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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터미, ‘빅 비즈니스’ 가능성을 보다 

 

‘애터미의 성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토종 네트워크 마케팅 기업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하고, 미국·일본·호주·러시아 등 13개국에 진출하면서 ‘빅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열었다. 주류 유통기업과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다단계 판매’에 대한 시장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걷어내고 있는 것은 업계의 큰 성과다. 애터미에는 혁신 DNA가 존재한다.

▎지난 6월 박한길 애터미 회장은 호주직접판매협회 초대로 컨퍼런스에서 강의에 나섰다. 그의 '글로벌 소싱' 전략은 큰 호응을 얻었다. / 사진:애터미
애터미는 2009년 5월 서울시 동작구 사당동 한 건물의 작은 사무실에서 문을 열었다. 17년간 영업사원으로 일했던 박한길 애터미 회장은 2000년 인터넷 쇼핑몰을 창업했지만 몇 해 못 버티고 실패했다. 주 타깃인 주부들이 PC 활용에 익숙하지 않았고, 시장 확산이 더뎠던 탓이다. 신용불량자가 되어 월셋방을 전전하던 박 회장은 와신상담 끝에 네트워크 마케팅 사업을 시작했다. A4 용지에 회사 이름을 써서 문에 붙인 초라한 사무실이었다. 그러나 창업 후 10년이 지난 지금, 애터미는 글로벌 매출 1조2500억원을 넘어섰고, 13개 국가에 현지법인을 설립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국내 시장으로만 보면 지난해 매출 9929억원을 올려 부동의 1위인 암웨이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섰다.

급성장의 비결은 좋은 제품을 합리적 가격에 판매하는 ‘절대 품질 절대 가격의 대중명품 전략’이다. 또 자체 비용 절감으로 일반관리비를 업계 최하 수준인 10%대로 유지한 점도 돋보인다. 협력사 즉시결제, 1품 1사 원칙, 100% 반품 및 환불 제도 등은 애터미가 업계에 들여온 혁신 DNA다. 애터미는 이 원칙을 해외시장에 동일하게 적용하면서 글로벌 진출에도 성공했다. 최영홍 한국유통법학회 회장은 “좋은 제품과 합리적인 가격을 지속적으로 유지한 것, 사람(회원) 중심의 영업방침이 주효했다”며 “네트워크 마케팅 업계에서 탄탄한 신뢰 관계를 구축했고 이것이 유례없는 급성장의 배경이 됐다”고 분석했다.

성공전략 1 | 절대 품질 절대 가격


▎애터미는 국내외에서 회원 500만 명을 확보했다. 지난 4월 입주한 공주 신사옥 '애터미 파크'. / 사진:애터미
2018년 국내 네트워크 마케팅 시장 매출을 보면 암웨이가 1조1661억원으로 1위, 애터미가 9929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두 회사의 매출이 독보적으로, 애터미 매출은 국내 3~10위 기업 매출을 합친 것과 맞먹는다. 암웨이는 전년 대비 0.05% 성장을 보인 반면 애터미는 8.83% 성장했다. 시장에서는 애터미의 가격경쟁력을 높이 평가한다.

박 회장은 “애터미는 다단계 회사나 방문판매 업체와 경쟁하지 않는다. 백화점, 할인매장 등 다양한 유통기업과 품질, 가격으로 경쟁한다”고 강조한다. 전략은 ‘절대 품질, 절대 가격’이다. 최고 수준의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는 것, 이른바 애터미의 ‘대중명품 전략’이다.

이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실현되는데, 네트워크 마케팅 업계 단일 품목 매출 1위인 건강기능식품 ‘헤모힘’이 대표적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식품생명공학연구팀이 국가 지원을 받아 2004년 개발한 상품으로, 출시 당시 60포 한 세트 가격이 77만원에 판매되고 있었지만 애터미가 판매를 맡으면서 가격을 절반 아래로 낮추었고, 지금은 성분이나 용량 변화 없이 60포 한 세트를 8만4000원에 팔고 있다. 월 20만 박스로 생산 규모를 키우면서 원가를 낮추고 이를 기준으로 가격을 책정한 덕분이다. 헤모힘은 지난해 180만 세트, 1800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5년 연속 동종업계 매출 1위 제품이 됐다. 같은 전략으로 ‘애터미 스킨케어 6시스템’ 등 기초화장품 라인도 연 매출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하며 아모레퍼시픽, 엘지생활건강, 애경산업, 이니스프리, 코리아나화장품, 카버코리아에 이어 7위(식품의약품안전처 ‘2017년 화장품 생산과 수입현황’)에 올랐다.

그렇다면 애터미는 어떻게 가격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을까. 우선 어떻게 사느냐, 즉 구매 시점에서의 노력이다. 박 회장은 “품질과 가격 모두 만족스러운 제품 소싱을 위해 1개 제품은 1개 회사와 협력하는 ‘1품 1사 원칙’을 적용한다. 여러 업체를 경쟁시켜 단가를 떨어뜨리면 결국 품질 저하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구매 대금을 입고 일주일 안에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도 협력사가 원재료 구매 등에서 품질을 우선시하게 만드는 전략이다.

애터미 자체의 비용 절감도 주효했다. 애터미는 직원 스스로 자신의 직급을 정하고 스스로 TF팀을 만들어 일하는 아메바 조직을 지향한다. 신입 사원도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스스로 그 프로젝트의 장이 되어 실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 결과 2018년 애터미의 판매관리비는 총매출액의 10.29%에 불과하다. 동종업계의 절반 수준이다.

유재운 한국특수판매공제조합 이사장은 “애터미는 다단계 판매의 전통적인 방식인 소비자 반복·재구매가 이루어지고 그 소비자가 판매원이 되는 선순환적인 방법으로 놀라운 성장을 이루었다”며 “특히 100% 환불 정책 시행으로 다단계 판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바꾸는 데 큰 공을 세웠다”고 말했다.

성공전략 2 | 글로벌화로 시장 확대

글로벌 시장 진출도 애터미의 성공 요인이다. 애터미는 아시아(일본, 대만, 싱가포르, 캄보디아, 필리핀,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미주(미국, 캐나다, 멕시코), 오세아니아(호주), 유럽(러시아) 등 13개국 시장에 현지법인을 세워 글로벌 유통기업의 면모를 갖추었다. 2020년까지 중국, 베트남, 홍콩, 인도, 터키 등에 진출할 계획이다.

2010년 44억원이던 해외시장 매출은 2018년 2700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총매출 대비 해외시장 매출 비중도 5.4%에서 21.7%로 크게 상승했다. 글로벌 회원은 200만 명을 넘어섰다. 특히 대만에서는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연 매출 1200억원, 현지 네트워크 마케팅 업계 7위에 올랐다.

핵심 성공 요인은 애터미의 글로벌 진출 전략인 GSGS(Global Sourcing, Global Sales)에서 찾을 수 있다. 박 회장은 “전 세계 어디서든 절대 품질과 절대 가격의 조건을 갖춘 제품을 찾아내 글로벌 애터미 네트워크를 통해 판매하는 전략”이라며 “애터미 해외법인은 한국 제품만 판매하는 단순판매 법인에서 벗어나 현지에서 상품을 소싱하고 수출까지 하는 종합유통 법인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의 성공 전략을 해외에 동일하게 적용한 것으로, 현지 국가에도 도움이 되는 동반성장 전략이다.

GSGS 전략은 해외 네트워크 마케팅 업계에서도 주목한다. 올해 호주 직접판매협회 컨퍼런스에서 박 회장은 200여 명이 넘는 호주 직접판매 업체 CEO들 앞에서 연설을 하며 비전을 보여주었다. 질리언 스테이플턴 호주 직접판매협회 사무총장은 “우리 업계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선구적인 리더십으로 가득 찬 박 회장의 강연은 매우 깊은 인상을 주었다”며 “특히 그의 글로벌 소싱 전략은 무척 고무적이었다. 많은 사람에게 새로운 개념의 아이디어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활발한 해외 진출은 한국 네트워크 마케팅 업계의 지위를 높이고 있다. 박 회장은 전 세계 직접판매업계 회장(CEO)들로 구성된 WFDSA CEO위원회에 국내 기업인 최초로 가입했다. 암웨이, 뉴스킨, 허벌라이프 등 1조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네트워크 마케팅 기업의 CEO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유재운 이사장은 “다단계 판매 시장의 성장이 정체된 상태에서 선도적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한 행보는 향후 애터미가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성공적인 해외 진출은 다른 80여 개 조합사에 이정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애터미는 우리 한국의 우수한 공산품을 글로벌 시장에 소개하고 판매함으로써 국내 제조 기업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마케팅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을 수 없는 중소 제조기업에 애터미는 확실하고 안정된 판로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트워크 마케팅 기업에도 해외 진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세계 각국의 직접판매 시장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연결해 회원사들이 빠르고 편리하게 시장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공전략 3 | 상생 추구하는 ‘애터미 문화


향후 애터미의 지속가능한 성장은 이른바 ‘애터미 문화’에서 가늠할 수 있다. 우선 애터미는 원칙 중심의 문화를 지향한다. 더 좋은 제품을 더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면 소비자도 공급자도 생산자도 모두 이익이 된다는 ‘절대 품질 절대 가격’, 정직하고 올바른 것이 최고의 네트워크 마케팅 전략이라는 ‘정선상략(正善上略)’으로 요약된다.

동반성장 문화는 애터미가 추구하는 ‘모두가 같이 잘 사는 길’을 담고 있다. 박 회장은 “애터미는 모든 협력사에 적정 이윤을 보장하고 납품 후 일주일 이내에 현금 결제를 하는 것은 물론 원자재 구매 자금까지도 지원하고 있다”며 “또 원가 절감이나 품질 개선을 위해 협력사가 필요하다면 관련 자금을 무이자로 지원한다”고 말했다. 애터미는 2018년 말 기준 65개 협력사와 거래하고 있다. 협력사로부터 연간 4537억원을 구매했고, 협력사들은 애터미를 통해 지난해 1000억원 이상을 수출했다. 협력사인 콜마비앤에이치 관계자는 “중국 건강기능식품 시장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중국에 직접 생산기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애터미와 합작법인 형태로 연태콜마를 설립했다”며 “애터미는 중국에서 판매 채널을 확보하고, 콜마비앤에이치는 시장성 있는 고품질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터미는 매년 사회공헌활동을 이어오면서 나눔 문화도 구축하고 있다. 특히 본사가 있는 공주시에서 지역사회 기여가 눈에 띈다. 공주 지역에서 매출 규모가 가장 큰 애터미는 지난해 지방소득세 법인분 22억원 등 모두 42억원에 이르는 지방세를 납부하면서 공주시 재정을 흑자로 돌려놓았다. 공주시 보물농공단지에 조성하고 있는 애터미 식품클러스터 ‘애터미 오롯’이 올해 말 완공되면 애터미 회원들의 투어와 입주사 직원 채용 등 공주 지역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섭 공주시장은 “세종시 출범으로 공주시 인구가 감소하는 등 타격을 입었는데 애터미 덕분에 직원 채용으로 인구가 늘고, 500만 회원이 공주를 방문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한길 회장은 “네트워크 마케팅이 유통으로서 본분을 잃지 않는다면 그 어느 유통 채널보다 경쟁력 있는 차세대 유통이다.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넘어 유통이 창출한 가치를 소비자, 사업자, 협력업체 모두와 함께 나누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조득진 기자 chodj21@joongang.co.kr

201908호 (2019.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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