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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린이 만난 경영 구루(10) 박기석 시공테크 회장 

미래 국가 경쟁력 좌우할 힘은 ‘교육’ 

박혜린이 만난 경영 구루 열 번째 주인공은 박기석 시공테크 회장이다. 박 회장은 서울올림픽 전야제·대전엑스포 등 지금까지 2000여 건이 넘는 프로젝트를 맡을 정도로 한국 전시산업의 대부로 불린다. 일흔을 넘어선 기업가는 AI·빅데이터를 접목한 교육 플랫폼 회사까지 상장하며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박기석 시공테크 회장은 올해 아이스크림에듀를 상장했다. 이 회사는 2013년 시공미디어 내 아이스크림홈런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박 회장은 “상장 후 마련한 자금으로 빅데이터와 AI 전문인력을 충원하고 연구개발 투자를 늘릴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교육 관련 빅데이터와 AI 관련 전문기업도 인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20년 전부터 별의별 외국 잡지를 보면서 해외 콘텐트를 사러 다닌 분이에요. 저작권 개념이 없던 2000년대 이전, 무료로 준다는 콘텐트도 계약서를 일일이 써가며 가져왔죠. 영국 BBC에 콘텐트를 사겠다고 달려간 최초의 한국인일 겁니다. 국내 외 교육 콘텐트 발굴에 인색했던 시절부터 과감하게 자금을 투자했던 분이죠. 사실상 세계 최초로 디지털 교육사업을 일군 기업인입니다.”

박혜린 옴니시스템 회장은 박기석(71) 시공테크 회장을 이렇게 소개했다. 경기 성남시 판교 시공테크 사옥에서 만난 10월 17일에도 박혜린 회장은 시공사가 펴낸 유아동 책자 몇 권을 들고 있었다. 박기석 회장이 특별히 부탁한 책이었다. 지독한 그의 콘텐트 욕심은 사업이 됐다. 이렇게 모은 동영상·사진·애니메이션 등 디지털 교육 관련 콘텐트가 300만 건이나 된다. 이를 담은 교육 콘텐트 플랫폼 ‘아이스크림S’는 초등학교 교사 10명 중 9명이 자기 돈을 써가며 사용하고 있다. 2009년 첫 선을 보인 이 플랫폼은 입소문을 타고 불과 1년 만에 국내 거의 모든 초등학교에서 활용하는 필수 플랫폼이 됐다. 시공테크 계열사 아이스크림미디어의 작품이다. 2002년 모회사 시공테크 콘텐트 사업본부를 떼어내 설립한 아이스크림미디어는 디지털 교육 콘텐트를 개발·공급하는 기업이다.

입소문은 ‘학교’ 담장을 넘었다. 에듀테크(교육과 기술의 결합) 계열사인 아이스크림에듀는 2013년 온라인 학습지 ‘아이스크림홈런’을 출시하며 가정발(發) 에듀테크 열풍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지난해 총 유료 회원 수 10만 명,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고, ‘아이스크림홈런 중등’까지 론칭해 시장을 더 넓혔다. 이 기세를 몰아 계열사 아이스크림에듀는 올해 코스닥 상장에도 성공했다.

사실 그는 한국 콘텐트 산업의 대부다. 올해 시공테크를 차린 지 31년 차를 맞은 그는 1988년 서울올림픽 때는 63빌딩의 54개 층을 스크린화해 국내 첫 레이저 영상 쇼를 연출한 주인공이다. 이후 1993년 대전엑스포, 2003년 APEC 정상회담, 2010년 G20 서울정상회의, 2012년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등 국내 굵직굵직한 전시·행사 프로젝트는 대부분 시공테크 작품이라 해도 될 정도다. 여기에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3D 애니메이션 등을 접목하면서 공간 체험형 콘텐트 장르 개척에 공헌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전시·행사·박물관 사업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던 그였지만, 교육은 완전히 다른 분야가 아니던가. 이순(耳順·60세)의 나이를 지나 마음 가는 대로 해도 순리를 거스르지 않는다는 종심(從心·70세)을 향하는 10년간 그가 교육에 꽂힌 이유가 뭘까. 박혜린 회장도 그 이유가 궁금했다.

2000여 건 넘는 전시 프로젝트 소화


▎아이스크림에듀는 방대한 데이터 관리를 위해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도 업계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회사 내 ‘지능정보기술연구소’도 설립해 AI 기반의 학습 분석 시스템을 정교화해나가고 있다. 박 회장은 “이런 노력이 베트남, 중동 등 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며 “전 세계 콘텐트 제작자들도 우리가 자체 개발한 교육 플랫폼에 들어올 것”이라 자신했다.
그간 전시사업에 주력하지 않으셨나요.

맞습니다. 해외 이곳저곳에 있는 자연사박물관, 영화사 스튜디오, 과학관 등을 돌 때마다 영상과 기술이 어우러진 콘텐트에 마음을 뺏겼죠. 해외에서 접했던, 첨단기술과 접목된 전시를 떠올리며 전시산업에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덕분에 서울올림픽 전야제, 대전엑스포 등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도 맡았습니다. 63빌딩을 스크린으로 한 레이저 영상 쇼도 우리 작품이죠. 지금 생각하면 십년감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었습니다.(웃음) 깨끗한 물을 써야 레이저가 작동한다고 해서 소방차까지 동원했었죠. 하지만 시장 자체가 형성되지 않았던 시기라 영상기자재, 컴퓨터 등 장비 구입에 돈을 많이 썼고, 적자가 이어지면서 중동에서 번 돈을 다 날린 적도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고생 많이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고생 한번 안 해본 기업인이 어디 있나요.(웃음) 어제 일 같네요. 대학 졸업 후 1977년 율산실업에 입사했습니다. 당시 율산이 알루미늄 공장을 인수한 때라 해외 바이어 발굴이 최대 숙제였죠. 특명을 안고 혈혈단신으로 사우디로 떠났습니다. 제 월급으로 사우디 말을 하는 파키스탄인을 채용해서 알루미늄을 싣고 지나는 트럭이 있으면 무작정 세워 행선지를 물었습니다. 발품을 판 노력 끝에 그해에만 1700만 달러 규모의 알루미늄을 수출할 수 있었죠. 성과를 인정받고 귀국해 미국 시카고 지사 발령을 기다리는 중에 회사가 부도났습니다. 1년간 텅 빈 사무실을 지키다 회사를 차렸습니다. 다시 사우디에 건너가 건축자재를 중동에 파는 사업을 하면서 고생 좀 했죠. 하지만 사업하는 동안 한국·일본·미국·유럽 등 선진국을 두루 돌아다니며 새로운 걸 배울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시공테크가 탄생할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렇습니다. 미국만 가도 디즈니랜드, 자연사박물관, 유니버셜스튜디오, MGM스튜디오, 각종 테마파크 등 참 볼거리가 많았습니다. 당시엔 충격과 감탄의 연속이었습니다. 1986년 건자재 사업을 접고 1988년 귀국해 멀티슬라이드 일을 하던 후배 5명을 모아 시공테크를 차렸습니다. 해외를 돌아다니며 봤던 경험 덕분일까요. 저도 모르게 과학관, 박물관, 테마파크 등의 전시사업 쪽으로 방향이 잡혀갔습니다.

과학관, 박물관, 테마파크 분야에서도 독보적인 성과를 내셨잖아요.

맞습니다. 사실 자연사박물관이나 과학관 같은 시설은 정부가 나서서 지어야 하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죠. 한 기업이 만들 만한 시설이 아닙니다. 물론 한국에도 선진국에서 봤던 박물관, 과학관, 테마파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항상 갖고 있었습니다. 개념조차 없었던 시장을 끈질기게 개척해온 덕분에 국립중앙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여수세계박람회, 상하이세계엑스포 등 수많은 전시 프로젝트가 우리 손길을 거칠 수 있었죠. 2017년엔 900여억원 규모의 카자흐스탄 엑스포 공사도 수주했습니다.

디지털 교육 콘텐트만 300여만 건 보유


AR·VR·MR를 콘텐트 사업에 가장 먼저 접목하신 것도 회장님이십니다.

네, 그렇게 됐네요. 당시 한국에 콘텐트나 전시 문화 사업이란 개념조차 없었던 게 기회였는지도 모릅니다. 외국 전시산업 현황을 보면서 미래 계획을 세울 수 있었으니까요. 우리 역량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도 정할 수 있었죠. 기회만 되면 저를 비롯해 임직원 너나 할 것 없이 미국 스미소니언박물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영국 대영박물관, 일본 국립박물관부터 해외 과학관, 테마파크 등을 둘러봤습니다. 지금껏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고,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채우며 달려왔습니다. 이후 각종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한국 IT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더 빛을 볼 수 있었죠. 지금 사옥 2층에 마련한 AR·VR 등 콘텐트를 만드는 스튜디오를 보면 감회가 새롭습니다.

남들이 안 하는 걸 한다고 성공하는 건 아니잖아요.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사람이죠. 누군가는 시공테크를 인간박물관이라 부릅니다. 이유를 물으니 뛰어난 인재가 많은 회사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분야도 다양합니다. 모형·영상·시스템·멀티미디어·디자인 등 거의 모든 분야의 전문가를 채용했습니다. 이들에게 전적으로 연구개발을 맡기고, 믿고 기다렸죠. 한국 박물관과 테마파크에 최초로 첨단 영상과 컴퓨터시스템을 적용한 것도,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교육사업을 본격적으로 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이들 덕분입니다.

전시사업과 전혀 다른 ‘교육’사업에 뛰어드셨어요.

그렇게 됐습니다. 6년 전 시공테크사의 자회사 아이스크림에듀가 출범하면서부터 본격화됐습니다. 교육 신사업을 구상한 지는 좀 더 됐습니다. 2002년 융·복합 디지털 교육 콘텐트를 제작·서비스하는 시공미디어(현 아이스크림미디어)를 세우면서 본격적인 교육기업 시대를 연 거죠. 이때부터 전 세계 콘텐트 확보에 열을 올렸습니다. 10년 넘게 모아온 콘텐트를 아이스크림 플랫폼에 담았습니다. 10년간 적자가 나도 상관없다는 심정으로 콘텐트를 모았습니다. 모든 교육 콘텐트를 디지털화하는 동시에 영상과 각종 애니메이션, 특수효과를 활용해 입체적으로 만들고 싶었죠. 학교 교실이라는 시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난 교육 기회였습니다. 아이스크림 플랫폼에 접속하면 한옥의 구조나 달팽이 성장기 등을 3차원 영상으로 볼 수 있죠. 이 플랫폼엔 디지털 수업 자료에 활용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게 담겨 있다고 보면 됩니다.

정말 초등학교 선생님이라면 ‘아이스크림(I-Scream)’을 모르는 분이 없더군요. 이름도 눈에 확 들어오는데, 교사들이 자비로 이용한다니 놀랍네요.

이어령 초대 문화부(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께서 지어주신 이름이죠. 2000년대 초 시공테크 교육사업팀이 개발 중이던 디지털 수업 자료를 보시고, 비명을 지를 정도로 놀랍다는 ‘칭찬’과 함께 말이죠. 서비스를 출시할 때 영업 조직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저 온라인에서 교사들의 평가를 기다렸죠. 출시 첫해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했고, 입소문이 퍼지면서 단숨에 이용률 78%를 기록했습니다. 이듬해 유료화했는데도 95% 수준에 도달했고 지금까지 수년간 유지하고 있죠.

전국에 초등학교 수가 6000개가 넘고, 초등학생만 270만 명이 넘을 텐데요. 이용 수익이 엄청나겠어요.

그럴 리가요.(웃음) 하루아침에 떼돈 벌자고 시작한 사업이 아닙니다. 1년 이용료가 5만원이 채 되지 않습니다. 미국·유럽은 물론 아시아 곳곳을 돌면 ‘세계 최초 디지털 교과서’란 타이틀을 보면서 바이어들이 몇 번이고 묻습니다. ‘얼마라고요?’ ‘왜 더 비싸게 안 받나요?’ 우리는 IT와 AI 기술로 비싼 돈을 내지 않아도 아이들이 최상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습니다. 시장 반응이 좋습니다. 가정용으로 출시한 ‘아이스크림홈런’도 벌써 회원 수가 10만 명을 넘었어요. 앞으로도 이용료를 올릴 생각이 없습니다. 아이스크림은 현재 국내 특수학교와 전 세계 한글학교 등에 무료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아이가 적은 돈으로 더 좋은 교육 서비스를 누리면서 기업도 성장한다면 국가적으로 좋은 일이겠지요.

단순히 콘텐트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쌍방향 디지털 자기주도학습이 가능하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학생마다 각기 다른 학습 성향이 플랫폼에 고스란히 남는데 이를 분석해 가능한 일이죠. AI는 여기서도 힘을 발휘합니다. 수많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학생들의 장단점·개선 방향 등을 제시해줍니다. 전담교사가 배정되면 이 시스템이 만들어준 생활기록부를 학부모·학생과 공유하고 효과적인 학습 방법을 함께 고민합니다. 어차피 아무리 좋은 콘텐트를 담아도 사용자 요구를 반영하지 않거나 안 쓰면 아무짝에 쓸모없는 법이죠. 진정한 맞춤형 교육은 정보를 공유하면서 시작됩니다.

초등학생 수가 날로 줄고 있는데요. 고민이 많으시겠어요.

그래서 많이들 한국 교육사업은 사양산업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디지털 교육 시장은 다릅니다. 거대한 글로벌 시장이 떠오르고 있고, 지금부터가 시작입니다. 가까운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남미, 동유럽 등 한국보다 교육 환경 개선이 시급한 곳이 많습니다. 해외로 나가는 건 숙명에 가깝습니다. 이들에게 디지털 교육 플랫폼은 교육 인프라 투자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이 됩니다. 해외에선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 개인별 맞춤 학습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고, 하루에 1000만 건 이상 쌓인 학습자 데이터를 분석하면서 플랫폼을 계속 진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보고 놀라워합니다. 벌써 중국에 일부 콘텐트를 수출했고, 콜롬비아 교사에겐 ICT 교육 역량을 키워주기도 했습니다. AI 수학, AI 영어, AI 과학도 순차적으로 해외 서비스에 나설 참입니다.

하루 1000만 건 학습자 테이터 AI로 분석


인공지능·빅데이터란 단어를 안 쓰는 곳이 없을 정도로 유행처럼 번졌잖아요. 그만큼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고, 구현할지 모르는 기업이 더 많은 게 현실인데요.

맞습니다. 모두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얘기하고 있습니다. 콘텐트 사업을 하다 보니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30년 가까이 저를 비롯한 전 직원이 전 세계 콘텐트 확보에 매달렸죠. 잡지만 해도 우리가 전 세계 180여 개 잡지를 구독하는데 아마 한국에서 우리만 보는 잡지도 있을 겁니다. 이게 다 데이터입니다. 여기에 인공지능 서비스를 더해 사용자들이 뭘 원하는지, 불만이 뭔지 등 다양한 욕구를 알아내야 합니다. 박 회장님도 아시다시피 서비스를 내놓는 입장에 서면 그게 잘 안 보이지 않습니까. 기술이 좋아지니 욕구도 보이는 겁니다. 플랫폼에 접속하는 아이들만 해도 어떤 콘텐트를 선호하는지, 공부하는 시간, 활용도 등 각기 다른 성향이 담긴 데이터가 계속해서 쌓입니다.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교육 플랫폼이 현실화될 수 있었던 거죠.

노트북같이 생긴 아이스크림홈런 학습기를 보여주셨잖아요. 다른 기기를 써도 되지 않을까요.

부모 마음을 알았다고 할까요.(웃음) 요즘 아이들은 온종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노출돼 있습니다. 못 하게 막는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아무 콘텐트나 보게 할 수도 없고, 종이책을 읽으라며 책상 앞에 묶어둘 수도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초등 가정용 서비스는 유해 사이트가 차단된 홈런 전용 단말기를 통해서만 제공됩니다. 초등학생 교육 전용 태블릿PC로 7세부터 초등학교 6학년까지 전 학년 콘텐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내용도 방대하죠. 교과용 콘텐트 외에도 6만여 건에 달하는 비교과용 콘텐트(전자도서 1200권, 세계문화유산 등 영상자료)와 한자, 코딩, 독서 등 온라인 학습에 관련한 자료는 다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보단 인트라넷 플랫폼 개념이죠.

이쯤이면 ‘공교육 지원’이란 차원에서 정부 지원을 받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요즘 기업 환경이 어렵다 보니 정부 지원이나 규제완화 어느 하나라도 아쉬울 때잖아요.

맞습니다. 기업 환경이 몹시 어렵죠. 그런데 우리가 어디 정부 지원 보고 사업을 시작했습니까. 아니잖아요. 생각해보면 외환위기 때도 발전하는 기업은 항상 있었습니다. 시공테크나 아이스크림미디어를 설립했을 때 사업 내용을 이해 못 하는 사람이 참 많았습니다. 이유는 여태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사업 모델이었기 때문입니다. 너무 앞서가면 벤치마킹하기도 어렵고, 정부 지원을 받기도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어느 기업이든 왜 사업을 하는지 목표가 분명하고, 사활을 걸고 임한다면 성장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박기석 회장은 교육 플랫폼 아이스크림을 소개할 때 화면에 띄운 자료를 하나하나 짚으며 보여줬다. 아이스크림 학습 단말기도 손수 이리저리 조작하며 어떤 식으로 인공지능 기술이 구현되는지 설명했다. 애착이 느껴졌다. 그는 “30여 년 전부터 꿈꿔온 교육사업의 대장정은 글로벌 진출과 맞물려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자신했다. 박혜린 옴니시스템 회장은 인터뷰를 마치며 30년 이상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지키면서 성장할 수 있었던 힘이 뭔지 물었다. 박기석 시공테크 회장은 ‘도전과 창조’라며 이렇게 답했다.

“우리 기업문화의 DNA는 도전과 창조입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해 왔습니다. 도전과 창조 정신 없이는 안 되는 일이죠. 덕분에 사각지대에 있던 많은 문화시설이 선진화됐고, 아이스크림이나 아이스크림홈런 같은 세계 최초의 디지털 교육 플랫폼이 한국에서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 박혜린은… 신용카드·전자화폐시스템 업체 바이오스마트, 스마트전력계량플랫폼 기업 옴니시스템, 라미화장품 등 10개 회사의 매출 총합은 3000억원을 넘었다. 2018년 5월 출판사 시공사를 인수했다. ‘영업이익의 10%를 무조건 기술개발에 투자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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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호 (2019.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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