간을 줄이고, 그들이 원하는 더 다양한 콘텐트를 소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지만 뚜벅뚜벅 걸어갈 생각이다. 작게 시작하여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하다 보면, 아직은 멀지만, 언젠간 명실상부한 아시아 1등 개인화 추천 플랫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개인적인 목표는 회사의 성장에 대표인 내가 방해되지 않도록 스스로도 성장하는 것이다. 나아가 나보다 뛰어난 동료들이 합류하여 그들과 함께 노력하여 높은 목표를 달성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